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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답을 찾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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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0.06 계속 자라는 중, 천천히 답을 찾아가~~「귤의 맛」
2020. 10. 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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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스한 귤빛 석양이 나무 사이사이로 넓게 퍼져 나갔다.
  소란은 동그랗고 탱탱한 귤 하나를 따서 돌려 가며 소매에 문질렀다.
  먼지가 닦이자 까먹기 아까울 정도로 귤껍질이 반짝거렸다. 은지의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초록색일 때 수확해서 혼자 익은 귤, 그리고 나무와 햇볕에서 끝까지 영양분을 받은 귤.
  이미 가지를 잘린 후 제한된 영양분만 가지고 덩치를 키우고 맛을 채우며 자라는 열매들이 있다.
  나는, 그리고 너희는 어느 쪽에 가까울까.

 

책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가 쓴 책이라 망설임 없이 읽었다.

조금 안면 있는 작가 찬스를 쓰면서 책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책「귤의 맛」이다. 딱 우리 효진이 나이 또래의 끼리끼리 여자 아이들의 성장 소설이다.

그래서 더 관심있게 읽었고, 요즘 아이들의 생각을 어렴풋이 엿볼 수 있었다.

 

초등학교 때 여자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관계의 무리 속에 들어가지 못하면 아이들 말로 학교 가는 일이 피곤하다.

두각을 드러내는 것도 안 좋지만, 존재감 없는 것은 더 안 좋다.

삼삼오오 관계가 맺어지면 그 속에서 다시 더 친한 애들과의 끼리끼리가 형성된다.

관계의 무리는 조금은 느슷하지만 이탈되면 안 되고, 끼리끼리 묶인 관계는 끈끈함이다.

아이가 초등학교 때 친구 관계로 인해 힘든 시기가 있어서 더 잘 알게 된 사실이다.

그리고 중학교도 같이 올라오면서 아이들은 무리에서 2,3명의 마음 맞는 관계를 형성한다.

함께 같은 반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각각 떨어져도 아이들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집이 멀거나 가깝거나 상관없이 한 곳에서 만나 등,하교를 한다.

이제 좀 컸다고 반에서의 반 친구와의 관계도 소홀하지 않는다. 아무리 친밀한 그들이 있더라도^^

하루의 모든 시간이 교실에서 이뤄지니까.

그래도 속내를 알고 고민을 함께 나누며 각자의 집을 오며가며 자유러운 영혼처럼 노는 아이들은

마음이 한결 여유롭다. 복잡한 친구 관계로 마음이 힘들어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들에게는 끼리끼리의 소울메이트가 있으니까.

 

중학교 2학년, 코로나로 인해 올해는 학교에 간 날 보다 가지 않은 날이 더 많았다.

반 친구들보다 친밀한 3년지기 두 친구들과의 관계가 더 옹골차다.

늘 붙어다니니 공부방도 같이, 학교에서 동아리도 같다.

3명 트라이앵글~ 아이들은 더 잘 안다. 상처받고 상처주는 일을 서로가 은연중에 겪어봤기에.

친구의 기분도 헤아릴 줄 알고 풀어주기도 한다. 몸이 자란만큼 마음도 자랐다.

「귤의 맛」처럼.... 제한된 영양분으로 덩치를 키우고 맛을 채우며 자라고 있다.

 

책에서는 4명의 아이들, 소담 해인 은지 다윤 이야기를 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때 영화동아리와 학교 축제 준비를 하면서 아이들은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다.

늘 아픈 동생 때문에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이 고픈 아이, 아빠의 사업 실패로 쫒기듯 서울에서

변두리 신영진으로 이사온 아이, 맞벌이 부모님으로 인해 늘 마음이 허기진 아이,

부모님의 이혼 그리고 바쁜 엄마로 인해 홀로 있는 아이......

사는 환경도 성격도 다른 아이들 무엇보다 어릴 적 친구들과의 관계로 인해 크고 작은 상처받은 아이들이었다.

친구라고 해서 모든 말들을 주고받는 것은 아니었다. 혼자만의 비밀도 있다.

그것으로 인해 의심을 하고, 받고 관계가 틀어지기도 한다.

아이들의 속사정이다. 공유하는 것은 마음껏 하되, 나를 건너뛰는 정보만은 공유하고 싶지 않다.

뒤에서 호박씨 깐다는 아이들의 말은 아프게 들린다.

 

책은 성장기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관계라는 틀 속에서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민낯이 보인다.

중학생인데 고등학교(자사고, 특목고, 외고...)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고 그에 맞춰 공부를 하고 학원을

다녀야 하는 아이들의 일상이 그려져있다. 좋은 고등학교를 많이 보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아이들을 코치해주는

중학교와 아무런 거리낌없이 위장전입 문제 등 모두 대입을 위한 전략이다.

이런 와중에 아이들도 고민을 한다. 함께 같이 갈 것인가? 아니면 나중을 위한 선택을 할 것인가?

제주도에서, 은지네 집에서의 파자마 파티 때 한결 같았던 그들의 마음도 변했을까?

고등학교 입학식 때 강당에서 '축 입학' 표지판 옆에서 소담 해인 은지 다윤이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번 그들의 관계를 위태롭게 할 변수가 오겠지. 대입이란 크고 막막한 산~~~

4명의 아이들이 어떻게 고등학교 3년 이야기를 엮어낼지 궁금하기도 하다.

제 맛을 끝까지 키우며 자란 귤처럼 생각들이 꽉차 영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절박하고 뒤틀리고 아슬아슬한 약속. 그 선택으로 인해 대학이, 진로가, 미래가, 인생이 뒤집힐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알지만 감수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냥 순간의 여러 감정과 계산이 빚어낸 결과였다.
겨우 열여섯, 밤이었고.
  충동적 판단...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었다. 진심이 아닌 것도 아니었다.
  각자의 계산과 계획이 있었다........... 모두 스스로에게 최선의 선택을 했을 뿐이다.

 

아이는 아직 혼란스럽고 당황스럽지 않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지나가는 말로 고등학교 어디로 가야할지 살짝 고민은 내비친다.

집과 가까웠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집 가까운 곳에 여고가 한 군데 있지만 뺑뺑이 돌린다.

1지망으로 지원해도 그 곳에 못 갈 수 있다.

공부로 순위 매겨 가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친한 친구들과 같이 갈 수 없음에 염려하는 듯 하다.

그렇지만, 아이가 지금이란 시간을 소중히 잘 보냈으면 좋겠다.

친구들과 만나 수다떨고 먹는 즐거움에 기뻐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이 순간에 행복했으면 좋겠다.

숱한 시간을 보내면서 좋은 날도 있겠지만 우울하고 답답하고 힘든 날도 있을 터....

그 때의 고민은 그 때 족하다.

엄마, 나는 겨울이 제일 좋아. 입동이 언제야? 귤은 또 언제 쏟아져나와?

제주도에서 바로 올라온 귤의 맛은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제주도 감귤 농장에서 바로 따서 먹는 그 톡 튀는 과즙의 싱싱함을 모르듯이.....

초록색일 때 수확해서 혼자 익은 귤이든 나무와 햇볕에서 끝까지 영양분을 받은 귤이든

계속 자라는 중이니, 천천히 답을 찾아갔으면 좋겠다.

효진이에게 넌지시 읽어봐라고 말해봐야겠다.

물론 효진이는 거의 안 읽겠지만^^

사춘기 청소년기 아이의 마음을 읽기에 딱 이 책만한게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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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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