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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 시집 #꽃으로 엮은 방패 #묵직한 그리움과 따뜻함 뭉클함 아픔의 깊이 #시를 읽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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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6.20 곽재구 시집; 꽃으로 엮은 방패
2021. 6. 2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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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 시인의 글을 읽으면 가슴 한 켠 묵직한 그리움과 따뜻함이 교차한다.

그래서 많이 좋아한다. 산문도 시집도 좋다. 

머리로 이해되기 보다 가슴으로 받아들인다.

나도 모르겠다. 곽재구 시인의 글(시)만 읽으면 그렇다.

뭣이든지 다 쎄~하다. 뭉클함이다.

 

시집 <꽃으로 엮은 방패> 이다.

시인의 사연이 담긴 글과 글 속에서 호올로 빛나는 詩의 향연.

곽재구 시인의 수필을 먼저 알았다. 그리고

그 수필 속 액자처럼 환하고 밝고 아련한 시어들을 만났다.

반갑고 그리운 사람이 있었고, 사연 깃든 장소가 거기에 있었고, 추억이 있었다.

잘 버무려져서 시인의 언어로 재탄생되었다.

 

 

주말에 우리 아파트에는 음악 DJ가 있다. 

점심 지나고 3~4시 즈음 볕이 가득 들어오는 한나절에 음악이 울려퍼진다.

울림통이 큰 아주 빵빵한 전축 소리가 한낮의 적막을 깨운다. 

나오는 음악도 아주 다양하다.

70,80 음악 뿐 아니라 올드 팝송과 클래식 음악까지......

음악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음악에 관한 깊이가 있구나! 

나도 모르게 그 음악에 빠져든다. 

처음에는 이상한 사람이 소음을 만들구나 싶었는데.........

이제 주말마다 멋진 전축에 음악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허전하다.

낮잠이 스며들기 딱 좋은 시간인데,

울 아파트 DJ가 들려주는 음악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곽재구의 시집을 읽으니 더욱 아련함으로 들어간다.

따가운 볕이 베란다 창으로 뜸뿍 들어오고, 빨래도 잘 마른다.

 

---♠ 세상의 모든 시 ♠--- 곽재구

 

나는 강물을 모른다

버드나무도 모른다

 

내가 모르는 둘이 만나

 

강물은 버드나무의 손목을 잡아주고

버드나무는 강물의 이마를 쓸어준다

 

나는 시를 모른다

시도 나를 모른다

 

은하수 속으로 날아가는 별 하나

시가 내 손을 따뜻이 잡는다

 

어릴 적 아기 목동이었을 때

소 먹일 꼴을 베다

낫으로 새끼손톱 베었지

새끼손톱 두쪽으로 갈라진 채 어른이 되었지

 

시가 내 새끼손톱 만지작거리며

괜찮아 복숭아 물 들여줄게 한다

 

나는 내 시가 강물이었으면 한다

흐르는 원고지 위에 시를 쓰다

저녁의 항구에서 모여드는 세상의 모든 시를 읽을 것이다

 

 

시인이 어떤 사람이어야 하고, 시인이 어떤 시를 쓰야 하는지

이해하기 쉽게 시로 표현했다. 

이런 시인의 시라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까!

흐르는 강물을 원고지 삼아 시를 쓰고,

저녁 어스름한 불빛 속 항구에서 세상의 시를 읽는 삶.

곽재구 시인의 삶을 고스란히 표현하는 시였다.

문득 그리움과 고독, 외로움과 따뜻함이 교차한다.

이런 감정을 더 느끼고 싶어서 시를 찾고 읽게 된다.

 

---♠ 자두꽃 핀 시골길 ♠--- 곽재구

 

우리고물상 지나

용당식물원 지나

낙원주유소 담장 위 노란 호박꽃

어린 태양의 축제 같아라

시가 찾아와 깜빡이등 켜고

길가에서 시 쓰는데 경찰이 달려오네

주정차 금지 구역 열심히 설명하는 젊은 경찰에게

면허증을 건네니

뭐 하셨소? 묻네

호박꽃이 좋아 시를 쓰는 중이었소, 하니

호박꽃이 좋으오? 또 묻네

아니오 평소엔 자두꽃을 좋아한다오

그가 천천히 면허증을 건네주며

다음번엔 자두꽃 핀 시골길에서 시를 쓰오, 하네

 

시로 응수하는 시인의 말센스에 한번 더 놀랍다.

일상의 상황을 시로 표현되는 세상, 삭막하지 않을 것 같다. 

'다음번엔 자두꽃 핀 시골길에서 시를 쓰오'

젊은 경찰의 훈계가 아닌 따뜻함 묻어나는 말이 그냥..... 고맙다. 

참, 고마움이 가득한 세상이다. 

다르게 보면.....

시인은 그래서 다르구나!

내면의 옹골찬 깊이를 사색하며 표현해내는 그 일을 감당하는 시인을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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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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