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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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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데, 소설은 안 쓰세요?

쓰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그 물음과 항상 마주하면 부담스럽다고 한다.

제대로 된 작가라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소설 한 편은 남겨야되지 않을까 편견은 마치 통과의례처럼.

그래도 묵묵히 에세이스트라고 말하는 작가가 있다. 보노보노의 작가, 김신회.

고등학교 때 긁적거렸던 짧은 소설이 표절이란 말에 상처받아 그 이후로 소설은 쓰지 않았다고 한다.

작가가 꼭 소설을 쓰라는 법은 없다. 그냥 쓰고 싶은 글을 마음가는대로 쓰면 된다는 것을 작가는 말한다.

그래서 나도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책을 읽고 그녀의 소소한 팬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한 권의 책에서 받은 감흥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아주 작은 관심이자 사랑이다.

읽은 책 「심심과 열심」 도 김신회 작가라서 선택했다.

13년동안 1년에 한 권씩 책을 냈다고 했다. 그녀의 책들을 모두 읽어보지 않았지만 궁금했다.

이번 책은 어떤 책이고, 작가는 어떤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썼을까?

삶을 담담히 살아내고 소소한 일상을 일기장에 기록하듯 적은 글을 통해서 궁금한 점이 해소된다.

아..... 나름 마음이 힘들었구나. 삶에서 고민한 흔적들을 엿본다.

나도 그랬는데 하면서 맞장구를 친다. 결이 다르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살아가구나 싶기도 하고.

 

 

'너는 작가가 될거야' 존재감 없는 아이에게 초등학교 졸업식 마지막 날에 선생님께서 말해주신 보석같은 말.

일기장에 써놓고 잊어버렸다가 다시 꺼냈다가... 그  말이 작가의 지금을 만들어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조언과 입바른 소리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많이 들으니 가까운 사람에겐 칭찬과 위로의 말을 듣고 싶다는 솔직함이 와닿는다.

내심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 되지 말자~~ 소근소근 나에게 말해본다. 그냥 아무 이유없이 위로를 받고 싶은거다.

이번 책에서는 글쓰기에 대해 작가의 사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랑 비슷한 면이 많아서 이야기가 더 끌렸다.

 

사랑은 시간을 쓰는 일이라 했다. 한 일에 몰두하는 것은 시간을 쓰는 일이고, 그 일은 내가 기뻐하고 즐겨하는 일이니까.

그러고보니 나도 오랫동안 글쓰기를 해왔다. 학창시절 때 일기와 편지 적는 것을 즐겨했으니까.

블러그에 책을 읽고 글을 다시 쓰게 된 것은 횟수로 12년이 되었다. 자랑할만한 글 솜씨는 아니지만 글 쓰는게 좋았다.

내가 글쓰기를 물들임 해왔다는 것은 그 일을 사랑한다는 것이 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은연중에 나를 드러내고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규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지도 모르겠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규칙적인 글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

나는 글을 적는게 어렵지는 않았다. 부담도 되지 않고. 사진을 찍고 느낀대로 글을 써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부담으로 다가올 때 있다. 글쓰기에 대한 책을 읽고 나면 의심하게 된다.

잘 쓰고 있는지.... 읽은 책에 대해 정리할 때도 부담감은 있다. 잘 쓰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그래도 그 때 뿐이고 또 생각이 나서 습관처럼 적는다. 동기부여가 되는 글쓰기에 정성을 쏟기 마련이다.

   글쓰기로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글쓰기는 즐거워야 한다. 그래야 계속 쓸 수 있다.
   부담감이 들더라도 견딜 수 있을 만큼의 부담감이어야 한다. 그렇게 글쓰기가 일상 속의 작은 즐거움이 된다면,
   우리에게는 언제 어디서든 함께 할 수 있는 소울메이트가 하나 생기는 것이다.
   그런 존재와 함께 하는 일상은 꽤 괜찮다. 그래서 나도 글쓰기를 포기 못 하고 있다.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니 책에 메모지가 많이 붙여졌다.

메모를 하면서 책을 보면 내 생각이 정리되어지는 기분이다. 이렇게 글로 정리할 때도 좋고.

일단 많이 써봐야 한다. 질보다 양이란 말에 맞장구~

지금 나는 책을 읽고, 바로 읽은 것 정리하는 글쓰기를 하고 있다.

하루에 읽고 쓰기를 하는 것은 보통의 일이 아닌데, 해야만 될 것 같아서 무리하게 읽고 쓴다.

사실 무리하는 것도 아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조금 버겁기는 하지만.

매일 일기 쓰듯 글쓰기도 리듬을 타야 한다. 흐름이 끊기면 안 되니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인데^^

"좋아해서 몰두해 왔던 일이 나를 너그럽게 봐주지 않는다는 건 생각보다 큰 배심감으로 다가왔다"

작가의 이 말이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 그래도...... 계속 써 나갈거란 다짐을 얹어준다.

삶이란 것도 늘 좋아서 살아가는 건 아니다. 안 좋아도 계속 살아내야 하는 거니까.

때로 좋아하는 일보다 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때가 더 많다.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큰 특권인가!

나를 너그럽게 봐주지 않는 것은 비단 글쓰기만 그런게 아니었다.

 

   40대의 창작자는 불안해질 때면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나이를 먹는 만큼 독자도 나이를 먹는다고.
   그러니 나는 오늘의 내 이야기를 하면 된다고.

   -신예희, <지속가능한 반 백수 생활을 위하여 / (21세기북스, 2019)>

작가도 이 글에 위로를 받았다고 하는데, 읽고 보니 그렇네.

내일도 아닌 오늘, 누구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내가 나를 더 아껴줘야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적는 글에서 내가 위로를 받는 날이 적지 않았다. 사실.........

토닥임이 좋았다. 나를 만나는 글 쓰는게 차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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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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