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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1. 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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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비바람에 따사했던 가을이 자취를 감춰버리고 갑자기 초겨울이 된 듯 하다. 

날은 두 자릿수 가을에서 한 자릿수 완연한 가을로 이동했다. 

아직 마음은 가을가을한데, 몸은 움츠러든다. 

 

 

올해는 이상한 가을이다.

이상 고온 날씨는 나무의 색감을 더디게 입혔다.

가을 되면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산마다 단풍 구경하기에 절정의 시기가 있는데,

따뜻해서 날이 미뤄질 것 같더니 그 서늘한 바람과 찬 비에 잎이 푸른 채 떨어졌다. 

아직 색감은 울긋불긋하지 않았는데.... 그 아쉬움이 설마 설마 했는데...

그럼에도 단풍이 있을만한 가까운 곳으로 산책을 나섰다.

우리 토끼 가족과 엄마랑 함께 밀양 표충사로.

 

 

2023. 11. 11. 주말에 초겨울 같은 날... 추웠다.

부산 엄마 집에 가서 엄마가 차려주는 아침밥을 오랫만에 맛있게 배불리 먹고 달달한 믹스 커피 한 잔 까지.

엄마랑 양산 어곡 지나 에덴밸리- 배냇골로 해서 밀양으로 갔다.

 

12년 전에 양산에 3년 정도 살았는데, 이후 밀양 가는 길목에 들르다니

주말 부부, 살던 동네, 아이 초등학교, 익숙한 도로... 감회가 새로웠다. 

에덴밸리 지나 배냇골 가는 방향은 구불구불 꽤 높은 지대라 위험한 곳이다. 

지금은 도로가 너무 잘 되어 있지만 어렸을적 추억이 있던 곳이라 엄마랑 한참을 얘기했다. 

완연한 가을 공기가 상쾌했다. 

 

 

잎 다 떨어진 나무에서 겨울의 황량함이 느껴졌다.

화려한 문양의 절집 기와 사이로 볕이 들고, 구름이 지나고,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 청명했다.

오래된 기와와 생명 다한 나무가 바짝 다가온 추위를 견디는 듯한 모습에 마음이 짠하다.

 

 

사찰의 가을 풍경은 아름답다. 

발걸음 닿는 곳마다 고요함이 마음으로 들어온다. 

복잡한 일상에서 떠나 걸으면서 머리를 비우는 것은 한 주를 다시 살아내기에 꼭 필요한 일인 듯.

늘 습관적으로 산책을 나가라고 강하게 권하고 싶기도 하다. 

가까운 곳으로 볕 쬐러^^

이맘때  바람에 구름이 떠밀려 가는 모습이 황홀한 것 같다.

색감 고운 단풍은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그 곳이 가장 멋진 소풍 장소다. 

노랗고 보랏빛 국화 향기가 사랑스럽게 퍼져나온다.

 

 

저마다의 소원 제목으로 크고 작은 돌탑을 쌓았다.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엄마, 사위랑 손녀가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에 흐뭇해진다.

더 많은 돈을 드릴 수 없지만 때마다 철마다 산책하면서 함께 자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나이가 들면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그런 마음 잘 알기에 어쩌면 나는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어 

부모님 얼굴 한 번 더 보러 가자고 마음을 먹은 것 같다. 

좋은 것은 함께!~ 더 늦기 전에 자주~! 건강하실 때 지금~~~

 

 

사찰에 사는 고양이가 기왓장 담에서 볕을 쬐고 있다.

사람들이 가까이 와서 봐도 익숙한 듯 오히려 가만히 앉아 우리를 보고 있다.

절에 사는 고양이라... 태평할 것 같은 고양이란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엄마랑 가는 산책이라 단풍 고운 내장산을 가려고 했는데,

다 떨어졌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가까운 곳 밀양으로 왔다.

화려한 가을의 단풍은 보지 못했지만 충분히 좋았다.

산책 가고, 맛있는 것을 먹고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매번 느끼는 요즘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좋고, 그냥 소소한 일상이 복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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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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