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빛 가득하다.
가을스러움이 완전 묻어나는 오늘 같은 날 멋진 날이라 연신 감탄한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날이다.
이런 가을 어찌 집에만 머물겠는가? 무조건 나가야지^^
아침 일찍 주일예배 드리고 늦은 아침을 먹고 함안 (옛)군북역 산책가기로 했다.
2년 전 이맘때 처음으로 가봤는데...
공기 좋은 조용한 동네였고 가을빛 추억 핑크뮬리와 함께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가보지 않은 반대 방향으로 장미터널이 있었다.
아담했고 장미과의 다양한 장미들이 피었고 이젠 지는 시간이었다. 수국과 함께~~
곳곳에 가을이 묻어남을 온 몸으로 느꼈다.
그래도 남은 시간이 아쉬워서인지 나비들은 부지런히 이 꽃 저 꽃 찾아다닌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다. 그래서 어쩌면 더 귀한.
어디에서나 자주 볼 수 있는 핑크뮬리 키가 크고 색감도 더 짙었다.
사람들의 침입?이 별로 없었구나!
자연 그대로의 가을빛이 주변 풍경과 잘 어울렸다.
조용해서 오롯이 가을을 만날 수 있다.
추억 속 기차가 경적을 울리며 달릴 것 같은...
분주함은 없고 정적만 남은 옛 역사驛舍의 모습은 스산하면서 고즈넉하다.
보이지 않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핑크뮬리와 묘하게 어울림 있는 건물이다. 흡사 외국에 온 듯.... 숙박업소다.
역에 사람들이 북적했을 땐 많은 사람들이 쉬어가곤 했을거다.
문을 닫은 역은 시간 속으로 사라지고, 건물만 덩그러니 남았는데.... 지금도 사람들이 머물까?
시간에 상관없이 가을빛은 여전히 찬란한데.
기차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기다린다.
핑크뮬리 활짝 핀 흔들의자는 연인을 기다린다.
텅 빈 옛 군북역에 가을이 앉았다.... 물들어간다.
아직 도심에서는 가을빛이 물들지 않았다.
볕도 좋고, 논의 벼는 고개를 숙이고 노랗게 익었는데...
옛 군북역은 가을 스며들었다.
조용한 마을이 궁금해 걸었다.
옛 모습이 남아있다. 기름짜는 집, 문방구, 점빵, 철물점 그리고 시장까지.
동네 돌아다니는 개들도 그냥 길에 누워 볕을 쬐고 있다.
주일인데도 의원은 문을 열었고 약국까지 낮인데도 형광등이 켜졌다.
숙박업소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고, 주점도 꽤 많다.
그 때 호황이었던 시간의 흔적이 낡은 건물을 통해 남아있다.
마음 한 켠 짠한 바람 한 점 들어온다.
호박이 노오란 가을옷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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