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짙어져가고 볕에 바짝 마르고 고운 색깔 덧입혀진 잎들이 바람에 떨어진다.
아이 4살 때 덕수궁에 간 적 있다.
알록달록 색깔 고운 잎들이 거리마다 융단처럼 깔린 늦가을이었다.
가을에서 고궁 산책은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되고.
아이는 노오란 고무신을 신고 그 알록달록 잘 말려져 바스락거리는 낙엽들을 밟았다.
낙엽 밟는 소리에 아이의 웃음까지 더해져 행복했다.
가을을 생각하면 낙엽이 연상될 정도로 상징이다.
낙엽들이 하나씩 물들어갈 때 축제가 시작된다.
그림책 「낙엽 다이빙」이 베시시 웃게 한다.
아이와의 추억에 그저....
올릭픽 수영 종목 다이빙을 생각했는데, 낙엽들끼리 겨루는 「낙엽 다이빙」이라니...
높은 곳에서 발판을 힘차게 굴려서 뛰어내려 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겨루는 경기이다.
공포심을 극복하고 뛰어내리는 순간 회전의 아름다움으로 판가름난다.
물이 많이 튀지않고 깔끔하게 입수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데, 낙엽들의 다이빙은 어떤 판정기준일까?
소재 자체가 신선했고, 가을다운 계절감을 뜸뿍 느꼈던 그림책이다.
낙엽들이 나무의 특성에 맞게 옷을 입었고 특유의 익살스러움에 빵~터진다.
객관적인 평가 항목은 공기저항력, 회전력, 정신력, 운 4가지 항목이다.
주관적 평가 항목은 관객호응도, 기술점수, 예술점수이다.
내가 보기에는 한 팀을 이룬 잎들이 얼마나 합이 잘 맞는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다.
달콤하고 맛있기로 유명한 산딸나뭇잎의 첫 출전, 힘이 좋은 떡갈나뭇잎의 인기는 역시,
처음 참가한 뾰족 잣나뭇잎의 선방, 은행나뭇잎의 탁월함 이면에 고약한 냄새, 지난 대회 우승에 빛나는
핀참나뭇잎의 매력속으로 풍덩~!, 가을의 대표주자 단풍나뭇잎의 약점인 바람을 잠재우고 1등에 등극.
각 팀을 응원하는 응원단의 응원은 각종 낙엽팀들의 사기를 북돋운다.
실수하더라도 다시 일어서게하는 힘이 응원의 아주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보고 있으니 알록달록 가을의 색감에 푹 빠졌다.
고소한 가을바람을 머금은 고운 낙엽들에게 선물로 찾아온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
봄소풍은 꽃 보러 들판으로, 가을소풍은 낙엽 보러 숲으로...
낙엽 속에 살짝 숨겨진 보물 찾기를 하면 더 신날거야^^
왠지 나뭇잎 친구들의 특별한 축제 「낙엽 다이빙」 대회가 열리는 것을 구경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뭇잎 뿐 아니라 숲 속 동물 친구들도 다 만날 것 같은....
가을은 마음이 넉넉해지고 부드러워져서 차암 좋다!^^
좀 더 오래 아름다운 가을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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