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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별인 너에게 #나태주시집 #시를 읽는 시간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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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6.02 詩가 이래도 되나요?!「혼자서도 별인 너에게」
2020. 6. 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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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하고 영롱함으로 반짝반짝 빛 난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면 일부러 시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볼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설렁설렁 만만한 시란 뜻은 아니다.

활짝 마음의 문만 열면 시가 걸어 들어온다.

언제 어디서나 읽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친구 같은 시어들이 저절로 말 걸어오는 듯 하다.

그 말 건네는 다정함이 많이 좋다.

평범함 일상 속에서 시인은 풀과 꽃, 구름, 하늘, 나무, 강물, 돌맹이, 나비,....

친구가 많다. 시인을 보며 아, 행복한 사람이구나!!!

시집 <혼자서도 별인 너에게>는 늦은 밤 잠들기 전 머리맡에 두면 좋을 듯 싶다.

오늘 한 편, 내일 한 편, 깊은 밤 기분이 업 되면 한 편 더....

이렇게 아껴 읽고 싶은 시들이 많다.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풍경 고스란히 닮는 솔직한 어른이 되고 싶다.

순수함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둑어둑한 밤의 별빛이 좋고,

수정 구슬 같은 맑은 하늘에 둥둥 떠 있는 구름이 좋고,

아무렇게나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피어있는 풀꽃이 좋다.

늘 좋아하는 것을 보며 환하게 웃는 나도 좋다.

아주 사소한 곳에서 감사함을 찾으려고 한다.

내 마음이 평안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이런 의미에서 나태주 시인의 시들은 내 삶의 지향점이다.

무엇이든 좋게 보려는 마음이 든다.

 

그래도 어느 시가 더 마음에 듭니까?

음..... 글쎄요. 딱 이것요... 라고 말할 수 없어요.

다 마음에 드니깐요.

내 마음이 힘들땐 힘을 주는 시가 마음을 움직이고요.

내 마음이 아플땐 잠잠히 마음에 스며드는 쉬어가라는 시가 좋더군요.

이렇게 그냥 내 마음이 말할 뿐이다.

감정 상태에 따라 시인의 시는 마음을 토닥토닥 해준다.

말하지 않아도 그냥 시 한 편으로 내 마음을 만져주는 것 같아 좋다.

 

산수유꽃 진 자리

사랑한다, 나는 사랑을 가졌다

누구에겐가 말해주긴 해야 했는데

마음 놓고 말해줄 사람 없어

산수유꽃 옆에 와 무심히 중얼거린 소리

노랗게 핀 산수유꽃이 외워두었다가

따사로운 햇빛한테 들려주고

놀러온 산새에게 들려주고

시냇물 소리한테까지 들려주어

사랑한다, 나는 사랑을 가졌다

차마 이름까진 말해줄 수 없어 이름만 빼고 알려준 나의 말

여름 한 철 시냇물이 줄창 외우며 흘러가더니

이제 가을도 저물어 시냇물 소리도 입을 다물고

다만 산수유꽃 진 자리 산수유 열매들만

내리는 눈발 속에 더욱 예쁘고 붉습니다.

 

오늘의 약속

덩치 큰 이야기,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않기로 해요

조그만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아침에 일어나 낯선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든지

길을 가다 담장 너머 아이들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다든지

매미 소리가 하늘 속으로 강물을 만들며 흘러가는 것을 문득 느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는 하지않기로 해요

우리들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지나간 밤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든지

하루 종일 보고픈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했다든지

모처럼 개인 밤하늘 사이로 별 하나 찾아내어 숨겨놓은 소원을 빌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걸 우리는 잘 알아요

그래요, 우리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오래 헤어져 살면서도 스스로

행복해지기로 해요

그게 오늘의 약속이예요.

 

말은 그렇게 한다

나 객지를 젊어서 떠돌 때

날마다 날마다 믿음이 가지 않는 아들

아버지 자주 보내신 편지 끝에

얘야, 오늘도 밥 많이 먹고

집으로 돌아가 발 닦고 일찍 자려무나 그러셨는데

이제 서울에 있는 딸아이

대전에 있는 아들아이 저녁에

가끔 전화가 오면

얘야 오늘도 밥 많이 먹고,

집으로 돌아가 발 닦고 일찍 자려무나 그런다

집으로 돌아가는 것과

밥 많이 먹는 것을 알겠는데

발 닦고 일찍 자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란 말인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말을 그렇게 한다

얘야, 집으로 돌아가 오늘도 발 닦고 일찍 자려무나.

 

외로운 사람

전화 걸 때마다

꼬박꼬박 전화 받는 사람은

외로운 사람입니다

불러주는 사람 별로 없고

세상과의 약속도 별로 많지 않은

사람이 분명할 테니까요

전화 걸 때마다

한 번도 전화를 받지 않는 사람은

더욱 외로운 사람입니다

아예 전화기에서 멀리 떨어져

새소리나 바람 소리, 물소리의 길을 따라가며

흰구름이나 바라보고 있는

그런 사람이 분명할 테니까요.

 

행복하다.

행복하자.

행복하기를.........

이러나 저러나 각자 우리는 외로운 사람 그래서 더 행복해야된다.

오늘 하루 무엇을 했든지 어디로 발걸음 옮겼든지 수고한 나의 발이 평안하기를....

철따라 꽃은 피고 지기를 반복하지만....

그래도 내가 오늘은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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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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