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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의 위로 #톤텔레헨 우화동화 #어른이 읽는 동화 #잠잠히 들어주다 #그리고 담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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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5.20 잠잠히 잘 들어준다, 「다람쥐의 위로」
2020. 5. 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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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사춘기인지 말도 잘 하지 않고, 자꾸만 자기만의 방으로 들어가는 날이 많아졌다.
방문을 자꾸 닫으라고 한다. 뭐 이해한다. 사춘기니깐^^
그리고 언제 그랬느냐듯 분위기 살피면서 자꾸 엄마에게 뭘 갖다달라고 시킨다.
'지지배, 지 필요할 때만 헤헷거려' 투덜거리면서도 다 해준다.
어느 날 효진이가 별 중요하지 않은 듯 무심하게 말한다.
'엄마, 내 친구들은 엄마랑 별로 친하지 않은가봐. 말도 잘 하지 않고, 엄마가 잔소리 하거나 신경질 낸데.
울 엄마는 안 그러는데, 내 말 잘 들어주고"
무심한 아이의 말 속에서 나는 뿌듯함을 느꼈다. 자기의 평소 말과 행동을 의식하는구나.
어떤 말이든 잘 들어주는 엄마가 있어서 아이는 불평하면서도 평안함을 느끼는구나....
때가 있다. 그리고 모든 때는 다 지나간다. 단지 그 때를 지혜롭게 잘 넘겼으면 좋겠다.
아이의 말을 평소에 담아두는 성격도 아니고, 그냥 내 아이 있는 그대로 보게 되면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까!!!
'잠잠히 잘 들어준다'..... 이 말이 나는 좋다.
내 모든 삶의 모범이 되는 가장 중요한 물들임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자연스레 소통에 관한 책에 관심이 간다.


톤 텔레헨의 책 <다람쥐의 위로>가 그렇다. 저자의 책 중 「고슴도치의 소원」을 읽어 그 느낌 안다.
우화 형식의 어른이 읽는 동화라 할 수 있다.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다람쥐다.
다람쥐에게는 친구들이 많다. 찾아오기도 하고 찾아가기도 하고, 특기는 '잘 들어주는 것'
친구들을 위해 버드나무 차, 버찌나무 꿀 등 다양한 차와 꿀을 세심하게 준비한다.
특별히 얘기를 많이 나누는 친구는 개미다. 거북이, 코끼리, 고슴도치 등

우문현답으로 질문하고 답하는 그들의 이야기들을 궂이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엉뚱하면서도 이상한 질문이기도 하지만 그냥 잠잠히 들어줄 뿐이다.
의견을 물어볼 뿐 해답을 찾지는 않는다.
어떤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도 오래 심각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친구의 고민에 도움이 못 되었을까봐 마음 아파하기도 한다.


사람들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외로움과 고민, 자존감 상실을 다양한 동물들의 대화를 통해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나는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거북이) 내 마음은 지금 평안한가?(고슴도치)
익숙했던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가면 그 곳은 낫을까?(개미) 아픈데, 자꾸 습관이 말을 해.
다시 뛰어내려 시도해봐?(코끼리) 다 아는데, 머리속 가득 또 채우려고 하니 머리가 아파. (딱정벌레의 고민)....
하는 일 마다 안 돼, 자꾸 넘어져, 울적해...... 미안해, 어떻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네. 그냥 들어줄 뿐이야.
다람쥐에게 고민을 가지고 오는 친구들, 홀로 있고 싶지만 불쑥불쑥 외로움과 그리움,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밀려와.
친구들은 많은데 정작 '내 마음은 어떡해? 누가 들어줄까?' 나도 그럴 때 있으니깐.
어찌할 수 없는 허허로움이 찾아올 때..... 내 마음을 돌아보지 않았음에 대한 빨간 경고등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다. 꽤 도움이 된다. 다람쥐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겨울이었다. 이미 오랫동안 다람쥐는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창가에 앉아 너도밤나무 가지들 사이로 떨어져 내리는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차를 한 잔 따랐다. 뜨겁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였다. 다람쥐는 생각했다. '차는 사실 정말 친절해' 차와 담소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안녕, 차야"
잠시 조용한가 했는데, 잔에서 "안녕, 다람쥐야" 라고 작고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 차야" 다람쥐가 다시 말해보았다. 그렇게 차와 담소를 시작했다.
둘은 향기에 대해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에 대해서, 그리고 겨울에 대해서 이야기는 나누었다.
차는 많은 걸 알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차는 다람쥐에게 찻잔을 비우라고 했다.
"내가 식어버리기 전에 말이야"
다람쥐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안녕, 차야" 그리고 찻잔을 비웠다. 정적이 흘렀다.
"그런데......... 네가 필요하다면 언젠가 다시 돌아올게, 다람쥐야"


모든 사물과 이야기를 나누는 개미가 다람쥐는 조금 부러웠나보다.
남의 말 들어주는 것도 좋지만, 자기 말을 들어주는 대상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다람쥐의 소박한 바람이 이해된다.
'담소하다' 말은 말 하기도 하고 들어주기도 하는 쌍방의 대화이다.
웃으면서 가벼운 이야기를 언제나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감사한 선물이 될 것 같다.
지금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효진이와도 때가 되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되겠지.
그 날을 기대하면서...^^
조금 답답한 날을 보내고 있다. 오랫동안 코로나19로 적응이 되나었 싶은데 담소하고 싶다.
삶에 낯섦과 균열을 낸 사회적 재난은 모든 개인들에게 도전하는 듯 하다. 이겨내라고.....
외로움도 고통도 힘겨움도.... 환하게 웃으며 수다떠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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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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