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타관대출한 3권의 책이 도착했다.
생각보다 좀 늦게 도착했는데, 며칠동안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빨리 읽고 싶은 그 설레임의 감정도 퍽 오랜만이다.
매미 울음 소리에 미세한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듯,
아직 여름 한가운데를 지나면서도 마음은 가을을 기다리듯,
계절의 변화를 쉬이 느낄 수 있음은 읽고 싶은 책이 있다는 것!
마음이 항상 앞선다. 앞설 때, 즐기는거다^^
이런 마음은 항상 날마다 뒤따라 오는 건 아니니깐.
책 「책들의 부엌」이다. 소양리 북스 키친에서 잠시 쉬어가세요~~~
"북스 키친은 말 그대로 책들의 부엌이예요.
음식처럼 마음의 허전한 구석을 채워주는 공간이 되길 바라면서 지었어요.
지난날의 저처럼 번아웃이 온 줄도 모르고 마음을 돌아보지 않을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맛있는 이야기가 솔솔 퍼져 나가서 사람들이 마음의 허기를 느끼고
마음을 채워주는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으면 해서요.
그리고 누군가는 마음을 들여다보는 글쓰기를 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자기만의 동굴이 필요할 때가 있다. 숨어서라도 숨 쉴 수 있는 곳.
사람들 속에서 어울려 살아간다고 하지만, 얼마나 힘든가!
이런저런 이유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녹록치않은 삶은 자꾸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어디에 있든지, 어디로 가나 고단한 삶의 연속이다.
그냥 생각과 마음이 쉬고 싶을 뿐인데,........
목적지를 정해놓지않은 그저 발길 닿는대로, 마음 이끄는대로 길을 나서니
소양리 북스 키친을 만났다. 북 카페를 겸한 북 스테이.
궁금함에 자석에 이끌리듯 들어가겠지.
이런 곳은 꼭 인적이 드문 곳에 있고, 주변 풍경이 아름답기까지 하다.
딱딱한 도심의 아스팔트 거리와는 많이 다른 흙 내음과 풀벌레 소리에 이미 마음은 풀어지고.
그 곳에서 힘겨웠던 지난 날의 내 마음을 돌아보고, 토닥토닥 할 수 있다면
다시 치열한 세상 속으로 들어갈 때 불안하고 힘들어하는 나를 든든하게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
# 메이브 빈치 [그 겨울의 일주일] #오가와 이토 [츠바키 문구점] #델리아 오언스 [가재가 노래하는 곳]
#L. 프랭크 바움 [오즈의 마법사] #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강머리 앤] #에쿠니 가오리 [나비]
책 「책들의 부엌」 들어가기를 읽으면서 메이비 빈치의 책 <그 겨울의 일주일>이 생각났다.
삶에서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는 곳,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
무엇을 하지 않아도 그냥 힐링되는 계절과 자연과의 만남,
내밀한 사연을 털어놓지 않아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그 공간 속에 다 있었다.
고민에 대한 답을 일부러 구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답은 내 속에 있다.
일상의 시간을 보낼 때, 나에게 시간을 내어주지 않았을 뿐이다.
매 순간마다 힘겨워했을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저마다의 고민과 사연을 가지고 소양리 북스 키친에 온 사람들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진다.
책을 통해 따뜻한 사람과의 소통과 공감을 통해서 자신을 알아가고, 보듬어 안는다.
늘 시간과 타인에 나를 맡겼는데... 시간이 지나 서서히 삶에 변화가 온다.
남들이 인정하는 삶이 아닌, 나에게 초점을 맞춘다.
내가 선택하는 진정 나의 시간이 펼쳐진다. 소양리 북스 키친에 온 사람들처럼.
위로하고 격려받는 비밀스러운 동굴이 있다는 것,
부담없이 내 마음 누일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언제든 찿아갈 수 있다는 것....
여기에 가면 분위기 너무 좋고 음식까지 맛있어서 후회하지 않는다는 누군가의 추천처럼
맛있는 음식과 함께 책을 추천받고 마음까지 쉬어간다는 그 곳,
소양리 북스 키친으로 오세요!^^
소양리 북스 키친에서 따뜻하게 처방을 내려준 책들은 역시~~~ 강력추천!
에쿠니 가오리의 그림책 <나비>만 빼고 읽었던 책들이다.
좋아서 선물을 해줬던 책들이기도 하다. 반응도 좋았다.
아울러 작은 개인 서점이나 독립 서점(대형서점의 도서 출판 및 유통방식 차별화된 방식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책방 또는 서점주의 취향을 담은 공간에서 특색있는 서적을 판매하는 곳)의 주인장들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게 될까? 다양한 책들 속에서 가장 탁월한 책을 선택해야 하니까.
소양리 북스 키친의 주인장 유진이 더 돋보였다.
북카페와 북스테이를 함께 운영한다는 것은 보통 이상의 노력과 열정, 센스가 필요할 것 같고
무엇보다 사람 자체가 품고 있는 바른 인성과 온화한 성품이야말로 사람을 품고 곁을 내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억지로 일을 하는게 아니라 함께 즐기는 모습 또한 특유의 여유로 느껴졌다.
오랫만에 마음이 환해지는 책「책들의 부엌」을 만났다.
나와 코드가 맞는 책인지 빠른 속도로 읽고, 정리했다.
볕이 났다가 구름 속에 숨었다가... 매미는 줄기차게 울고, 한낮 오후 32℃
에어컨과 선풍기는 계속 열일 중,
내가 있는 여기가 「책들의 부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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