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site-verification: google3339f54caf24306f.html
2020. 12. 30. 21:25
728x90
반응형

겨울 바람이 분다.

몇 년 만의 추위가 다시 돌아왔다.

요즘 내가 흥얼거리는 노래가 '겨울바람' 이다.

나도 모르게 자꾸 나온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 동요를 흥얼거리면 기분이 좋다.

그 "꽁" 때문에 중독성 갑이다.

어렸을 때 겨울만 되면 부르던 노래를 여전히 기억한다.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
겨울 바람 때문에 (꽁꽁꽁)
손이 꽁꽁꽁 (꽁) 발이 꽁꽁꽁 (꽁)
겨울 바람 때문에 (꽁꽁꽁)
어디서 이 바람은 시작됐는지
산 너머인지 바다 건넌지
너무 너무 얄미워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
겨울 바람 때문에 (꽁꽁꽁)
손이 꽁꽁꽁 (꽁) 발이 꽁꽁꽁 (꽁)
겨울 바람 때문에 (꽁꽁꽁)

 

어렸을 때 많이 불렀던 동요는 노랫말이 순수하고 맑다.

많은 아이들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불렀던 리듬감 있는 詩이다.

이런 詩가 지금 좋다니..... 메마르지 않은 내 마음을 칭찬해^^

 

 

책「마음 곁에 두는 마음」이다.

시인이 쓴 생활의 발견이다.  빈 틈을 채우는 세심한 기록이다.

시인의 쳥명한 삶의 흔적을 보고 뭉클했다. 고마웠다.

마음이 왠지 허했는데, 그 빈 마음에 따뜻함 지수가 올라갔다.

아울러 詩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봤다.

너무 어렵게 쓰고 생각했구나!

한 켠 마음의 감정이 움직이는대로 쓰는게 쉬운 일도 아니었구나!

 

조곤조곤 일기장에 쓰듯 삶의 면면들을 풀어내는 글이 예뻤다.

아이들의 마음이 있었고, 자연스레 말 건네는 다정함이 있었다.

풍경을 보고 사람을 보며 표현하는 마음씀씀이가 시인은 다르구나!

그래서 시인이구나!

 

아, 옥수숫대를 휘청휘청 흔들며 후련하게 쏟아지는 소나기, 안 부럽다.

연보랏빛 쑥부쟁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끄덕끄덕, 여보랏빛 가을볕을 연하게 쏟아낸다.

은빛 바람이었다. 날이 거뭇거뭇해지는 바닷가 둑길이었다.

아, 저기 초승달 옆에 개밥바라기!

시인은 책을 읽고 시를 쓰던 젊은 날, 달은 외로운 가슴에 빛이었고 길이었다고 했다.

산수유나무와 두충나무와 수돗가 은행나무가 선생님 대신 마중 나와 서 있던 흙집

아직은 춥다 싶은 밤에 문득 호랑지빠귀 소리가 들려오면 아, 봄이구나! 생각한다.

다시 떼는 발걸음, 논둑길, 밭둑길 억새가 팔을 흔들어 힘을 북돋아주지 않았다면

폭설과 나는 어둑어둑해지는 길에서 다리가 풀렸을지도 모른다.

오후 세 시의 고양이가 운다.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린다.

강물은 흐르는 일로 제 몸을 맑고 투명하게 하고,

바람은 미루나무 이파리를 흔드는 일로 자신을 높고 푸르게 한다.

 

다른 산문집과 다른 느낌으로 읽은 책이었다.

마음 곁에 두는 마음은 귀하다.

내 마음이 닿는 곳이라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으니까.

겨우내 앙상한 나뭇가지 위 아슬아슬하게 달려있는 잎새에도 내 마음을 둔다.

비 와서 꽁꽁 얼었고, 소복하게 흩날린 눈의 흔적...

나무 밑동의 쌓인 눈에도 마음을 둔다.

3시의 고양이가 아니라 수시로 눈에 띄는 고양이를 보면서 내 마음을 둔다.

어느 날 눈에 보이지 않으면 어쩐담? 하고.

시인이 그의 삶을 불러내듯 나도 가만히 내 삶을 살핀다.

돌아보니, 다 고맙다.

2020년 올해는 마음으로 힘든 나날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잘 견뎌냈다. 내 마음에 화이팅!!!

맑고 고운 날, 예쁜 날을 꿈 꾼다.

반응형
Posted by 빗살무늬햇님

google-site-verification: google3339f54caf24306f.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