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해도 봄인듯 따뜻했는데 오늘은 갑자기 찬 바람이 분다.
제 색깔을 입은 단풍들도 바람에 흩날린다.
초록이 희미해져가고 붉고 노랗게 색 입혀져가는데 떨어지다니...
이렇게 올 가을도 가는구나!
다리 위 짧은 봄과 긴 여름 내내 폈던 보랏빛 페튜니아도 사라졌다.
다리를 건너며 교회를 오며가며 색과 향기에 눈과 코가 열리며 심심하지 않았는데.
위이이잉 벌과 사뿐팔랑 나비들이 꽃 수다를 떨며 모였는데,...
다리 아래 넓은 하천에 물이 줄어들고 백로는 사계절 내내 보인다.
철새이자 텃새인 청둥오리가 찬 바람 스며드는 지금쯤 어디까지 왔을까?
도착할 때 되었고, 계절이 바뀌었다.
날이 좋아서 요즘 계속 주말(일)마다 밖으로 잠깐 산책나갔는데
오늘은 하루종일 구름이 많은 어둑한 날에 바람이 불었다.
마트에서 장을 잠깐 보고 어디 들를 새 없이 집으로 바로 왔다.
가로수 잎들은 바람에 이리저리 나부껴 뒹군다.
잎들이 쌓인다. 겨울이 시작되려는 찰나.
[그림 출처: 애뽈님의 일러스트]
바람 부는 날,
아이 수능 마치고 오늘 우리집의 풍경은 집에 머묾이다.
자기만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잠을 자거나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어둑해질 무렵 아이의 수능대박 기념으로 받은 쿠폰으로 치킨을 배달시켰다.
냉동고에 있는 갈릭피자를 렌지에 돌리고, 냉장고에 선물받은 스벅케잌을 먹었다.
내일부터 살 빼기와 자세교정에 돌입할 아이는 오늘 날 만난 듯 먹고 싶은 것 왕창 먹는다.
직장에서 일을 하든 집에서 쉬든 하루란 시간은 후딱 흐른다.
벌써 내일 새로운 일주일의 시작이다.
내일 아침부터 기온이 한자릿수다.
갑자기 바람 불더니 갑자기 겨울이 시나브로 들어온다.
바람의 영향일까?
어느새 달력 한 장 남은 12월을 앞두고 있다.
아이도 우리도 바쁘게 달려왔던 날들이다.
남은 올해 시간표 속에서 생각과 마음 정리를 잘 하고 복된 날들을 보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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