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월의 불국사는 알록달록 빛깔로 수놓아지고...
연휴 나흘째 맑고 푸른 하늘이 펼쳐진 날, 아이의 과제 제출 때문에 경주로 산책을 갔다. 사람이 많을거라 생각해서 08:00 일찍 출발했는데 불국사 도착하니 거의 10:00 주차장까지 긴 줄 이어졌다. 주차장도 붐볐고, 눈을 크게 떠 차들이 나가는 자리를 보며 들어가야했다. 다행스레 불국사 앞 끄트머리쪽에 빈 자리가 있어서 주차를 했다. 출발이 좋았다. 아이는 인증샷을 찍으면서 여기저기 살펴보았다. 내일 부처님 오신 날이라 사찰 가는 곳마다 알록달록 연등이 휘날린다. 행사 준비를 하는지 곳곳마다 어수선하게 물건들이 놓여져있다.(조금 실망) 몇 년 전 가을에 와서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불국사를 돌아봤던 기억이 좋게 남아있는데,... 그래도 초록의 푸르름은 생기를 더한다. 가정의 달이라 가족 단위 여행 온 사람들로 분주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가득했고, 초여름의 문턱에서 볕은 뜨거웠지만 머릿결을 날리는 바람은 봄이라 싱그러웠다.
안강 한우 114 식육식당
경주에서 40여분 정도 가면 안강이라는 곳에 입에 살살 녹을 정도로 맛있고 부드러운 한우로 유명한 식육식당이 있다. 현지인 또는 아는 사람만 간다는 가격면에서 갑 오브 갑인 소고기를 맛볼 수 있다. 몇 년 전 친한 지인 부부와 만나 식사를 한 곳인데, 너무 맛있어서 잊혀지지 않은 곳, 아이와 함께 경주에 가게 되면 꼭 가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한 곳이다. 경주 구경을 다하고 늦은 점심과 이른 저녁 사이에 가서 먹으려 했지만 아예 먹고 움직이자고 해서 11:45에 도착해 점심으로 먹었다. 등심과 갈빗살 2팩에 1킬로 조금 넘는데 가격이 100,000원 정도이며 상차림 등 비용이 3만원쯤 나왔다. 셋이서 140,000원 비용으로 질 좋은 한우를 맛있게 먹었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아이가 너무 맛있다고 만족해서 얼마나 좋던지... 이 한 끼로 우리는 경주를 돌아다니는데 에너자이저가 되었다.
# 황룡사지 9층 목탑 & 분황사 3층 석탑
경주 외곽에서 다시 경주 유적지로 들어왔다. 차도 사람도 더 많아진 듯... 대왕릉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능들이 길마다 펼쳐져있다. 신라시대 유적지라 실물은 남아있지 않다. 복원된 곳도 많다. 황룡사도, 황룡사 옆의 분황사도 그랬다. 터만이 남아있거나 유물을 발굴 중이라는 현수막이 바람에 흔들린다. 황룡사지 황룡사 역사문화관으로 들어가서 황룡사지 9층 목탑의 1/10에 해당하는 탑을 봤는데 13세기 몽고의 침입에 의해 소실되지 않았다면 그 규모가 얼마나 어마어마했을까? 가늠이 되지 않았지만 안타까운 마음 가득했고, 분황사 3층 석탑은 사찰 내에서 보게 되었는데 세월의 흔적에 그저 무상함이.... 청보리는 바람에 의해 파노라마처럼 물결을 이루며 스러져간다.
# 황리단길
도로는 사람과 차들로 붐볐다. 도로의 갓길은 모두 주차장이 되었고, 공용주차장이며 유료주차장 모두 만차였다. 도로 위 주차전쟁이었다. 기다림이 길 것 같아 공용주차장으로 가봤다. 다행히 들어갔고 지상 4층에 빈 자리가 하나 있어서 주차했다. 도로 위 차 안에서 보낸 시간들이 더 많았다. 그래서 운전하는 사람의 피곤은 시간이 흐를수록 극에 달한다. 바람을 가른다. 경주의 핫플 황리단길을 걸었다. 거리마다 가게마다 사람들 가득이다. 아이가 맛있다고 추천하는 황남 옥수수콘도 대기줄이 길다. 맵단의 고소함이 입 안 가득 퍼졌다. 걷고 덥고 음료가 땡기는 시간인데, 골목마다 카페도 만원이다. 아이가 가봤던 카페에 자리가 있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의 시원함이 텁텁했던 입 속 갈증을 풀어주었다. 여름도 아닌데, 땀이 나고 얼굴도 뻘겋다. 피곤함이 몰려오는지 한 목소리로 이제 집으로 가자!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내었다. 아이의 숙제도 클리어~♥
오후 4시 훌쩍 넘긴 시간에 경주에서 나왔다. 집으로 가는 길은 평안하고 아이는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늦게 마셨던 그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잠을 달아나게 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룰루랄라 집으로! 역시 내 집만한 곳이 없구나.
징검다리 휴일처럼 징검다리 비가 자주 내린다. 내일은 오후부터 비 예보가 있다. 모레까지 비가 내리려나보다. 나흘의 연휴가 훌쩍 지났지만 아직 이틀의 연휴가 더 남았다. 마음이 이렇게나 편안하고 좋을수가! 아이 신발, 아비토끼 가방이 낡아서 새로 사려고 내일은 아울렛에 가려고 한다. 소중한 나날들이다.
'콧바람 씌러 여행(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남 하동 나들이: 화개장터-최참판댁-섬진강대나무숲길 (8) | 2025.05.04 |
---|---|
악양생태공원의 가을 예찬! (1) | 2024.11.09 |
(진안 마이산 산책 후) 임실N치즈축제 구경 (2) | 2024.10.06 |
전북 진안 마이산으로 산책 가요 (17) | 2024.10.05 |
청도 나들이: 청도 와인터널 (0) | 2024.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