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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2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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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화되었지만, 나의 메모 사랑은 빛난다.

'습관화'란 말 대신 '물들임'이라 말하고 싶다.

시간의 물들임....... 빛바랬지만 소중한 내 삶의 흔적들.

그 삶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책장 한 켠에 시간 속에서 나와 머물렀던 흔적이 고스란히 꽂혀있다. 

30년 이상이 된 노트와 일기장, 파일.......

 

 

어렸을 적부터 할머니 따라 교회를 다녔다.

초등학교 때는 그냥 무작정 마음내키는대로 들락날락했고.

중,고등학교 때는 홀로 외톨이 믿음이지만 신앙생활 나름 열심히 했다.

예배를 드리고, 목사님 설교 말씀 메모를 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기에 집에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다.

부모님이 자주 다투셨기에 마음이 허해서 날마다 일기를 쓰면서 내 마음을 다독였다.

책을 읽고 정리하고, 신문 사설을 오려 스크랩하는 것도 왜 그렇게 좋았을까?

지금 생각하면 그 때의 나는 평범하면서도 특이했다. 

어쩌면 일상의 소중함을 알았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지금도 여전히 메모하는 물들임이 삶에서 빠지지 않는다. 

이런 소탈함과 평범함을 즐기는 내가 담백하니 좋다. 

 

책「물건이 건네는 위로」를 읽었다. 

오늘이 소중해지는 애착 사물 이야기....... 끌렸다. 

그런 사물이 은연중에 내 삶과 내 시간과 함께 했으니까.

한편, 물건과 위로란 단어에 미소가 번지면서 아려오는 이 두가지 마음이란??? 

사람에게서 받아야 될 위로와 표현해야 될 감사가 아닌

물건에게서 받는 감정의 온도가 낯설다.

저자의 애착 물건에 대한 기억이 때론

따뜻하게, 아련하게, 슬프게, 행복하게, 위로로 버무려져있다.

애착 물건이 있음은 회상이면서 추억이다.

좋든 좋지 않았든 어쨌든 지금의 나를 있게 했고,

또 오늘이란 시간을 살아내게 하는 힘이 되게 하는 건 분명하다. 

 

 

덩달아 애착 물건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끼고 좋아하는 물건들이 생각났다.

과거로 데려다주기도 하고,

현재의 시간과 함께 하면서 소중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평소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물건이 책 「물건이 건네는 위로」를 통해 소환된다.

 

식물을 잘 키우지도 못하면서 탐 낸다. 

기다랗게 자란 잎을 다시 떼어내어 빈 화분에 삽목을 해주고,

반들반들 파릇파릇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것을 보며 뭉클해한다.

손으로 잎을 쓰다듬으며, 예쁘게 잘 자라주었구나! 

그 앞에서 쪼그려앉아 칭찬해주는 내가 있다.

생명을 키우는 일은 사소하지 않다. 

 

나는 알록달록 문구류가 너무 좋다. 

일하는 곳에서 내 눈에 잘 보이는 자리에 늘 있다. 

아이들이 탐 내는데, 다른 것은 아낌없이 줘도 저 문구류는 절대 안 준다. 

7년 동안 방과후학교 업무를 하면서 나와 함께 한 아이들이다. 

아마 몇 년 뒤 다른 학교로 옮기더라도 꼭 가져 갈 나의 애장품이다. 

사람들은 저게 뭣이 그렇게 소중할까? 싶기도 하지만.....

 

책장 가득 책도, 탁상달력도, 향기볼펜도, 5년째 쓴 가계부 등 

모두 내 손에 익숙했고 정 들었던 물건들이다.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새삼 내 삶 속에서 있었던 것 처럼 당연하게 생각했던

물건들이 합창하듯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었든, 필요에 의해 함께 해왔던 것들인데....

그랬구나....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구나!

모두 저마다의 존재 이유가 있다. 

유무형으로 서로에게 닿는다. 

 

어딜 가든 책 한 권은 늘 가방 속에 넣고 다닌다. 

오래된 습관이자 시간으로 맺은 친구이다.

그냥 맨 손으로 어딜 나간 기억은 없다. 

익숙했지만 소중한 줄 몰랐던 물건을 새롭게 보는 시선이 필요할 듯 싶다.

다정하게 이름 부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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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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