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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바람 씌러 여행(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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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5.05.04 경주: 불국사-황룡사지&분황사-황리단길 14
  2. 2025.05.04 경남 하동 나들이: 화개장터-최참판댁-섬진강대나무숲길 8
  3. 2024.11.09 악양생태공원의 가을 예찬! 1
  4. 2024.10.06 (진안 마이산 산책 후) 임실N치즈축제 구경 2
  5. 2024.10.05 전북 진안 마이산으로 산책 가요 17
  6. 2024.06.16 청도 나들이: 청도 와인터널
2025. 5. 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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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의 불국사는 알록달록 빛깔로 수놓아지고...

 

연휴 나흘째 맑고 푸른 하늘이 펼쳐진 날, 아이의 과제 제출 때문에 경주로 산책을 갔다. 사람이 많을거라 생각해서 08:00 일찍 출발했는데 불국사 도착하니 거의 10:00 주차장까지 긴 줄 이어졌다. 주차장도 붐볐고, 눈을 크게 떠 차들이 나가는 자리를 보며 들어가야했다. 다행스레 불국사 앞 끄트머리쪽에 빈 자리가 있어서 주차를 했다. 출발이 좋았다. 아이는 인증샷을 찍으면서 여기저기 살펴보았다. 내일 부처님 오신 날이라 사찰 가는 곳마다 알록달록 연등이 휘날린다. 행사 준비를 하는지 곳곳마다 어수선하게 물건들이 놓여져있다.(조금 실망) 몇 년 전 가을에 와서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불국사를 돌아봤던 기억이 좋게 남아있는데,... 그래도 초록의 푸르름은 생기를 더한다. 가정의 달이라 가족 단위 여행 온 사람들로 분주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가득했고, 초여름의 문턱에서 볕은 뜨거웠지만 머릿결을 날리는 바람은 봄이라 싱그러웠다. 

 

 

안강 한우 114 식육식당

 

경주에서 40여분 정도 가면 안강이라는 곳에 입에 살살 녹을 정도로 맛있고 부드러운 한우로 유명한 식육식당이 있다. 현지인 또는 아는 사람만 간다는 가격면에서 갑 오브 갑인 소고기를 맛볼 수 있다. 몇 년 전 친한 지인 부부와 만나 식사를 한 곳인데, 너무 맛있어서 잊혀지지 않은 곳, 아이와 함께 경주에 가게 되면 꼭 가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한 곳이다. 경주 구경을 다하고 늦은 점심과 이른 저녁 사이에 가서 먹으려 했지만 아예 먹고 움직이자고 해서 11:45에 도착해 점심으로 먹었다. 등심과 갈빗살 2팩에 1킬로 조금 넘는데 가격이 100,000원 정도이며 상차림 등 비용이 3만원쯤 나왔다. 셋이서 140,000원 비용으로 질 좋은 한우를 맛있게 먹었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아이가 너무 맛있다고 만족해서 얼마나 좋던지... 이 한 끼로 우리는 경주를 돌아다니는데 에너자이저가 되었다. 

 

 

 

# 황룡사지 9층 목탑 & 분황사 3층 석탑

 

경주 외곽에서 다시 경주 유적지로 들어왔다. 차도 사람도 더 많아진 듯... 대왕릉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능들이 길마다 펼쳐져있다. 신라시대 유적지라 실물은 남아있지 않다. 복원된 곳도 많다. 황룡사도, 황룡사 옆의 분황사도 그랬다. 터만이 남아있거나 유물을 발굴 중이라는 현수막이 바람에 흔들린다. 황룡사지 황룡사 역사문화관으로 들어가서 황룡사지 9층 목탑의 1/10에 해당하는 탑을 봤는데 13세기 몽고의 침입에 의해 소실되지 않았다면 그 규모가 얼마나 어마어마했을까? 가늠이 되지 않았지만 안타까운 마음 가득했고, 분황사 3층 석탑은 사찰 내에서 보게 되었는데 세월의 흔적에 그저 무상함이.... 청보리는 바람에 의해 파노라마처럼 물결을 이루며 스러져간다. 

 

 

 

# 황리단길

 

도로는 사람과 차들로 붐볐다. 도로의 갓길은 모두 주차장이 되었고, 공용주차장이며 유료주차장 모두 만차였다. 도로 위 주차전쟁이었다. 기다림이 길 것 같아 공용주차장으로 가봤다. 다행히 들어갔고 지상 4층에 빈 자리가 하나 있어서 주차했다. 도로 위 차 안에서 보낸 시간들이 더 많았다. 그래서 운전하는 사람의 피곤은 시간이 흐를수록 극에 달한다. 바람을 가른다. 경주의 핫플 황리단길을 걸었다. 거리마다 가게마다 사람들 가득이다. 아이가 맛있다고 추천하는 황남 옥수수콘도 대기줄이 길다. 맵단의 고소함이 입 안 가득 퍼졌다. 걷고 덥고 음료가 땡기는 시간인데, 골목마다 카페도 만원이다. 아이가 가봤던 카페에 자리가 있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의 시원함이 텁텁했던 입 속 갈증을 풀어주었다. 여름도 아닌데, 땀이 나고 얼굴도 뻘겋다. 피곤함이 몰려오는지 한 목소리로 이제 집으로 가자!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내었다. 아이의 숙제도 클리어~♥

 

오후 4시 훌쩍 넘긴 시간에 경주에서 나왔다. 집으로 가는 길은 평안하고 아이는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늦게 마셨던 그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잠을 달아나게 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룰루랄라 집으로! 역시 내 집만한 곳이 없구나.

 

징검다리 휴일처럼 징검다리 비가 자주 내린다. 내일은 오후부터 비 예보가 있다. 모레까지 비가 내리려나보다. 나흘의 연휴가 훌쩍 지났지만 아직 이틀의 연휴가 더 남았다. 마음이 이렇게나 편안하고 좋을수가! 아이 신발, 아비토끼 가방이 낡아서 새로 사려고 내일은 아울렛에 가려고 한다. 소중한 나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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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5. 5. 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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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 가득, 초록의 싱그러움 가득 오월의 날들은 긴 연휴와 함께 시작되었다. 목요일부터 시작된 근로자의날, 학교재량휴업일과 주말, 어린이날/부처님 오신날, 대체공휴일까지 엿새 날의 연휴에서 사흘이 훌쩍 지났다. 긴 연휴라 짧게나마 다른 지역으로의 산책을 계획했지만 징검다리 봄비 소식에 날은 뒤로 밀려나더니 미세먼지 좋은 노오란 송홧가루 날림도 덜했던 어제 그동안 기대했던 산책을 했다. 장소는 경남 하동으로의 산책이다. 학교 재량휴업일이라 다른 사람들은 쉬지 않는 날이다. 아비토끼처럼 연차를 사용해서 쉬는 사람들도 꽤 있겠지만 국내보다 해외로 더 많이 나가지 않았을까 싶다. 주말도 아닌 평일의 하루 여행은 북적거리지 않아 좋다.
 
아이도 대구에서 집으로 와서 친구들을 만나 학교 선생님 뵈러 가는 일정이 있다. 아이는 아이대로, 우리 부부는 우리대로 서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이제서야 하게 되는구나 싶을 때 홀가분함과 허전함의 감정이 같이 느껴져 기분이 이상했다. 그래도 아비토끼는 좋은가보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니(집-회사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옴) 나름 쉼이 필요했을텐데 이렇게 나가게 되다니.... 우리에게도 이런 시간이 오는구나! 짠하면서도 수고했던 우리 둘의 삶을 위로해본다.  
시끌벅적한 장소를 좋아하지 않는다. 조용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이 있는 느린 곳이라면 무조건 좋다. 그냥 발길 닿는 곳 어디든지 가자고 했지만 가보지 않은 곳이 많아서 목적지가 있는 곳으로 동선을 짜본다.
 

# 화개장터

봄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하동은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지리산이 품고 있는 바교적 집과 가까운 동네라서 선택했다. 화개장터과 재첩으로 유명한 곳이라 선택했다. 예전에는 전통적인 재래 시장으로 오일장이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지금은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상시 시장으로 개장된다. 시장에 가면 구경하는 재미에 먹거리도 많고 활기가 느껴질거라 생각해서 갔는데, 조금 실망했다. 징검다리 연휴 속에 낀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날은 좋았지만 바람이 많이 불었다. 파는 품목도 산나물과 차茶 종류, 수수부꾸미와 쑥떡 그리고 식당마다 산채비빔밥과 채첩국, 은어튀김 등 하동 지방 특유의 먹거리로 구성되었지만 썩 내키지 않았다. 한결같이 똑같은 포장지로 둘러싼 품목들을 팔고, 여느 관광장소마다 파는 음식(핫바,어묵,번데기,닭꼬지 등)은 특색이 없다. 빠르게 지나치다 오란다와 유과를 팔고 있는 매대를 발견하고 하얀 뻥튀기 유과를 맛보라고 권하기에 먹어봤는데 달지도 않고 괜찮았다. 그냥 가는데 되돌아와 유과를 샀다. 달지도 않고 손에 달라붙지도 않고 먹을수록 오래 가는 은은한 맛?이 괜찮았나보다. 이런 유과 처음이다 싶어 한 봉지 만원 주고 샀는데 지금 집에서도 잘 먹고 있다. 소문난 화개장터에서의 구경은 사람의 북적거림이 없었던 조용함이다. 평일 11시쯤 도착했는데, 화개장터 앞 공용주차장에는 주차할 곳 많았다. 화개장터가 주 여행이 아니라면 내려서 구경할만하다. 
 

하동야생차문화축제 

봄날의 벚꽃이 진 자리에 초록의 가로수길이 섬진강 물줄기와 함께 반짝반짝 빛났다. 화개장터를 뒤로 하고 근처 쌍계사 가는 길로 식당(팔모정 식당)이 있어서 아침 겸 점심을 먹으로 갔다. 산채비빔밥과 감자전을 주문했다. 기대했던 산채비빔밥이 아닌 일반 가정식 비빔밥인 듯 해서 실망했지만 감자전은 괜찮았다. 화개장터에는 사람들도 차도 별로 없었는데, 식당 근처에는 차들이 줄지었다. 5.2.(금)~5.5.(월)까지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열린다고 현수막을 보고 알았다. 우리가 간 날이 축제의 시작일이었다. 우리나라 최초 차 시배지인 경상남도 하동군에서 매년 5월에 개최되는 정부지정 명예 문화관광축제라고 한다. 차茶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방문해도 좋을 듯 한데 축제 마지막 날 월요일에는 부처님 오신날이라 쌍계사로 오는 사람들도 많아서 더 붐빌 듯 하다. 

 

 

#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

 
타지로 나와 먹는 밥은 기대감이 있다. 그리고 타지에 와서 마시는 커피는 우리동네에 있는 같은 커피점이라 하더라도 맛이 다를 수 있다. 여행이 그렇다. 일상과 다른 기대감 때문에 거창하지 않아도 그냥 좋은 것! 음악이 있고, 커피가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든지 좋다. 오랫만에 둘이서 다른 곳으로의 산책.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동선을 맞추기 위해 끼워넣은 곳은 의외의 만족감과 기쁨을 선물했다. 적극 추천해도 되는 와볼만한 곳, 아... 여기가 우리에겐 하동 여행의 하이라이트구나!
 

 

 

 

 
악양면 평사리의 최참판댁이다. 산과 대나무 숲과 아담하게 자리잡은 마을, 그리고 앞으로 내려다보면 마음이 넉넉해지는 악양 들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처럼 오브랩되는 최서희와 그 일가, 주변인물들을 통해 일제강점기 때 우리 나라 상황을 그린 박경리 작가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무대이다. 
 

 

 

 

 

 

 

 
문간채를 넘었다. 마을의 소작농들이 오며가며 하는 문에서 바람이 지나갔다. 위엄이 느껴지는 최참판댁으로 들어가는 첫 문이었다. 양반집답게 넘나드는 문도 많았다. 넓어서 어디가 어딘지 몰라 숨박꼭질하면 못 찾을 듯 싶다. 아비토끼가 말한다. 최참판댁에서 보면 저 넓은 악양들판에서 하인들이 일하는 모습 한 눈에 보여 거드름도 못 피우겠다고. 특히 최참판댁 사랑채에서 보는 풍경이 압권이었다. 솟을대문이며, 장독대와 문간에서 문간으로 이어지는 집채들은 기세등등 권세있는 부잣집의 모습 그대로였다. 최참판댁 집을 배경으로 보통 사람들의 삶이 이어져가고 있다. 독립적으로 자기의 삶을 꾸려나가는 지금 시대와 많이 다르다. 세월의 무상함과 쓸쓸함이 베여있는 듯 시간이 멈춰져있다. 
 

 

 

 

 
최참판댁의 대궐같은 집과 비교될 정도로 누구 아무네의 초가집들이 작은 마을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 삶을 살아내며 이야기를 만들어내었다. 녹록치않은 삶들의 흔적이 곳곳에 펼쳐져있다. 작지만 북적댔을 관수네, 이평이네, 막딸네, 칠성이네, 오서방네, 봉기네, 영팔이네, 서서방네, 정한조네, 용이네, 우가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듯이 그렇게 북적이며 살아갔을 우리네 이웃들의 시끄러운 말소리가 들리듯 말듯. 
 

# 박경리 문학관

 

 

 

 
드라마 세트장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당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그 시대적 상황을 바라본다. 25년에 걸친 작가의 글쓰기 시간은 인고의 시간이었고 시간이 많이 흘러 여러번의 재출간과 개정으로 보석과 같은 작품을 우리는 만난다. 과거와 현재는 서로 이어져있다.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마주하며 아쉬움을 뒤로한 채, 작가와 만났다. 고즈넉하게 다가왔다. 시대를 관통하는 좋은 작품을 만나고 그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을 찾아가 한참을 머물다오는 시간이 좋았다. 
 
최참판댁 입장료는 2천원이고, 주차장은 충분하다. 들썩들썩한 축제 현장이 아니라서 가족 단위로 하동여행 겸해서 둘러보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박경리 문학관도 같이 있어서 작가의 삶도 엿볼 수 있다. 오는 길에 동정호도 보였는데, 시간 여유되면 차 한 잔 마시면서 둘러보는 것도 추천! 못 들러서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섬진강 대나무 숲길

 

 

 
당일치기 하동 여행의 마지막 산책길, 섬진강 대나무 숲길에 갔다. 최참판댁 대나무와 바람의 조화도 참 멋지게 어우러졌는데... 바람에 대나무 향내가 더욱 짙었다. 하동에서 구례로 넘어간 곳이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경상도와 전라도를 넘나들었다. 산과 강은 도시로의 경계도 희미하게 만든다. 그냥 우리 대한민국의 땅 곳곳이다. 메타세콰이어 길은 아니지만 쭉쭉 뻗은 대나무들이 숲을 이뤄 봄인데, 여름 속으로 들어온 것 처럼 걷기에 탁월했다. 자전거를 타야할만큼 길지않고 적당하게 걷기에 좋은 숲길이었다.저렇게 굵은 대나무를 직접 눈으로 본 적은 거의 없어서 놀라웠다. 바람의 소리가 더 많이 들리는 듯, 그 속삭임이 고요했다. 
 
 

 
화개장터-최참판택-섬진강대나무숲길 이어진 당일 하동 여행, 우린 제법 긴 산책이라고 부른다. 오월 시작하는 날에 발걸음 닿는 곳으로 여행은 정말 위로가 되는 참 예쁜 산책이었다. 이 산책 자주 하기로 했다. 시간이 늘 있는 것은 아니니깐 주어진 우리의 시간표대로 바람 수시로 씌어보자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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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4. 11. 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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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함안 악양생태공원은 우리의 산책 코스다.

봄과 가을의 공원은 눈을 즐겁게 한다.

나는 바람을 가르는 공기와 하늘의 색감을 좋아한다.

가을이 되면 각 지자체의 공원들은 축제가 열리고 사람맞이에 분주하다.

꽃과 특산물 등 고장 특색에 맞게 축제들을 준비해 진행한다.

축제 기간에는 차車와 사람들로 붐벼 제대로 축제를 즐기기보다 사람 구경이다.

그럼에도 계절이 주는 아름다움 때문에 자꾸 밖으로 나오게 된다.

 

 

 

 

유달스레 여름이 길었고 무더웠다.

가을이 제대로 물들지않고 그냥 건너뛸 줄 알았는데....

9월 늦더위, 10월 잦은 비, 11월 갑작스런 추위와 포근함이 널뛰기를 하더니

11월의 아흐레가 지나더니 완연한 가을이 돌아왔다.

너무 자주 와서 식상할 수 있지만 악양생태공원의 가을은 매일 자랑하고 싶다. 

 

 

 

 

 

가을의 꿈은 바람따라 살랑살랑 흔들린다.

악양생태공원 가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핑크뮬리가 맞이한다.

핑크에서 바람과 볕 따라 점점 옅어진다.

연갈색 옷으로 입혀지고 있다.

악양생태공원의 축제가 끝나고 사람들의 발길이 뜸할 무렵이다.

조용하게 오롯이 가을 속을 걷는다.

생뚱맞게 전화박스도 무심하게 홀로 사람을 기다린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사라졌다.

노란 민들레는 봄부터 지금까지 땅 위에서 꼿꼿하게 피어있다.

꽃이라고 나비들이 쉬어간다. 

자연은 서로가 서로를 기댈 수 있도록 곁을 내어준다.

사람들도 자연에게서 많이 배워야할텐데...

천천히 걸으며 산책하는 일은 각박하고 피폐한 요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다. 

아이들이 없어서 그네를 탔다.

고개를 하늘 위로.... 이토록 자유롭고 좋을수가!

 

 

 

전화박스만 홀로 사람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었다.

곳곳에 노란 벤치도 사람들을 기다리는데 그 풍경의 이름은 쓸쓸함이다. 

나무 색감은 곱게 물들어가지만 기온이 많이 떨어지는 겨울이 오면 

잎들이 떨어지고 사람들의 발길도 뜸해서 벤치는 적막이 흐를수도....

겨울과 노란 벤치는 어울리지 않지만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찬란한 슬픔의 봄'이나 '소리없는 아우성'처럼...

보이는게 다 아니라는 진실 너머에 닿게 한다.  

 

 

 

아비토끼가 좋아하는 버들마편초 자리가 휑하다.

풀을 다 벤 듯 향기 대신 풀내음만 남았다.

그 많았던 각양 나비와 벌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비와 벌들에겐 버들마편초 꽃물이 달달하고 향기로웠을텐데...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마음을 황량하게 한다.

 

 

 

악양생태공원의 깊어져가는 가을은 아름답다.

핑크뮬리가 아니더라도 공기가 다르고 하늘이 파랗다.

나무가 입은 옷감색이 아름답고 곱다. 

내 마음도 평안하다.

내가 좋아하는 곳으로 하루 잠깐 산책이 내 삶을 반짝반짝 빛나게 한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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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4. 10. 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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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높고 파아란 하늘!^^

그리고 풀벌레 소리와 살며시 스치는 바람이다.

떨어져 뒹구르는 잎은 까르르~ 깔깔~~ 아이들 웃음소리 같다. 

덩달아 해도 웃는다.

 

진안 마이산 산책을 끝내고홍삼 축제 가려다가 마음이 바뀌었다.

이미 마이산 북부에는 도로에 차들로 붐비는 중...

지금 전국 어디에서나 축제 한마당이라서.

 

 

 

 

40여분을 달리면 옆동네 임실이 있다.

임실치즈피자로 유명한 그 곳?

그냥 산책 겸해서 찐임실치즈로 만든 피자 한 조각 먹고 오자고.

검색하는데 지금 임실도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소문이 떴다.

임실치즈테마파크,

'임실N치즈축제'

 

진안 홍삼 축제도 굉장했을텐데, 여기 임실N치즈축제도 만만찮았다.

주차장도 '1~8주차장?'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교통경찰 뿐 아니라 모범택시 봉사자들과 주차요원들까지 일사분란하게 착착.

역시 해마다 축제를 치르니 느껴지는 내공들.

덕분에 빙빙 둘러서 허허벌판인 듯 주차장에 도착했다.

 

 

 

 

 

 

 

임실치즈테마파크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풍경은 상상 이상이었다.

정돈 잘 된 잔디는 쉬어도 좋다는 평안함을 안겨주는 듯 했다.

삼삼오오 나들이 온 가족들이 많았다.

 

우리 집 근처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를 연상시키는 듯 

알록달록 색깔의 국화들이 만개를 했다.

 

 

 

 

 

 

 

 

동화 속 나라로 들어온 것 같은...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조화를 이뤘다. 

그야말로 축제 주제에 걸맞는 탁월한 장소 선택이 아니었을까?

내용도 어떨까 하고 구경을 해봤는데 알찬 구성?

체험과 상품 판매가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스마다 사람들로 붐볐다. 

 

 

 

 

 

 

임실치즈테마파크 모든 공간이 사진 찍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풍경이었다. 

사진찍는 것 너무 좋아하는 나로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을 받은 듯.

 

예쁘고 아름다운 풍경은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다.

자연과 어우러진 풍경 속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 속에서 웃을 일 별로 없는데,

자연 속으로 들어오니 저절로 웃게 되는...

그래서 사람의 예쁨이 자연스러운^^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신나고 즐겁고,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어서 좋고,

연인들은 시월의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해서 좋고,

어르신들은 축제라서 들떠고,

나와 아비토끼는 어쩌다 들른 계획에 없던 곳인데

알록달록 풍경에 그저 좋았다. 

자연구경, 사람구경은 역시 두말하면 잔소리.

가을가을한 날 눈이 기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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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4. 10. 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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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가을한 날이 시월애(愛) 들어와서 더 도드라지는 것 같다.

긴 여름 뒤 그냥 지나칠 줄 알았던 가을이 성큼 들어왔다.

그 가을은 큰 비와 작고 잦은 비가 몇 번 지나더니 선선한 가을날을 선물해주었다.

아침 저녁으로 창을 닫은지 며칠이 지났다.

그리고 긴 여름동안 시원한 바람으로 밤낮 열일했던 에어컨 청소를

비용을 치르고 덮개로 덮어주었다. 

 

 

 

 

시월의 휴일이 퐁당퐁당이다.

10월 1일 임시공휴일, 10월 3일 개천절, 10월 5일과 6일 (공)휴일

어제 4일 평일이었는데 학교 재량휴업일이고

아비토끼는 1일 임시휴업일에 일하고 어제 쉬기로 한 날이라 같은 날 쉬게 되었다. 

 

 

 

 유월에도 쉬는 날이 징검다리처럼 있어서

집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전북 진안 마이산 구경 가기로 했는데

아비토끼가 허리를 삐긋해 다음을 기약했지만 아쉬움 가득했다.

허리 때문에 아비토끼가 여러날 고생했다.

넉 달이 지나서 어제 전북 진안 마이산으로 제법 긴 산책을 나섰다.

 

 

 

전날 밤에 비가 와서 가는 날 어제는 날이 쾌청!

비온 뒤 가을 분위기가 많이 느껴졌다.

맑고 깨끗한 날은 여행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몸과 마음 가볍게^^

 

 

 

고속도로에서 본 풍경들은 모두 멋진 가을 그림이었다.

자연이 빚어낸...

 바로 옆이 산이고 그 옆으로 구름이 둥둥,

뿜어져나오는 안개는 시간이 흐를수록 화안하게~~

하늘을 푸르게 파랗게 청명하게.

멋진 날 떠나는 오랫만의 가을 나들이였다.

 

 

 

 

2시간쯤 달려 도착한 전북 진안

학창시절 수학여행 때, 20대 잠깐의 회사 생활하면서 야유회로 온 

산의 모양이 말의 귀와 같다는 마이산을

나이 오십에 사랑하는 짝꿍과 다시 오게 되다니....

아비토끼도 지역을 드나들면서도 마이산은 처음 와봤다고 한다.

멀리서 점점 가까이 위풍당당 마이산이 다가왔는데

뭉클하면서 따스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사는 곳을 잠깐 떠나 다른 지역으로 간다는 것 자체가 설레고 여행이다. 

익숙한 곳에서 낯선 곳으로 가는 평범하면서 소박한...

이런 산책이 나는 늘 좋았다.

 

 

 

봄날의 벚꽃길에 꽃은 지고 여름에 잎이 무성하지만

그 잎에 가을 색깔이 입혀져감에 숙연해지기도 한다. 

시간은 흐르고,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니

그 시간마다 감사하며 누리기를!

 

 

 

 

아이 학교 데려다주고 아침 일찍 나선 길이었다.

중간에 낀 평일이라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겠지....

고속도로는 한산했는데 막상 마이산에 도착하니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도 주차 전쟁은 없었다.

 

마이산 북부와 남부로 나눠져있던데, 지금 북부 근교에는 진안 홍삼 축제가 열린다.

남부 주차장으로 와서 마이산까지 1시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오르막 없는 평지라서 어르신들과 어린 아이들이 오기에도 좋은 것 같다.

홍삼 축제가 열리는 동안에는 입장료는 없는 듯.

 

 

 

 

비 오는 날에는 마이산 절벽에서 폭포가 흘러 그 풍경이 장관이라는데....

너무 맑고 고운 가을날의 산책이라 아쉽지만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은 조화롭고 아름다웠다.

자연이 만들어내고 사람들의 바램과 기도로 쌓아 올린 돌탑들이다. 

 

시월 가을이 완연한 날에는 밖으로 나가는게 좋다.

집순이 집돌이지만 맑고 푸르름 가득한 선선한 날에는 걷기를!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가을 바람 한 점 스며드는 날에는 몸이 먼저 반응하니깐

소소한 산책으로 기분을 내보자^^

 

 

 

 

마이산까지 찾아가는 여정보다 짧은 시간 마이산과 마주함이었지만

(마이)산이 거기 있으니 가는 것이란 말이 깊이 와닿았다.

 

 

 

마이산 탑사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마령면 마이산남로 367 (마령면 동촌리 8)

place.map.kakao.com

 

산책을 마치고 늦은 아침 겸 점심으로 

아비토끼가 찜해둔 백종원씨가 다녀가서 화제가 된 '시골순대'

가서 순대국밥을 먹었다.

 

 

대기가 있는 집, 목요일에 쉬어가는 집, 11:30~14:30까지 점심 장사만 하는 집,

찐순대국밥 집이란 느낌이 확 온 곳, 국물이 끝내주는 가게였다. 

대기가 있더라도 오래 기다리지않고 회전율이 빨랐다.

 

먹고 나서, 백다방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 가득 담고

진안 옆동네 임실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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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4. 6. 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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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 금요일

재량휴업일이자 아비토끼 연차를 내고

둘이서 청도 소도시 구경과 함께

청도읍성 산책하고, 근처 와인터널까지 둘러봤다.

깊숙한 여름이 아닌 구름이 볕을 가린 날이어서 돌아다니기 좋았다.

 

 

 

청도 나들이: 청도읍성

유월 첫 주 황금 연휴를 맞이했다.현충일과 학교 재량휴업일, 주말로 이어진 황금 연휴였다. 나흘의 연휴는 명절 외에는 흔치 않아서 집에서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청도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lsy6025.tistory.com

어제 청도 소도시와 청도읍성 둘러본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오늘은 청도 와인터널 구경한 느낌을 조곤조곤 이야기하고 싶다. 

 

평일이라 조용한 날이었다.

와인터널 주차장도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닌 듯 한데 한산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와인터널 입장료 3,000원을 받은 듯 한데,

우리 간 날(2024.6.7.)은 무료였다.

 

 

 

 

 

 

 


와인터널은 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 산에 있는 1905년에 개통한 옛 경부선 폐철도 터널 자리이자
감 
와인 저장고이자 관광지라고 소개한다. 청도 반시 유명한데, 이 반시로 감 와인과 감식초를 만든다.
저장 숙성 과정을 거쳐는데, 온도가 적당하게 유지되는 폐철도는 최적의 장소라 생각된다. 

원래 이 곳은 1905년 경부선 철도가 다녔던 옛 철길의 터널이었으며
산이 험하고 교통이 열악하여 기차가 다니기 어렵다는 이유로
현재의 경부선 철도 운행선에 있는 남성현 터널로 이설하면서 폐선되었던 터널로
이후로는 통행이 금지되어있던 곳이었다가


㈜청도와인이 이 터널을 인수하여 현재의 청도 반시로 만든 감 와인과 감식초 등을 숙성저장하고
청도 반시로 만든 와인을 마시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장하였다.
지자체가 도시(고장, 마을)를/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터널 안에는 청도 반시로 만든 감 와인과 감식초 등이 숙성 저장되고 있으며
와인바를 통해서 직접 청도 감와인을 마실 수 있다.


 

 

 

 

 

 

 

 

터널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스산함과 시원함

지브리사 애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도시에서 시골로 가족이 이사를 하며 들어오다가

잘못 들어선 길에 마주하게 되는 동굴로 호기심에 빠져 들어가는 모습이 생각났다.

동굴로 들어서는 순간 달라지는 그 바람~~~

그 때부터 센과 부모님의 운명은 달라졌으니깐. 

 

 

 

 

 

 

 

 

 

공휴일과 주말 사이에 낀 날이라 이 유명한 관광지에도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덕분에 여유롭게 돌아보고 사진도 많이 찍을 수 있었다.

 

아주 무더운 여름에 이 곳 청도 와인터널로 피서 오면 탁월할 것 같다.

천연 에어컨 바람을 씌고 냉장고 속으로 들어온 듯 너무 좋았다.

땅 속 동굴이 주는 안온함이 있다. 

귀를 기울이면 물방울 맺혀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감 와인과 감식초가 숙성되는 내음을 미세하게 맡을 수 있다.

 

 

 

 

 

와인터널이란 관광 명소답게 터널 내부에는 구경할게 너무 많았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만들어놨는데 잘 어울렸다.

생뚱맞지않은 이름에 맞는 퍽 자연스러운 소품들.

청도 와인터널은 누구에게나 추천해주고 싶은 당일치기 여행지의 엄지 척!

모든 계절에 좋지만 특히 땡볕 가득한 여름날이 좋겠다. 

 

 

 

 

 

터널 안에는 찾아온 방문객들의 수많은 흔적들이 보인다.

최적의 온도와 습도로 익어가는 와인과 식초처럼 변하지 않는 사랑을 확인하듯

그렇게 사람들도 다시 삶의 자리로 나아갈 것이고.

서로에게 위로를 주며 받을 것이다.

 

답답한 일상에서 조금은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하면서 

그 날의 어려움과 힘겨움을 넘어가듯이....

때론 바람도 씌면서^^

 

 

 

청도 와인터널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기가 막힌 타이밍~

야호~! 점심시간이닷^^

아침에 삼각김밥과 컵라면 먹었는데...

점심에는 미리 알아본 청도 정우숯불가든에서 육회 비빔밥을 먹기로 했다. 

 

100년 가게라고 한다. 

그 오랜 세월동안 한 자리에서 음식을 판다는 것은 대단한 일인데...

과연 들러보니 맛 뿐 아니라 정성과 친절이 느껴졌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단골로 찾는 이유가 다 있다. 

육회 비빔밥이 주메뉴인데,

주메뉴답게 비빔밥에 다른 야채보다 육회가 많았다. 

평일이라서 대기표는 없는데, 사람들이 테이블마다 가득 찼다. 

맛있게 잘 먹고, 나들이 잘 하고 왔다. 

 

 

 

와인터널 주차장

경북 청도군 화양읍 송금길 55 (화양읍 송금리 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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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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