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 봄날 추억의 주인공은 길가마다 화려한 꽃대궐을 만들어내는 벚꽃이 아닐까?
수줍고 새침해지기도 하는 봄날의 벚꽃을 만드는 벚나무가 봄을 알린다.
때가 되면 자연스레 꽃망울을 틔워 봉긋하게 꽃 피우는 벚꽃에 사람마다 설레임 한가득이다.
사람마다 벚꽃에 대한 추억과 기억이 삶의 자리 한 켠에 있다.
누구에게는 기쁨으로, 행복함으로, 슬프거나 우울했거나, 고통과 아픔의 시간, 아쉬움으로, 인내함으로...
벚꽃이 지면 봄도 후다닥 지나가는거라고 얼마 남지 않은 꽃 핀 날을 항상 아쉬워했다.
봄비라도 한 번 오면 길가에 떨어져 무참히 밟혀진 꽃잎에 안타까워했다.
어느새 꽃 떨어진 자리에 초록잎들이 무성한 벚나무가 되어 초여름에 접어들었구나.
화려한 연분홍꽃 떨어진 벚나무는 삶의 자리에서 서서히 잊혀져간다.
우리는 우리네 삶을 살아가고, 벚나무는 다시 새 봄을 기약한다.
연작시리즈 도도카페 작가의 다른 책, 「그해 푸른 벚나무」를 읽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내는 삶 그 자체에서 마음은 서로를 향한다.
바로 내 옆에 있는 이웃 이야기인 듯 좋았고, 계절이 있고 자연이 있다.
바뀌는 계절과 함께 자연스레 등장하는 절기와 음식 이야기는 지역성을 대표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자리를 지긋이 바라보며 한 해를 보내는 100년 된 산벚나무가 있다.

일마다 삶마다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인 고민들은 하나씩 가지고 있다.
할머니, 엄마에 이어 내려온 가업(카페)을 어떻게 하면 잘 운영해 나갈 수 있을까?
엄마의 그림자가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만드는 특별한 화과자,
꽃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데...
내가 만든 가죽 공예를 통해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는데...
찾아오는 사람들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고 있는 착한 주인장들의 마음들을
어디에서 느낄 수 있을까? 책 가까이에서.
타인이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은 선하다. 또한 내가 그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니깐.
속상한 마음이 위로받고 싶을 때 기대고 싶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내 마음 같지 않다.
그래도 괜찮은 것은 내가 이 시간들을 잘 넘어가고 있다는 것!
푸른 벚나무가 봄에 꽃을 피우고, 여름에 푸르른 잎사귀를 무성하게 내고,
가을에 알록달록 잎들을 떨구며 다시 흙 속으로 들어가 영양분을 저장하고,
겨우내 싹을 틔워 꽃눈을 맺히기 위해 안간힘을 써서 다가오는 봄의 만개를 준비한다.
보이지 않지만 천천히 아주 천천히 성장하고 있다.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로 힘들고 아프고 고민되지만 아주 천천히 답을 찾아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적응 못하는 것 같지만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며 지금을 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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