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앞자리가 바뀐지 열 달이 흐른다.
4에서 5로 바뀌고 40Km대로 달렸던 속도가 50Km대로 빨라졌다.
앞머리에 희끗희끗 머리카락이 자주 보이고 간지럽기도 하다.
몇 일만 걷기 하더라도 다음날 재어보면 몸무게가 빠졌는데,
지금은 바늘이 뒤로 물러가지않고 앞으로만 나아간다.
아뿔싸 어떡해?! 재고 또 재어봐도 앞으로만...
나름 혼자 후딱 지나는 세월 핑계를 대어보면서 위로를 한다.
그렇지 5로 바뀌었으니 당연하다고.
몸무게는 빠지지 않더라도 아프지않고 건강함을 유지하면 되지.
더이상 빠지지 않는 체중이지만 그래도 걸어본다.
학교에서 점심 먹은 후 이어폰 끼고 음악 들으며 빨리 걷기를 한다.
밤에는 고3 아이 데릴러가지 않는 날이면 아비토끼 퇴근 후 함께 걷는다.
걸으면서 부부간의 대화를 하는 시간이다.
너무 더웠던 여름이라서 잎이 볕에 타들어가 아주 미세한 바람결에도 떨어졌는데...
올 가을에는 나무에 잎들이 얼마 달려있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밖에서 안쪽으로, 아래에서 위쪽으로 잎 가장자리부터 물들어가고 있었다.
오래되어 잘려진 죽은줄 알았던 나무도 잎이 돋았고 색이 입혀지고 살아있다.
눈으로 보기에 건강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저 살아있음에 고맙다.
끈질긴 생명력에 늘 감격하면서 겸손해진다.
한 나무와 다른 나무의 가지가 서로 붙어서 나뭇결이 하나로 이어진 것을 '연리지'라고 한다.
연리지 나무는 많이 봤는데, 한 나무 속에 다른 나무가 들어가 자라는 것은 무엇일까?
오래된 나무가 작은 나무를 자기 아이마냥 속으로 감싼 모습이다.
신기하면서 놀랍고 기괴한 느낌이 든다. 안에 작은 나무가 쭉쭉 뻗어나갈까?
죽지않고 살아 커가면 좋겠다.
색감이 변하는 가을에는 달라진 많은 풍경들이 눈에 더 잘 띈다.
소풍 가서 보물찾기하면 재밌듯이 걸으면서 하나씩 다른 풍경 찾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늘 그 자리에 있던 풍경도 날씨에 따라 달라보일테니깐.
나이만큼 시간이 흐르니 많은 풍경이 너그럽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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