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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는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온다 #강세형 작가 #희한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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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30 「희한한 위로」가 주는 삶의 깊이를 생각해본다
2020. 9. 3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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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만히, 아무 말 하지 않고 잠잠히 옆에 있어준다.

사람을, 나를 위로하는 방식이란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어줍잖게 위로한다고 많은 말들을 곁들였는데, 생각해보니

경솔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뭐라고.......

지켜보는 마음은 아프다.

내가 어찌할 수 없기에 나서기도 참 그렇다.

내 마음도 그랬으니까.

그냥 가만히 놔뒀으면 좋겠는데, 힘 내라고 말을 보탠다.

고마운 마음은 아는데, 그 땐 내 마음이 누군가에게 기대기엔 참 버거웠나보다.

항상 가슴팍에 조개를 가지고 다니는 해달 보노보노,

느릿하고 어눌한 말투와 해맑음, 가끔 심오한 질문을 턱턱 던지는데.....

자연스레 보노보노가 옆에 있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보노보노는 내 마음을 알아줄 것 같은 왠지 「희한한 위로」 를 안겨줄 것 같다.

 

책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로 라디오 작가였던 강세형 작가를 알게 되었다.

이 책에 대한 느낌이 너무 좋았고, 누군가 나에게 에세이 책 한 권 추천하거나 빌려달라고 하면

어김없이 이 책을 소개해준다. 읽을 당시에 나도 뭔가 모르게 힘들었나보다. 위로받고 싶었나보다.

그리고 위로받았다. 사람의 말과 행동이 아니라 책으로. 작가도 이 책이 첫 책이었다고 한다.

작가의 책이 나올 때마다 빌려 읽거나 구매해 읽었다. 첫 느낌/인상이 중요한가보다.

 

작가의 후속작도 뜸했고 궁금하긴 했는데, 이렇게 또 책이 나왔다. 어떤 위로를 받게 될까?

기대했는데 아뿔싸 최근 몇 년 사이 작가가 제법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스스로 위로하고 싶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의 편지와 같은 이 글들 속에서 낯설지만

오히려 「희한한 위로」 를 받았다. 어떤 면에서 사람마다 삶의 모양이 다르지 않다는 것.

책을 다 읽고 작가는 지금 평안해졌을까? 궁금했다. 이 책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무심한 작은 배려 하나에 눈물이 핑 돌 때도 있었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웃기나 하고 싶어서 틀어놓은 코미디 영화가 뜬금없이 날 감동시키기도 했다.
  어쩌면 위로는,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작정하고 내뱉어진 의도된 말에서 보다는,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

위로받는 마음이 소리없이 존중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위로받는데 무슨 존중이냐고? 배려받는 느낌이라면 될까?

'힘 내라, 다 잘될 거야,~~~' 이런 위로의 말을 사용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내가 오늘은 너보다 더 힘들다. 나 쫌 위로해줘라'....

이런 솔직함으로 다가가는 위로가 오히려 서로에게 미안하지도 않고 부담없이 다가가

(피식~)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와닿지 않는 형식적인 말보다 오히려 더 편안해질 것 같다.

작가의 말처럼 그냥 무심함으로 툭 던진 말이 상처가 아닌 희한한 위로로 다가올 때이다.

남 일 같지 않음이 위로란 틀 안에서 서로를 묶어주는 것 같은 마음들?^^

 

  나는 그동안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만 있는 '운이 좋은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 시절에도 나는 꾸역꾸역 멀리멀리 돌아 어떻게든 혼자 살아보려 어리석을 만큼 지나치게 애를 썼던 것 같다.
  도와달라고 말 했으면 됐을텐데, 그럼 조금 더 가볍게 살아왔을 수 있었을텐데,
  그랬다면 지금의 슬럼프와 위기를
극복해낼 힘도 조금 더 비축해 놓았을 수 있었을텐데......

  "근데 언니는, 왜 도와달라는 말을 안 해요?

  언니, 그거 되게 이기적인 거예요. 언니가 도와달라고 해야, 나도 도와달라고 할 때 마음이 편하죠."

  도움을 받는데, 조금 더 익숙한 사람이 되고 싶다.

  도와달라는 말을,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고맙다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게 받은 도움으로, 조금 더 밝은 사람이 되고 싶고, 조금 더 마음이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다.

  (85쪽~87쪽 틈틈이)

읽으면서 가장 닿는 글이었다.

도와달라는 말은 사실 쉽지 않다.

도움을 줄 수 있으면 도움을 주지, 되도록이면 살아가면서 도움을 받을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도 살아가면서 어떻게 그렇게만 될까?

 

병명도 몰랐을 때 계속 무기력함과 반복되는 아픔이 찾아왔다. 의사들은 한결같이 '스트레스'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질병들이 스트레스가 원인 아닌게 어디 있냐고.

♣그래서 더 내 몸을 보살피게 된다. 남들보다 예민해서 자주 아프고 자주 외로워지지만 그래서

또 나는 나를 위해 그나마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나에게 필요한 말들을 주워 모으는 일,

그리고 또 어딘가에서 나만큼이나 예민해 불쑥불쑥 외로워지는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주는 일.

내가 느리게 느리게 조금씩 조금씩, 계속 움직이며, 게으른 애들 중에 제일 부지런하게 사는 이유는,

나를 달래기 위해서, 나를 우울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내겐 너무 행복한 그 게으른 시간을 죄책감 없이 만끽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 정말 힘든 시간을 겪었을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고 책을 내었는지 조금은 알 듯 하다.

그녀가 처해진 삶의 리듬대로 참 잘 살아왔구나!!! 그녀가 받은 「희한한 위로」 이젠 내 순서구나.

나에게도 매일 하루의 삶의 리듬이 있다. 요즘 들어 생각이 든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좋은거구나.

어떤 힘듦이 찾아와도 내가 해왔던 리듬대로 하면 시간이 흐르고,..... 괜찮아지네.

스스로에게 행하는 주술같은 마음 챙김이다. 그런 마음 챙김이라면 나눠줘도 될 것 같다.

그러면 위로를 받는 사람도 위로를 하는 나도 평안해질 것 같다.

자신을 위로하려고  쓴 책이 다시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는 책이 되었네^^

삶에서 주는 그 자잘한 보물찾기를 내가 지금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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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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