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3년 이상 있으면서 우리학교 정원을 살갛게 둘러보지 않았다.
봄여름가을겨울 피는 꽃과 나무들 이름을 알면 좋고 몰라도 그만이었는데...
교장선생님께서 꽃과 나무 등 식물에 대해 관심이 많으시다는 것을 알고 난 후
다시 새롭게 식물들을 보게 되었다.
이름하여 '점심시간에 웃음꽃 연수'가 시작되었다.
비가 자주 오고 볕 나기를 반복하니 더 싱그러운 4월을 맞이한다.
신록의 계절, 계절의 여왕 5월이 난처하게 되었다.
기후변화가 계절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든다.
교정에 새로운 꽃이 피었다고 교장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다.
점심시간에 웃음꽃 연수 2교시가 시작되었다.
소녀같으신 교장선생님의 말씀에 빨리 보고 싶었다.
밥을 빨리 먹는 편인데, 더 빨리 먹은 듯...ㅋㅋ
내가 아는 꽃일까? 모르는 꽃일까?
명자나무 옆에 있어서 그럴려니 명자꽃인 줄 알았는데...
병꽃나무라고 하셨다. 찾아보니 붉은병꽃나무였다.
긴 병처럼 백합인 듯 길쭉하게 닮았다.
명자꽃처럼 새색시마냥 수줍은 듯 하얗고 노란 자줏빛 붉은 색색이 꽃잎에 새겨졌다.
무지개처럼, 노을빛처럼, 수시로 변하는 하늘처럼.
다리 높이까지 올라온 긴 줄기 끝에 오밀조밀 노랑 국화들이 피었다.
궁금해서 꽃검색을 했다.
뽀리뱅이라고 한다. 로제트 잎... (선)씀바귀랑 비슷하다.
잎만으로 보면 냉이 쪽 그 동네 사촌쯤 되려나?
첫 꽃연수 이후 피지 않았던 꽃과 식물들을 피워내었다.
다 피고 지는 때가 있네.
돌단풍도 피었다.
바위 틈에 단풍나무 잎처럼 생긴 잎이 달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꽃말은 생명력과 희망인데, 딱 그 이름답다.
작은 별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별꽃마냥~~
큰개불알풀꽃 우리말로 봄까치꽃 때문에 늘 웃는다.
꽃은 예쁜데 이름이 참 거시기하다고;;;;;
백리까지 향이 간다는 백리향은 처음에 아이들이 똥냄새 난다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손사래 치며 살랑살랑 바람 스쳐지나가듯 만져보니 향이 달랐다고 한다.
당황스러웠을 백리향이 체면치레했다^^
꽃다지? 꽃마리? 별꽃? 꽃 이름이 이젠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자꾸 찾아보고 이름을 기억해야한다.
올해 핀 꽃들이 작년에 핀 꽃이라 어슴푸레 기억하지만 뒤죽박죽이다.
꽃마리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무심코 넘어갈 수 있는 아주 사랑스런 꽃이다.
자꾸 잊어버려 내 머릿속에 꽃도감이 저절로 펼쳐치는 칩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생각나니 다행이다.
봄 지나 초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5월에 필거라는 거리의 이팝나무 하얀 튀밥꽃이 벌써 피었다.
자꾸 꽃 피는 시간들이 앞당겨진다.
모르는 꽃들도 덜컥 어느 흙에서 올라와 피고 있다.
바빠질 것 같다.
교장선생님께서 어떤 꽃과 나무를 발견하실까?
여름의 연수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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