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의 무더위 속,
열대야는 시작되지 않았다.
여름 열기 속에서 오전은 그나마 숨 쉴 틈이 있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오고.
오후 되어서도 선풍기 바람은 덥지 않아 견딜만하다.
여름의 밥맛은 텁텁하다.
여름 밥상에 대한 고민이 깊은 이유다.
무기력해져서 무엇을 만들기가 귀찮다.
그럼에도 여름은 다른 어떤 계절보다 잘 먹어야된다.
땀 배출이 많고, 덩달아 기력도 떨어지기에.
간단하면서도 잘 넘어가는 것이 면 종류다.
여름의 별미는 콩국수나 냉국수, 냉면, 밀면이 아닐까?
겉절이 김치만 있으면 한 그릇 뚝딱~!
마트에 가서 잘 소분된 냉면(4인분)을 사왔다.
면과 육수, 겨자 4봉지씩 들어있다.
입맛이 없어서 간단하게 시원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비빔밀면을 좋아하는데, 밖에 나가 사먹기엔 이래저래 내키지 않는다. 위험해~~~
삶기 전에 면 3봉지를 뜯어 미리 찬물에 풀어주고 채반에 건져놓았다.
달걀 2개를 삶고, 오이를 채 썰어놓는다.
물을 끓이고, 채반에 풀어놓은 면을 40,50초 가량 빨리 삶아낸다.
시원한 물로 여러번 헹군다.
마지막에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얼음 꺼내 면발 탱탱하게~~~
겨자 뿌리고, 삶은 계란과 오이 올리니 그럴듯하다.
딱 시판되는 그 맛, 보통의 맛이다.
그래도 시원하게 잘 먹었다.
소풍 가는 날도 아닌데, 오랫만에 김밥을 말았다.
그냥 아무런 이유없이 집에서 만든 김밥이 먹고 싶은 날이 있다.
시중에 파는 김밥 사먹으면 편하고 좋을텐데 왜 굳이 집에서???
나는 사실 내가 만든 김밥이 제일 맛있다.^^
학교 다닐 때 엄마가 만들어 준 그 김밥이다.
어렸을 때 추억이 고스란히 소환되는 김밥~~~
학교가 방학이라 점심 도시락을 김밥으로 싸가도 좋을 것 같다.
문득 소풍가는 느낌도 나고, 컵라면과 함께 먹기에도 조화롭고?^^
시금치 대신 오이랑 깻잎, 당근을 왕창 집어넣었다.
싱그런 여름의 맛이 김밥에 들어있다.
평범하면서 소박한 김밥이 좋다.
여름에 김밥이라......
왠지 별로 안 어울릴 것 같은 음식인데,
나는 좋았다.
좋아하는 음식이 있고,
언제든지 쉬이 뚝딱 만들어 먹을 수 있음에
기분이 좋다.
이렇게 여름을 잘 보내면 될 것 같다.
조금의 수고를 해야하지만....
아무것도 아니다^^
행복해지는 것은 의외로 소박하다.
'소박한 밥상의 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를 위한 밑반찬; 소고기 메추리알 장조림 (0) | 2021.08.07 |
---|---|
8월의 첫 날, 천둥바람소나기 그리고 백숙감자 (0) | 2021.08.01 |
한 여름 속, 삶은 옥수수 맛이란?^^ (0) | 2021.07.24 |
초복에 ♥수박화채♥ (0) | 2021.07.11 |
압력솥으로 맥반석 달걀 만들었어요^^ (0) | 2021.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