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예배를 드리고, 이것 저것 준비한 것 챙겨서 부산 친정아빠께 갔다왔다.
늘 가던 길이지만, 봄여름가을겨울 느낌이 다른 길이다.
지금 여름 속, 울창한 푸르름 사이로 강렬한 볕이 빛 난다.
오늘도 하늘에 구름이 층층이 앉아있다.
구름 없는 파아란 하늘에 볕이 걸려있다.
비는 오지 않고 날이 밝았다가 어두워졌다가 마음대로다.
아침에 빨래를 베란다에 널을까, 집 안에 널을까 고민하다가
밖에 널었는데 지금 볕이 활짝 웃고 있다.
구름 낀 습기 많은 날보다 환한 여름 땡볕이 훨씬 낫다.
아빠가 무탈하고 건강한 듯 보여 한시름 놓았다.
가기 전에 드시고 싶은거나 필요한 것 없으시냐고 물었더니 딱히 없는데
생갈치 토막 낸 것 구워먹게 사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어제 마트에서 산 큼직한 생갈치를 토막 내어 깨끗이 씻어 갖다드렸다.
미역국과 미역줄기 볶음, 콩나물 무침, 파김치, 홍합 넣은 부추전,
밤 식빵과 모카크림 식빵, 맥반석 달걀 등
아빠가 좋아하고 드실만한 것 다 챙겨서 드렸다.
나 어렸을 때 아빠가 그랬지.
내 좋아하는 것 왠만하면 다 사다 주셨는데....
이젠 내가 몸과 마음 힘 없고 약해진 아빠를 챙길 수 있어서 뭉클했다.
챙겨드릴 수 있을 때 부지런히 찾아 뵈어야겠다.
나를 이만큼 잘 키워주신 부모님이시니까^^
구름 낀 오전 한나절,
볕이 환한 오후 조용한 한 때를 보내고 있다.
길에도, 도로도 한산했다.
코로나19로 바뀐 삶의 풍경이 지금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생명과 건강, 자유로움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
너무 잘 이해된다.
아비토끼는 꿈나라로, 효진이는 영화 속으로,
나는 글자와 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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