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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아름다운 묘사가 탁월함 #무라이 설계사무소 #여름별장 #건축에 대한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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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8.28 지금 딱 이 책,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2022. 8. 2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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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계절은 시간의 출발선에서 딱 맞게 시작되는게 아니다.

계절은 스며드는게 아닐까!

엊그제까지 추웠는데, 볕의 기울기가 점점 길어지고 어둠이 천천히 스며든다.

사방으로 온통 꽃 피고 지고 하는 사이에 비가 오고 습기가 가득차더니 더위가 몰려왔다.

겨울과 봄, 여름은 순식간에 공기를 바꿔버린다. 

한낮의 불볕 더위가 꺾이고,

어느 틈에 매미 울음소리가 서서히 작아지면서 사라졌다. 

아침과 밤의 풀벌레와 귀뚜라미 소리에 선선한 공기가 들어오더니,...

가을이네, 가을이야!

가을의 길목에서 여름은 아직 곳곳에 남아 있다. 

시간에 뜸 들이듯 여름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여름과 가을 사이 지금 딱 읽으면 좋은 책,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이다. 

 

여름이란 계절을 너무 탁월하게 잘 표현한 책이라서 마음에 들었다.

읽고 있을 즈음에 여름이란 시간, 제목, 내 마음의 설레임이란 세 박자가 이 책 속에 꽂혔다. 

치열한 여름이란 한 계절 속에서 느릿하게 흐르는 듯 느껴지는 시간은 조급한 마음을 한 템포 쉬어가게 만든다. 

이 책의 세심함과 아름다움이 돋보였다. 

 

무라이 설계사무소, 여름 별장, 국립현대도서관 경합, 건축과 음식, 문화, 역사, 음악 등 

이야기 구성에 어울림있게 자리배치되어 묘사한 부분이 과하지도 않게 스며들었다. 

7월 말에서 9월 중순까지 펼쳐진 이야기는 여름에서 가을로 자연스레 연결된다. 

그러니 지금 딱 흐르는 이 시간들이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오쿠리 마을 표고 1,000m의 여름 별장에서 여름을 보내는 무라이 설계사무소의 사람들.

무라이 슌스케 선생님을 중심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조용하게 자신들의 일을 감당한다. 

건축하면 웅장함과 아름다움,  유구한 역사 등 말들이 생각나는데, 무라이 설계사무소 수장인 

무라이 슌스케 선생님의 건축에 대한 생각의 특별함을 알 수 있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에서 내 눈으로 읽혀진 것만 3번이다.

'건축은 예술이 아니야. 현실 그 자체지.' 

 

건축물은 아름답지만, 눈으로 보는 것과 현실 속에서 사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사람이 살아가는 기본적인 주택으로서의 건축물은 심미성을 추구하기보다

사람의 생활을 보호하는 안정성과 사용하기 쉬운 유용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거다.

디자인은 사람을 섬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보존보다 사는 그 자체에 숨결을 불어넣는 것이 건축의 참된 의미가 아닐까!

평소의 생각과 소신이 삶의 그릇에 담기기 마련이다. 

건축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은 여름 별장 뿐 아니라 그가 설계한 여러 건물에서도 표시가 난다. 

그러나, 무라이 슌스케 다움은 계속 이어질까?

건축 뿐 아니라 미술과 음악 등 예술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하고 발전되고 성숙되어져야 하는데.

국립현대도서관 경합은 무라이 슌스케 선생님의 남다른 의미있는 도전이 아니었을까!

전통을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화를 줘서 현실적인 유용함을 획득하는 것도 새로우니까.

책에서 펼쳐진 건축의 담론이 퍽 섬세하게 다가왔다. 

 

짧은 3~4개월의 여름과 아오쿠리 마을 여름 별장이란 시,공간 속에서 담아내는 이야기는

특별하지도 역동적이지도 않으면서 그 흐름이 개별적인 시,공간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표도 1,000m가 만들어내는 자연 속에서 사람마다 뿜어내는 외로움도 읽을 수 있었다. 

같이 일하는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나눠 쓰고 있지만 서로의 삶은 나누지않는 아주 사적인 개인들.

1980년대 일본의 고도 성장 뒤에는 오늘날 현대인의 고독과 닿아있음을 읽어낼 수 있다. 

 

여름 별장의 의미는 분주함에서 잠시 떠나 나를 쉬게 하는 안식처란 생각이 든다. 

일하는 사람들에게 여름 휴가가 주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인 듯.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한 편의 잔잔한 영화를 본 듯 인상적이었다. 

그 뜨거운 여름이지만 색색의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이름 모를 새들은 숲 속 여름 별장이 보금자리인 듯 수시로 날아든다.

표고 1,000m가 주는 서늘함의 공기가 여름 향기를 더 도드라지게 만든다.

도시에서 만날 수 없는 반딧불이 등 진귀한 풍경과도 마주한다.

잠잠하지만 더 치열한 여름이란 계절의 한가운데 있어서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다.

묘사의 아름다움을 읽고 싶으면 이 책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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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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