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삶을 10년 넘게 해와서 책을 고르는 기준과 안목이 조금 낫아진 줄 알았는데
왠걸 읽으면 읽을수록 더 미궁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해가 바뀌고 했으니 이왕이면 봄여름가을겨울에 맞게 책을 달리 읽어보자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계획대로가 아닌 그냥 내 마음에 가는대로 읽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내 마음에 가는대로' 읽는게 정답이었다^^
비가 올 때,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바람이 스며들어올 때, 후덥지근할 때, 나른하고 무기력할 때,
볕이 너무 좋은 맑은 날에, 사람이 그리울 때, 옛 생각에 머물게 될 때.......
이런 상황에 따른 책 읽기를 하고 책을 선택함에 있어서 내가 너무 부족하고,
그냥 마음이 가는 책을 골라 그 책 속으로 내 감정이 담기는 경험으로 책을 읽게 된다.
어떤 책을 한 권 읽고 그 책에 대한 내 감정을 짧게 메모를 해두었으면 다음번에 이런 감정일 때
이 책을 다시 읽으면 또다른 감정 세계를 경험할텐데..... 생각을 해본다.
그래, 메모~ 메모의 중요성이 수면으로 둥둥~~~
이런 삶의 상황별로 읽게 되는 책의 유용성에 대해 아주 친절하게 쓴 책「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
삶의 모든 상황과 감정이 사람의 일인지라, 사람에 대한 이야기, 인간의 본연에 대한 고찰(고민)은
문학 특히 시대를 아우르는 고전이 주는 감동이다. 이 고전 읽기를 통해 우리는 삶을 들여다봄으로
사람을 판단(평가)하기도 하고, 삶을 긍정하기도 부정하기도 하며, 교훈을 얻기도 한다.
특히, 지친 일상에서 위로를 받는 것 고전이 주는 최상의 효용이 아닐까!
그러나 어떻게 읽고 내 삶에 적용하면 될까 이 부분이 궁금하다.
늘 그렇듯이 고전 읽기는 익숙하지 않으니까.
새 해가 되면 한 해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면서 나름의 독서 방향을 정하기도 하는데,
늘 수첩의 첫 페이지에 '독서계획' 이라 쓰고 '한 달에 00권의 고전 읽기' 라는 좀 그럴듯한 목표도 세운다.
시간이 흘러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성경 말씀과는 반대 방향이 되어버린다.
계획은 어디까지나 계획이고, 실천은 안드로메다로 슝~~~
그러나, 이 책「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를 읽고 고전 읽기의 재미와 흥미로움이 조금 회복되리라
확신이 생긴다. 어렵다고 마음문 닫아버리면 안 돼, 기회가 흘러가버려~~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이런 책 처음입니다만, 재밌네요. 다시 고전읽기를 시작해봐야겠네요.
상황별 맞춤으로 책 읽기를 한다는 것은 어쩌면 그 상황에 깊이 빠지지않고 나오려는 의지와 관계 깊다.
굳이 고전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도움이 되었다면 그 책은 삶에서 찐 책이 된다.
저자는 특히 고전을 좋아해서 고전을 널리 알리고 싶은데 관심 가져주는 사람들이 적어 마음이 쓸쓸했다고.
혼자만 좋아하지 않고 그 좋음을 공유한다는 자체가 책을 쓰는데까지 이르렀다.
오랜 시간을 들여 어떤 일을 계속 하는게 매번 느끼지만 대단한 일이다.
일을 꾸준히 하는 것과 좋아하는 일 사이에 묘한 상관관계가 성립된다.
그 꾸준함은 기회를 만들고, 결국 좋아서 일을 도모하게 된다^^
가슴 속에 울분이 차오를 때는, <카다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 <울분> <일리아스>
사표 쓰기 전에 읽는 책, <달과 6펜스> <변신> <레미제라블>
통장 잔고가 바닥이라면, <마담 보바리> <죄와 벌>
왜 나만 이렇게 되는 일이 없는가, <태평천하> <이름 없는 주드> <다섯째 아이>
용기가 필요합니까-세 가지 용기에 관하여, <모두 다 예쁜 딸들> <폭풍의 한가운데> <우울과 몽상>
자존감이 무너진 날에는, <설국> <햄릿>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가 힘듭니다, <필경사 바틀비> <돈키호테>
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파우스트> <고도를 기다리며>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어떡하지, <제5도살장> <카탈로니아 찬가>
금요일인데 약속이 없어서, <인간 종말 리포트> <홍수> <미친 아담>
남 욕이 하고 싶을 때, <인간 실격> <밀크맨> <위대한 개츠비>
다음 연애는 망하지 않도록,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싸우러 가기 전에 읽어 둘 책, <저물녘 맹수들의 싸움> <소크라테스의 변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가출을 계획 중인 너에게, <호밀밭의 파수꾼> <고리오 영감> <이방인>
명절에 책 읽는 인간, <논어> <자기만의 방> <풀하우스>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진다면, <남아 있는 나날> <야간비행> <엘러건트 유니버스>
긴 여행을 떠날 때 가져가겠어요, <방랑자들> <수학의 확실성>
선베드에 누워서,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라쇼몬>
장마철에 읽는 책,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장마>
불면증에 추천합니다, <삼국유사> <아라비안나이트> 또는 <천일야화>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폭설로 고립되었다면 이 책, <흰눈 사이로 달리는 기분> <좀머 씨 이야기>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
새로 시작하고 싶어요? 그럼, <옥상에서 만나요>
22가지 상황별 57권(민음사) 책이 소개되어있다.
모든 상황들이 일상이고, 마음의 일이다. 거창하지 않아서 더 믿음이 간다.
읽은 책 몇 권, 안 읽은 책 거의 다.... 특히, '불면증에 추천합니다' 책은 추천하지 않아도 될 듯 싶은데 ㅋㅋㅋ
누워서 책을 읽다보면 길게 잡아 10분쯤 저절로 눈이 감기니까.
책은 평소에 읽는 사람이나 안 읽는 사람이나 누우면 잠이 스르르 들게하는 수면제이다.
그 외 아주 작은 용기가 필요할 때,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 될 때....
비슷한 상황 감정이 있는데 저자의 개인적 생각이 담긴 책 선택이니 그냥 참고로 읽으면 괜찮을 듯 싶다.
책「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무겁지않고 가볍게 읽기에 좋았다. 책에 관한 책을 읽는거라서.
고전을 읽고 소개한 책이 의외로 재밌다. 그래서 고전을 읽고 독서모임 하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다양한 시대, 다양한 관점으로 사람을 만나고 삶을 재해석하니까^^
다시, 해가 바뀌었으니 고전 읽기를 시작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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