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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들풀의 위로 #오늘도 흔들리는 중입니다 #그래도 일어납니다 #시간도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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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1.02 오늘도 흔들리는 중입니다
2021. 1. 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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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한창 핀 계절에 시선은 아래로 아래로.....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앙증맞은 꽃을 만날 수 있으니 땅만 보고 다녔다.

볕 좋은데서 옹기종기 모여 핀 봄까치풀꽃과 민들레, 제비꽃, 광대나물풀꽃, 꽃다지,

돈나물꽃, 주름잎, 괭이밥, 고들빼기꽃, 애기똥풀, 메꽃 등 다양한 색감과 향기를 지닌

꽃들을 보고 검색해 알고, 이름을 불러주었다.

해가 바뀌면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 풀꽃들이 이사를 가고, 이사 오기를 여러번

이름을 알아가는 풀꽃들이 더 많아지고, 아래로 향한 내 눈길이 바빴다.

그들의 생명력에 놀라고, 여전히 그 자리에서 묵묵히 피기와 지기를 반복하는 풀꽃으로부터 배운다.

바람과 비와 추위와 더위에 얼마나 흔들리면서 피고 질까?

씨앗을 멀리 넓게 퍼뜨려 한 해의 맡은 일을 다한다.

다음 봄에는 또 다른 자리에서 내가 이름 불러주었던 풀꽃을 만난다.

겨울을 잘 견뎌 다시 피어서 고맙다^^

우리네 삶도 풀꽃의 삶과 비슷하지 않을까?

시간을 잘 견뎌만 주면 꽃은 기어코 피리라~~~

 

생물학적 나이 '마흔'이란 시간의 강을 건너가는 사람들도 수시로 흔들린다.

불혹, 미혹되지 않는다고 말해도 흔들리고 또 흔들린다.

이럴 때 어떤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흔들리는대로 내 마음을 들여다 볼 뿐이다.

산책길을 나선다는 사람도 있다.

거기서 만나는 들풀이 주는 위로가 크다고 말한다. 인정^^

나도 해봤으니까. 지금은 마구 핑계를 대면서 안에서만 뒹굴뒹굴~~~

책 「오늘도 흔들리는 중입니다」읽었다.

 

 

2020년 연말을 보내고, 2021년 새해가 밝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주말에다 하루 더 덤으로해서 보내는 시간이다.

일요일 오후 4시에 10살 된 아이가 울면서 집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사연인즉, 벌써 4시가 되었는데 아무 것도 한 게 없고 텔레비젼만 봐서 속상해 라고....

책의 첫 페이지에 나온 이 아이의 사연을 보고, 너무 너무 고개 끄덕여졌다.

너만 그렇겠니? 나도 그래. 아니 오후 1,2시만 되어도 벌써 마음이 불안해져.

무엇을 딱히 한 게 없는데, 황금같은 시간만 야속하게 흐르고 있으니까.

한 해를 돌아보는데도 마찬가지고, 새 해가 시작되었는데도 딱히 일상의 변화가 없다.

그저 주어진 덤의 시간들을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다는 마음으로부터 들리는 소리가 부담스럽다.

 

이 책은 하루를 잃어버렸다고 우는 4시의 아이와

여전히 그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4학년 7반의 어른아이에게도,

그리고, 그럴때마다 산책길을 나서는 작가의 이야기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길을 걸을 때 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들꽃, 풀꽃에게 시선을 주는 작가의 이야기에

내 마음이 웃었다. 아..... 세상에나 나와 비슷한 사람이 의외로 있구나!!!

풀꽃을 만나고 한참동안 보면서 마음이 쉬어간다.

괜찮다..... 좀 늦게 더디 가면 어때? 내 삶의 보폭대로 걸어가면 되지.

 

 

쇠뜨기는 번식력이 강해 아무리 캐내도 그 원뿌리를 제거하지 못하는 걸로 유명하다.

옛 어른들 말씀이 캐다보면 지구 끝까지 간다고도 했고, 하룻밤 새 평양까지 치고 올라간다고도 했다.

3억 년 전부터 지구에서 살아 온 역사가 녹록치 않은 식물.

쇠뜨기를 보면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하다는 말이 딱 맞다.

오래가면, 오래 버티면 강해진다고 쇠뜨기가 내 앞에서 말해준다.

 

고민하는 요즘이었다. 일을 잘 하기보다 일을 수월하게 책임감있게 처리하려고 하는데

바뀔 업무로부터 내 능력이 부족해 해야 될 일들을 잘 처리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자꾸 파고드니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해 근심하고 불안해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위로가 되는 것은, 처음이란 시간은 누구나 겪는다.

처음부터 전문가가 되고, 업무를 잘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시행착오를 겪고, 시간이 흐르다보면 어느새 처음의 내가 아니라 처음보다 낫은 내가 되어있다.

뭐든 잘하고 아주 탁월한 사람이 오래 가는게 아니라, 시간을 잘 견딘 사람이 강하다는 말은 들어도

그냥....... 위로가 되는 듯 하다. 아비토끼도 똑같은 말을 했다.

일을 하다보면 한 자리에서 1년, 3년, 5,6년, 10년 그 이상이 된다고.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라고.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뭔가 일을 해낸다고.....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인 경우는 내 삶 주변에 너무 많았다.

학교에서 일을 한지 횟수로 5년이 되었다. 부족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능숙하게 한다.

그렇더라도 새로이 마주하게 될 환경과 상황에서는 걱정이 된다.

책을 읽고 글을 쓴 지는 횟수로 13년의 물들임, 아무것도 아닌 일 같지만 돌아보면 대단한 일!!!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한지 5년.....

일요일 오후 4시,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은게 아니었다.

 

 

서양 민들레는 다른 동료들이 무성한 곳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

잘 살펴보면 어디든 혼자 쌩, 볕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곳에 피어 있다.

다른 식물의 그림자에 가리면 금세 시들어버린다. 그러니 한적한 곳을 찾아 피어나는 수밖에.

가을 하늘 아래 풍성한 은행나무도, 조금 떨어질 곳에 핀 서양 민들레도 함께 빛난다.

굵기도 크기도 사람들의 대접도 인정도 다르지만 결국은 모두 같다.

둘 다 노랗고, 둘 다 흔들리며, 둘 다 반짝인다.

 

모두 때가 있다. 저마다의 빛나는 순간들이 있다.

힘들 때마다 그냥 내 자리에서 또 견딘다. 그리고, 시간이 저만치 가 있다.

견뎠구나! 넘겼구나!

산책길을 나서야겠다. 풀꽃을 만나러~~

움츠러들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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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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