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는 포근, 어제는 스산, 오늘은 을씨년스러운 추위가 갑자기 왔다.
늦더위로 인해 조금 긴 가을을 만끽하나 싶었는데...
포근함에 속은 듯 당황스레 겨울을 마주한 것 같다.
낙엽이 겹겹이 쌓여간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마저 차가운 듯 바람이 분다.
그럼에도 마냥 행복해지는 그림책을 만나서 다행이다.
「노을수프」
시간적 배경: 가을, 공간적 배경: 숲 속
등장인물: 일곱마리 생쥐 형제
내용 꾸러미: 낭만 마을 가을 운동회 날
소풍가는 날과 운동회는 빠지면 섭섭한 가을의 주된 행사이다.
소풍가는 것은 가기 전날 가장 설레지만, 가을 운동회는 준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기대된다.
응원도 재미있지만, 참가하는 종목마다 상품들이 빵빵~~
무엇보다 모두 모여 함께 먹는 점심도 축제다.
가을 운동회의 많은 종목 사이에 학년마다 준비한 열띤 응원전,
부채춤과 매스게임(체조 및 율동)은 단연 압권이었다.
가을 운동회를 위해 봄과 여름 그 많았던 시간 속에서 연습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낭만 가을 운동회처럼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
협동을 필요로 하는 단체 종목을 하고 시간이 흘렀을 때 배꼽시계는 어김없이 울린다.
넓은 운동장에는 마을 축제마냥 들썩거린다.
먹을게 넘쳐나고 오랫만에 만난 이웃과도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다.
1등으로 공굴리기해서 들어왔지만 큰 공 대신 왕호박이다.
일곱마리의 생쥐형제는 1등이 중요한게 아니라 배가 고프다.
다른 친구들도 큰 공과 함께 결승점 가까이 오지만 힘들고 배 고프다.
구경도, 경기도 배가 채워져야 즐겁고 행복하다.
「노을수프」 그림책의 하이라이트~!♬♪♬
큰 공 굴리기를 하면서 생쥐형제들 뿐 아니라 낭만 마을 친구들도 울긋불긋 단풍과 낙엽을 봤다.
그리고 잘 익은 열매들도.
호박을 열고 속을 싹싹 비우고, 시냇물을 넘실넘실 붓고,
숲 속에서 주운 과일과 나무 열매도 넣었다.
감, 도토리, 사과, 알밤을 섞어 섞어~~~
달짝지근한 호박내음이 솔솔 퍼진다.
온갖 가을이 다 들어간, 노을 진 가을 하늘을 닮은 「노을수프」 완성!
가을 운동회를 마치고 모두 같이 나눠 먹는 수프, 「노을수프」
노을수프는 진정한 로컬푸드이자, 소울푸드!
인공적인 조미료가 전혀 가미되지 않은 자연의 재료로 만든 「노을수프」 맛은 어떨까?
노을 진 가을 하늘, 단풍으로 물든 노란 가을 햇살 맛이라고 하는데...
보드랗고 살살녹는 따사로운 맛! 달큰함이라고 했다.
각각의 식재료들 어울림이 좋아 맛 없을 수 없다.
그저 해맑은 아이마냥 동시같은 순수한 표현이 마음에 쏙 든다.
가을 길목에서 가을로 가득찬 사랑스런 그림책을 만났다.
이 책 「노을수프」 작가는 글을 쓰고 그림까지 그렸다.
얄라차 생쥐 형제 시리즈의 《가을》 편이자, 첫 창작 그림책이라고 한다.
(얄라차는 어떤 것을 신기하게 여길 때 내는 순우리말 표현)
얄라차 생쥐 형제 시리즈의 봄여름겨울 편도 있을 것 같은데, 읽어봐야겠다.
계절을 담은 그림책이 점점 더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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