[2025_산책2] 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
송홧가루 날리고, 초록은 더욱 짙어져간다. 책 읽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나날들이다. 다행이다... 이 봄에 책을 읽게 되어서.
책을 사거나 읽을 때 개인마다 관심분야의 책이 있다. 읽고 싶은 책과 읽어야 되는 책 목록은 다르다. 삶을 이해하려면 소설을, 사람을 알고 싶으면 인문을, 그림에 관심 있으면 미술사를, 잊혀서는 안 되는 날들을 기억하려면 역사를, 때론 그림책에 심취하기도...
여러해 동안 읽기를 편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다양하게 읽음으로 생각의 폭을 넓히고 싶은 어쩌면 꽤 전략적인 책 읽기를 나름 추구했는데 바로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흘러 타인과 대화함으로 깜짝 놀랄 정도로 내가 이런 말을? 괜찮은 나를 발견했다. 읽기에 이어 쓰기까지 한다. 읽기의 불완전함에서 쓰기까지의 완전함에 닿는다. 읽기와 쓰기는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쓰기위해 자연과 사물, 사람을 눈여겨보게 되었다. 관심 범위가 넓어진다. 당연히 쓰는 것과 쓰는 사람에 대한 책에 시선이 간다.

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
책 [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를 읽었다. 신입 방송작가가 베테랑 작가가 되기까지 어떻게 읽고 쓰기를 계속 해올 수 있었는지를 알게 된다. 노력없이 그냥 얻어진 결과물은 없다. 하루하루 매일 시간 맞춰 원고를 마감해야하며, 방송에서 잘 전달하기위해 앵커와의 합도 맞아야하고, 방송의 소재를 찾기 위해 사람을 만나고 자료도 찾아 꼼꼼히 체크해야하며, 어떤 식으로 편집을 하고 구성을 해야 하는지 등 복합적인 짜임새를 갖춘 후에야 전파를 타게 된다. 오늘 방송이라는 특수성과 즉흥성 때문에 더 부담스럽고 긴장된다.
학교 다닐 때 제법 글 좀 쓴다고 칭찬을 듣곤했는데 커가면서 글은 쓸수록 부담스러워졌다. 내가 변한 것일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려고 했던 것일까? 글 쓰는 방법을 자꾸 다른데서 찾으려고 했던 것일까? 결국은 일기처럼 계속 습관적으로 써내려 가는 것이었다.
거창한 일을 하는게 아닌 반복되는 일을 오랜 시간 거쳐 해온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다. 반복되지만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개인의 일상의 일들이 모여 이야기 구슬로 꿰면 책 여러 권의 분량이 나온다는 우스갯 이야기가 농담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오늘도 쓰고, 소진되면 채우면서 또 쓰고, 수시로 궁금한 것 질문하면서 쓰고, 새로운 것에 두려워하지 않고 새 마음으로 다시 쓰고, 때때로 몰려오는 힘듦과 자괴감에 포기하지않고 계속 쓰고... 결국은 어제보다 나은 문장을 쓰기 위해 고민하는 오늘이 나의 색깔에 맞는 나만의 글쓰기에 오롯이 닿게 해준다.

다시 읽고 써볼려구요!
글쓰기는 매일 나와의 싸움이다. 글감이 없어서 오늘은 안 써야지 하는게 아니라 글감은 내 삶의 테두리, 내 마음과 생각 속 어디에나 있었다. 꼭 해야만 되는 숙제마냥 강제성이 부여된 것도 아니고, 간절함이 동기부여가 된 것도 아니라서 느슨하게 생각했던 글쓰기.
띄엄띄엄 썼던 글쓰기에 읽은 책 핑계 삼아 다시 나만의 글쓰기를 하려고 한다. 마감없는 글쓰기에 내 삶의 무늬를 새겨 넣으려고 한다. 그림같은 풍경을 사진으로 남겨 글로 저장했던 일상에 한발짝 다가가려고 한다. 읽기에도 쓰기에도 찍기에도 너무 좋은 날들이흘러간다. 다시 가슴 뛰는 쓰기 시작!^^

노오란 송홧가루가 날려 살포시 앉았고 닿는 곳마다 흔적을 남긴다. 시간상으로 봄꽃 피는 순서가 있는데, 매화와 벚꽃이 함께 핀다. 하얀 쌀나무 이팝나무꽃은 5월 산마다 연둣빛 푸르름이 퍼졌을 때 폈는데, 4월 속으로 들어와있다. 뒤죽박죽 시간이 맞지 않다고 핀 꽃들을 뭐라 할 수 없다. 일찍 피는데도 나름 다 사정이 있을 터... 파스텔빛 앙증맞은 파랑 꽃마리가, 보랏빛 살포시 나비같은 제비꽃이, 듬직한 노랑 민들레가 함께 땅에서 올라와 웃고 있다. 다른 색으로 자신을 나타내는 꽃들을 한 자리에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쁨이자 선물이다. 이 봄을 시작으로 긁적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