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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무게 #누구나 어른이 되지만 누구나 어른으로 사는 건 아니다 #어른앓이 #어른의 무게는 마음의 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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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2.22 여전히 '어른앓이 중'입니다
2020. 12. 2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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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나 아이나 아프고 나면 부쩍 자란다.

이 때 '자란다'는 말은 신체의 변화가 아니라 마음이 더 단단해졌다는 표현이 아닐까?

앓는다는 것은 오롯이 자기 홀로 감당해야 되는 몫임을 알았다.

타인이 해결해 줄 수 없는 결국 내 마음의 문제이다.

 

시누이가 어제 밤 늦게 카톡을 보내왔다.

왠만하면 12시 이전에는 잠들지 않는데, 요즘에는 누웠다 하면 잠이 스르륵~~

겨울이라 책상에 앉아서 책 읽는 일이 불편하다.

바람이 슬그머니 들어오니까 절로 몸은 따뜻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누워서 눈만 멀뚱하니 떠 있으면 심심하니 책을 든다.

역시 책은 최상의 수면제다^^;;;; 그냥 잠 속으로 깊숙이~~

아이 유치원에 책을 한 권 가져가야 하는데 자기가 늘 구매하는 곳엔 그 책이 없다고

사달라고 부탁했다. 예스24 인터넷 서점 이용하는 것 아니깐.

아침에 일어나서 톡 확인하고 바로 검색했더니 책이 있다.

천 원을 더 얹어서 선물 포장과 메시지를 보냈다.

"Merry Christmas,

00과 00이 언제나 건강하고 밝게 예쁘게 착하게 환하게 자라라, 사랑해^^

톡에 '계좌번호 보내주세요.' 하길래 바로 전화했다.

계좌번호는 무슨,..... 외숙모가 조카들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

대단한 것 아니지만, 그래도 선물^^

안부를 묻고 시누이의 이런저런 하소연들을 가만히 들었다.

민감하고 예민한 딸 아이 둘 키우기 너무 힘들고,

정서적으로 아이에게 어떻게 다가가야할지 고민이 된다고.

계속 가만히 듣다가 맞장구치고, 내 얘기도 해줬다.

결론은 하나, 내 자신이 문제인거다.

감정은 예민한거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데,

내 성격이 나를 옭아맸으니 고스란히 아이들에게도 그 영향이 가는거라고.

어렵지만 찬찬히 나를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한거라고 말했다.

내가 내 일상에, 삶에 만족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내 감정에 휘둘렸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엄마에겐 조금의 느긋함이 필요하고,

이 때 동안 엄마가 뭐든 알아서 필요한 것 다 해줬다면

이젠 아이들에게는 어리지만 홀로 무엇을 해낼 자잘한 기회가 필요하다.

(식상할 수 있지만)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그 영향으로 행복해질 수 있음을 기억하면 돼^^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고.

 

어줍잖게 말은 했지만, 충분히 나의 마음을 시누이가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이해한다고 쉽게 말은 할 수 없지만, 들어준 것 만으로도 큰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나도 미숙하지만, 조금 아주 조금은 어른이 된 듯 했다.

 

 

사회심리학자 직 루빈이 주장한 '기차에서 만난 이방인 현상'이라는 용어가 있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 심리를 뜻한다.

낯선 이에게 전하는 속마음은 일종의 독백이자 위로를 얻는 방법이다.

 

전화를 끊고 많은 생각이 스쳤다.

나도 효진이 키웠을 때 참 힘들었는데... 우울과 허함이 겹쳐온다.

내 말에 그냥 끄덕여주며 들어주는 어른이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그래도 그 시간 참 잘 견뎌왔다.

부족한 엄마, 미숙한 어른이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책 읽기와 글 쓰기로 도움 받았다.

10여년 이상 친구로 잘 지내고 있다^^

 

어른에 대해 생각하는 요즘이다.

마침 책 <어른의 무게>를 읽고 있는지라 더 묵직하게 다가왔다.

생뚱맞지만 이런 책이 나오는 이유가 궁금하다.

궁금하지만 또 한 편 이런 생각도 든다.

언제부터 어른인가? 나는 어른인가? 어른답다는게 무엇일까? 어른의 기준은 무엇인가?

만 18세 이상이면 성인이라고 하는데 이 때 부터 어른인가?

주변을 돌아보면 TV나 매스컴을 통해 들여다보면 어른인 척 하는 사람도 많은데.

생각과 행동이 미숙한데, 시간이 찼다고 어른이라 하기에는

마주치는 현실에서의 그 무게와 부담감이 너무 크다.

여전히 어른앓이 중이다.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서,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사회에서 만난 관계들,

어렸을 적 친구들과 가까운 가족과 친척들 사이에서 오고가는 일상적 말투 속에서 매번

상처를 받고 상처를 준다. 저자가 일상에서 겪은 경험은 우리 모두가 마주하는 아주 사소한 부분이다.

그래서 마음에 가시가 찌르듯 아프면서도 웃프다.  

참 어른 되기가 이렇게 힘든거였구나!

그럼에도 위안이 되는 것은 시간이 그냥 흐르는 것 또한 아니구나!

여러가지 힘들고 어렵고 속상한 일을 만날 때 감정이 즉흥적이 아니라서 좋은 점.

앞뒤 상황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내 마음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배려하게 된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 먼저 인정하고 사과하는 마음을 담는다.

그러나, 상대의 잘못에 대해서 좋은게 좋다고 그냥 넘기지도 않는다.

오해가 될 수 있으니 바로 잡는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언어가 중요함을 매번 느낀다.

상대를 존중하되 내가 존중받는 것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배려'가 어른이 갖춰야하는 중요한 덕목임에 큰 동그라미 하나~~~

 

 

'꼰대'는 남녀노소 누구라도 피하기 어려운 말이다.

이른바 '꼰대질'은 성격과 가치관 차이에서 시작된다.

남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에 남이 맞추기 바라는 마음에서 증폭한다.

Latte is horse. 라(나)떼는 말이다...... 씁쓸한 관용어구다.

'어른'과 늘 쌍벽을 이루며 대비되는 말, 꼰대.

역시 이 책에서도 갑질과 함께 많이 인용되어 나온다.

말은 한 시대와 사회상을 반영한다.

어느새 씁쓸하고 웃픈 자화상을 지칭하는 나이의 언어 '꼰대'라는 말의 의미가 

보듬어주는 언어로 새롭게 지정되었으면 좋겠다.  

말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시대에 맞게 늘 '새로고침'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여유가 줄어들고 쉽게 휘청거린다. 옹졸해지고 상처도 쉽게 받는다.

굳이 다시 꺼낼 필요 없는 감정, 흘려보내면 그만인 감정까지 꾸역꾸역 채운 탓에

여유 공간이 사라졌다.

수시로 비워야 할 쓰레기통은 제 임무를 수행한다. 사람의 '감정'통도 마찬가지다.

제때 비워야 타인을 좀 더 넉넉하게 받아들인다.

누군가의 마음, 진심, 배려를 왜곡 없이 받아들이고, 불편한 감정도 희석해 품으려면

여유라는 공간이 필요하다.

오늘도 어른이 되기 위해 열심히 버리고 채우는 중이다.

시시때때로 밀려드는 감정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그냥 시간이 흐른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 나이로 마흔 살, 불혹이라 했다. 미혹되지 않는다고..... 그러나 수시로 흔들고 흔들리는걸.

흔들리면서 참고, 또 참아 그 무게를 이겨낸다. 마음의 무게를.

한 달 전 두려움이 내 마음을 무담시 흔들어댔다.

그 두려움의 정체는 실체가 없는 내가 만들어낸 허상인데..... 한참 앓이를 한 후, 내 마음이 보였다.

마음을 단단히 붙잡는 연습이 매일 필요하다. 어른앓이는 계속 진행형이다.

 

돌이켜보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몸과 마음이 충분하게 단단해지는 과정이 아니었다.

한결같은 자신을 품고 살면서 나약한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무게를 견디는 과정이었다.

어른이 되는 과정을 겪으며 그보다 더 많은 날을 헤쳐 나가려면 쉬이 변하지 않는 자신을

오롯이 받아들여야 한다. 어른의 무게는 결국 마음의 무게다. 오늘 하루를 무사히 견뎌내는 덤덤함이다.

 

어른이 되기는 어렵고, 매번 연습이 필요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내 인격이 동글동글하고 유연해짐을 느낀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나서야 나도 모르게 어른으로 한 뼘 더 성장했음을 알게 된다.

오늘보다 더 낫은 내일, 내 마음의 텃밭을 잘 가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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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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