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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 #칠곡 문해학교 한글 교실 #배움의 길에 나이 제한은 없다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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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1.17 일용할 '설렘'이 있다면 '나이듦'이 나쁠 것 같지는 않아요^^
2021. 1. 1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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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어른'이란 단어와 담백한 '나이듦'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

47Km로 달리고 있는 지금, 나는 어른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지. 

어른이란 반열에 오르려면 이제 나이로 명함 내밀 수 있는 부분은 없다는 것을 안다.

걸맞는 행동과 생각이 담백하고 성숙한 '나이듦'의 화관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만큼 참 어른되기는 힘들다. 

성숙한 어른이 되기에 함량미달 이겠지만, 곁을 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소박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설렘으로 '여전히' 하고 싶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그 삶 속에서 늘 내가 하던 일을 몇 년이 지나서도 한다는 것은 

내 마음이 여전히 식지 않았다는 뜻이다. 

'설렘'이란 감정으로 일상을 채운다면 나이는 분명 숫자에 불과하겠지.

이런 설렘으로 늦었지만 다시 남은 삶을 살아가고 싶은 분들이 있다.

칠곡 문해학교 한글 교실 할머니들의 이야기이다.

 

 

어렸을 적에 집이 가난해서, 여자란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놓쳐버린 할머니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한 가정을 이루고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살아왔던 지난한 삶들.

글을 알지 못해 정작 바깥 세상의  재미있는 일들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날들.

반면에 또 글을 알지 못해 앓이를 했던 날들은 얼마나 많았던가?

무지는 흠이 아닌데, 할머니들은 안으로 안으로 숨기고 싶었다. 

그래서 늦었지만, 글을 배우고 싶은 마음에 문을 두드렸다. 

글을 적고 익히면서 할머니들은 삶의 설렘과 기쁨을 회복했다.

마음 고생했던 날들이 보상을 받은 듯 그렇게 적고 또 적었다.

 

 

할머니들의 글은 소박하고 순수하고 담백했다. 태곳적 언어를 만난 듯......

삶에서 건져올린 살아있는 말 같다.

우리는 글을 자꾸 치장하려고 하는데, 할머니들의 글은 팔딱거린다.

정말 여기도, 저기도 詩다.

삶 곳곳에 시가 보석처럼 박혀있다.

지난날 아프고 힘겨웠던 삶의 흔적들이다.

 

아이들 소풍을 따라갔다

학부모 게임이 있을 때면

보물찾기를 했다

 

돌 밑에 숨은 종이 한 장을 찾았다

꼬깃꼬깃한 종이를 펴 보았지만

거기 쓰인 글자를 읽을 수 없었다

 

선생님께서 보시고는

괜찮다며 그냥 상품을 주셨다

부끄러운 마음에 상품을 받지 못하고

그냥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한참을 울었다

 

글자를 아는 지금은

아이들이 벌써 다 커버려

이제 더 이상

보물찾기할 기회가 없어져버렸다

 

김순옥, <보물찾기> 중에서

 

 

엄마는 정말 공부가 하고 싶단다

-김영숙-

 

거제도 아들네 집

예쁜 손주 봐 주러 왔다.

 

벌서 한 달

내마음은 온통 복지관에

다 가 있다.

 

고민 고민 몇 번이고 생각 끝에

아들 내외한테 말했다.

엄마가 공부하러 가면 안 되겠니?

 

며느리가 묻는다, 무슨 공부냐고

사실대로 말했다.

아들 며느리

온 식구가 눈물바다가 되었다.

 

아들은 마음이 아픈지

가슴을 치며 엉엉 운다.

나도 실컷 울었다.

 

아들이 말한다.

공부하러 가시라고

 

미안하다 아들아,

이 엄마는 정말 공부가 하고 싶단다.

 

이 시가 바로 지금, 막 공부를 시작한 할머니들의 마음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늦게나마 배운다는 것이 이렇게 벅차다는 것을.

살아온 날들 보다 살아갈 날들이 짧겠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설렘과 기대가 있음에.

나라가 이런 곳에 재정을 더 많이 투입해서 배움의 때를 놓친 어르신들을 위해

배움의 기회를 많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급격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만큼 노년의 삶이 좀 더 육체적 정신적으로 윤택해지고 낫아지면

고령화로 야기되는 복잡한 문제들을 풀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진 <칠곡 가시나들> 그 뒷이야기, 책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어떻게 삶을 살아야하는지 대답을 해주는 듯 하다.

인생의 설렘이 있다면, 삶이 재미없지는 않을 것이다.

나이듦이 우울하고 싫지는 않은 것이라고.

 

칠곡 할머니들을 보면서 부모님을 생각해본다.

젊었을 때도 열심히 일 하셨는데, 지금도 계속 일 하시고 계신다.

지금 삶이 재밌을까? 평안하실까? 어떤 설렘과 기대가 있을까?

삶의 빈곤은 여전하지만, 자식으로서 별로 도움은 못 되지만......

'노년의 삶이 평안하시면 좋겠다' 기도하며, 이래저래 살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부모님이 내 곁에 계셔주셔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무탈하고 건강하시기를 늘 기도한다.

 

 

그냥 말 하듯이 툭 던지는 글들이 마음 속에 들어온다.

어디에서 배운게 아닌데.... 그 단순하고 솔직함과 더불어 나이라는 숫자까지 더해졌다.

무늬만 詩가 얼마나 많은데. 곰삭은 글맛은 나이를 포함한다는 것을 알았다.

글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힘겨운 삶을 보상받은 듯.... 따뜻함과 뭉클함이 느껴졌다.

제대로 나이듦에 대해서 배운다.

 

할머니들에게 배웠어요. 재밌게 나이 들기 위한 준비 1단계는 두려움을 떨치는 것이로구나.

나이가 들수록 두려움은 굳은살처럼 박혀서 점점 더 떼어내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럴때마다 손을 달달 떨며 한 글자씩 완성해나가던 할머니들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태어나 처음 우체국 문을 열고 들어가던 순간을 떠올리면 감금연 할머니의 정겨운 목소리가

마음 속에 들려오겠지요. 재밌게 나이 들고 싶다면 무서워하지 말라고.

두려움을 떨쳐야 설렘이 시작되고 세상이 재밌어진다고.

 

뭔가를 배우기 전의 근거없는 두려움과 익히고 알았을 때의 설렘이 교차하는 삶을 살고 있다.

두려움은 delete키를 가차없이 누르고, 설렘은 매일 insert키로 충전해야겠다.

할머니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과 뭉클함, 설렘을 늘 생각하며

내 마음을 든든하게 세워나가야겠다.

내 삶도 칠곡 문해학교 할머니들의 삶처럼 감사함으로 설렘으로 충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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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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