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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행복해지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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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7.29 「왜?」속에 따뜻함이 묻어있다
  2. 2020.05.31 「장수탕 선녀님」& 요구르트 2
  3. 2020.05.20 잠잠히 잘 들어준다, 「다람쥐의 위로」
2020. 7. 2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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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답형 대답보다 서술형 대답이 나오려고 하면 좋은 질문을 하면 된다.
그럼 좋은 질문이란 것은 어떤 것일까?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질문이 아닐까?!
'이것 뭐야?' 보다 '이것은 어떤건데?' 가령 'what'보다 'why/how' 단어로 잘 설명 될 것 같다.
맞히는 답에 익숙하고 서술하고 나열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꼰대라고 해도 할 수 없지만, 우리 때는...... ^^
무조건 시험 치면 4지선다형 중에서 답을 골랐다. 서술형 문제도 없었다.
지금 아이들은 답을 고르기도 하지만, 서술형의 문제를 풀어낸다.
3점짜리 문제도 있고 5,6점짜리 문제도 있다. 답은 아니더라도 답에 비슷하게 근접을 하면
1,2점이나 3,4점을 얹어준다. 개념을 정확히는 아니지만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평가가 좋다는 생각이 든다. 풀이과정을 글로 설명해야 하니 이해력과 생각의 깊이가 다르다.
모든 과목에서 가장 기본이 '국어'란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라했다.
질문에 대한 뜻을 잘 이해해야 답을 도출해 낼 수 있는거다.
「왜?」를 적재적소에서 잘 사용해야 된다. 이 또한 금방 되는 것이 아니기에 연습이 필요하다.
평소의 말 습관에 대해 생각해보고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탁월한 질문에서 명쾌한 대답이 나오니깐.

한 단어에다 물음표 만으로도 의미심장한 그림책, 「왜?」를 읽었다.
모르니깐 궁금해서 묻기도 하지만, 물음 속에 '나 너랑 쫌 친해지고 싶다'... 의미도 함축된 듯 보인다.
낯선 사람끼리 만나면 딱히 할 말이 없다.
특히 선남선녀가 만나 첫 데이트를 하는 경우, 그 낯섦을 풀어보는데 도움이 되는게 질문이다.
궁금한 것을 묻다보면 서로 통하는게 있기도 하고, 어색함이 풀어진다.

토끼와 곰이 만났다. 이 조합 음........ 안 어울리는 듯 궁금하다.
글밥이 별로 없다. 토끼의 '왜?' 질문에 곰이 무심한 듯 대답한다.
곰 입장에서는 최선의 대답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정한 사람이 있는 반면, 말이 없는 수더분한 사람도 있으니깐.
호기심 많은 토끼의 질문에 곰은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필요한 말만 할 뿐이다.
그래도 토끼의 폭풍 질문에 전혀 귀찮아하지 않는다.

토끼와 곰은 봄에 만나 겨울에 이르렀다.
그림책에는 단편적인 토끼의 물음만 그려져 나오지만 수없이 토끼는 곰에게 폭풍질문을 했을 것 같다.
움직임이 별로 없는 곰일수도 있지만, 궁금한 것은 못 견뎌하는 토끼니깐.
봄여름가을겨울 시간은 많이 흘렀고, 토끼와 곰도 흐른 시간만큼 친해졌을 터.
토끼의 많은 '왜?' 질문 속에 곰이 모르는 것도 있다.

불쑥 찾아온 겨울의 풍경은 곰에겐 낯설 수 있겠다.
낙엽이 떨어져 쌓이고 눈이 와서 쌓이고 발이 푹푹 빠지고,
미쳐 겨울을 피해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가지 못한 새가 차디찬 주검이 되었고......
토끼도 곰도 이 상황이 당황스럽다. 토끼의 '왜?'란 질문에 다급함이 묻어난다.
곰은 이런 사정을 모른다. 곰은 한번도 겨울을 보낸 적이 없으니깐.
겨울이란 단어가 곰의 머릿속에는 잊혀진, 잃어버린 단어일 수 있다.

토끼와 곰에겐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는 듯 하다.
곰은 겨우내 깊은 잠 속으로 들어가야한다.
토끼의 머릿속에 '왜?'라는 단어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오랫동안 시간을 같이 했던 친구와의 이별을 감지했는지 '가지 마' 라고 말한 토끼의 다급함이 마음에 들어온다.
이제는 곰이 처음과 마지막으로 질문할 때이다. "왜?"
토끼의 진심이 전해진다. 친절하게 대해준 곰에 대한 고마움이 느껴진다.
"네가 보고 싶을 테니까" 늘 질문만 하다가 머뭇머뭇 3마디의 말을 했다.

그리고, 곰과 토끼는 눈 위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나눈다. 한참동안이나. 어떤 말이 오고 갔을까?
싹 틔우는 화안한 봄이 올 때 까지 토끼가 봄을 기다리듯 곰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길 기다린다고 했을까?
땅 아래 곰이 잠든 곳에서 토끼의 기다리는 모습이 애틋해보인다.
토끼는 곰을 정말 많이 좋아하고 의지했구나!!!
아마 따뜻한 봄이 돌아오면 이젠 토끼가 수다쟁이가 될 것 같다.
곰은 겨울의 풍경에 대해서 자꾸 물어볼 것 같다. 호기심 많은 곰으로~~~
많은 질문을 하는 것은 친해지고 싶고, 더 보고 싶은거다. 관계에서 오는 따뜻함이다.

토끼와 곰의 모습 속에서 어린 아이와 엄마의 모습을 본다.
아이의 눈은 '왜?'를 통해 바깥 세상으로 나아가고, 엄마는 아이가 바깥 세상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창을 활짝 열어준다.
아이와 엄마가 가장 따뜻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아이가 세상 속에서 그렇게 커가고, 엄마는 아이의 모습을 여전히 지켜본다.
더이상 아이가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때,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오지만.......
엄마와 아이의 끈끈한 유대감은 옅어진다. 겨울이다. 서로를 기다리고 견뎌야 되는 시간이다.
그림책 「왜?」 에 담긴 여러가지를 생각해본다. 따뜻함과 뭉클함과 스산함과 외로움과 고마움.......
적은 글밥 속에 숨겨진 의미들을 나름대로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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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5. 3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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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던 날부터 이듬해까지
학교 학부모 명예사서로 일주일에 2,3번 도서관에 들락날락했다.
사서가 없는 작은 학교라 1,2학년 엄마들이 돌아가면서 도서관 자원봉사를 했다.
그 덕에 나는 아이에게 일년에 거의 3,4백권의 그림책을 빌려와서 읽어줬다.
열심히 읽어준 덕분에 아이는 방학이 끝나면 다독상도 꾸준히 받았다.
아이가 3학년이 되고, 마산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집 옆에 학교가 있는데, 규모가 1400명 이상인 곳이라 도서관에 사서도 있었다.
그 이후 도서관 출입을 거의 하지 않았고 아이에게 책도 읽어주지 않았다.
이제 그림책과의 인연은 없구나 싶었는데..........
2년 동안 아이에게 꾸준히 읽어준 약 1천여 권의 그림책 효과였을까?
오히려 내가 그림책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가 아니라 그림책 읽는 아줌마가 되었다.
아이의 눈이 아닌 오롯이 어른의 눈에 비친 그림책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점점 어른의 시선으로 읽게 되니 뭐랄까...... 그림책이 주는 위로를 더 많이 받는 듯 했다.
그림책과 사랑에 빠진다는게 이런 느낌일까?!!!
다른 책도 좋지만 그림책 읽는 시간은 마음이 뽀송뽀송해지는 것 같았다.
콕 찝어 '이 책 너무 좋다'는 한 권의 그림책을 꼽는 것은 참 어렵다.
모든 그림책에서 받는 위로가 다르기 때문에.
그럼에도 시간이 흘러 기억에 남는 그림책은 있다.
추억과 기억이란 이야기가 오브랩된다면 그 책은 내 것도 된다.
백희나 작가님의 그림책 <장수탕 선녀님>이 그랬다.


집에서 조금 걸어 올라가면 '목욕합니다' 간판이 적힌 목욕탕이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엄마는 언니와 나를 데리고 목욕탕에 갔다.
엄마와 언니와 달리 나는 목욕탕 가는게 너무 싫었다.
일단 이것저것 목욕바구니에 준비해 챙기는게 귀찮았다.
뜨거운 김이 폴폴 올라와 숨막히고 답답한 그 공간이 싫었고,
엄마가 이태리 타월로 때를 빡빡 미는게 너무 아팠다. 온 몸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래도 목욕탕에 가면 냉탕(찬물) 있는데, 냉탕에서 노는게 마냥 좋았다.
작은 물동이를 배에 안고 물장구치며 둥둥둥~~~
샤워기에서 찬물이 솟구칠 때 폭포수처럼 시원함은 그 밑에 있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기분이 날아갈 듯 좋고, 목욕탕 오기를 잘했다고 그 때 조금 느낀다.
엄마는 때도 불리지않고 찬물에 간다고 잔소리를 했지만..... 엄마의 그 때 그 잔소리가 그립다.


목욕 다 하고 나오면 당근 바나나 우유~~ 요구르트는 집에서 많이 먹는다.
우리집은 아빠가 이발소를 하니 이발소 작은 냉장고에 요쿠르트가 언제가 떨어지지 않으니깐.
그래도 목욕탕에서 마시는 요구르트는 확실히 맛이 다르다.
꼭 먹어줘야 될 것 같은 목욕탕의 요구르트다.

이런 목욕탕의 기억은 어느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장수탕 선녀님>의 풍경은 전혀 낯설지 않다.
내 어릴 적 추억의 단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장수탕에서 덕지가 만난 선녀와 나뭇꾼의 그 선녀님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우리네 동화 '선녀와 나뭇꾼'에서 나무꾼이 선녀님의 옷을 가져가는 바람에 하늘집으로 올라가지 못한 선녀님이
시간이 엄청 흘렀는데도 날개옷을 찾지 못해 이 땅, 장수탕에서 살고 있었다는 설정도 기발하고 좋았고
특히 다른 사람도 아닌 덕지의 눈에 보인것도 신기했다. 어여쁜 선녀님이 할머니시다.
아주 오래된 목욕탕에 사는 선녀님이라니.... 이름값 제대로 하는 목욕탕 '장수탕'이다.


덕지도 아마 목욕탕에 가기 싫은가보다. 엄마의 꾐에 넘어간게 요구르트 였다.
울지 않고 때 잘 밀면 요구르트 사준다고...... 그런데 신기한 경험을 했다.
장수탕에서 이상한 할머니를 만나고 할머니와 재밌게 놀았다. 냉탕에서.
폭포수 아래에서 버티기, 바가지 타고 물장구치기, 탕 속에서 숨 참기~~
냉탕에서 노는 법을 너무 잘 아는 할머니.

그리고 할머니 눈에 비친 요구르트, 할머니는 분명 요구르트를 먹어본 적 없으시다.
덕지는 울지 않고 때를 밀었고, 숨도 꾹 참았다. 요구르트를 위해서....


엄마가 사준 요구르트, 덕지는 할머니께 드렸다. 착한 덕지!! 자기도 요구르트를 먹고 싶었을텐데, .....
자기와 잘 놀아준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일거다.
그리고 다음번에도 장수탕에서 할머니와 신나게 놀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을거고.
찬물에서 놀았더니 감기가..... 꿈에서? 할머니가 '요구룽 고맙다. 얼릉, 나아라 덕지야^^'


지금은 목욕탕 가는 일이 거의 없다. 욕실이 있는 집에서 사니깐.
매일 또는 이틀에 한번씩 샤워를 하니깐.
그래서일까? '장수탕 선녀님' 책을 읽으면 어릴 적 목욕탕 자주 갔던 일들이 생각난다.
명절 되면 특히 새벽에 일찍 일어나 목욕탕에 가서 씻고 큰 집에 갔던 시간들이 엊그제 같은데........
명절 때 새벽의 목욕탕은 얼마나 사람들로 북적였는지, 일찍 나서지 않으면 탕 주변으로 자리가 없어서
낑겨서 앉아 씻었던 기억도 생생한데.....
이 책은 지금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잘 와닿지 않을 듯 하다.
오히려 우리 어렸을 적 엄마 따라, 아빠 따라 목욕탕 갔던 세대만이 공유하는 추억이랄까.
시간이 참 많이 흘렀다.
그래서 더 특별함으로 다가오는 그림책이다.
새삼 삶을 살아가면서 어떤 힘겨움과 자주 또는 종종 마주하는데, 그 때마다 기억나는 추억이 있다면
위로를 많이 받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좋은 기억을 만들어주는 것도 어른의 몫이란 생각도 들고.
요즘 아이들은 어떤 식으로 힘겨움의 때를 넘어갈까?
가장 가까이 있는 내 아이도 힘들다, 힘들다 할 때 엄마인 내가 뚝딱 해결해줄 수 있는 위로가 없는데....
그냥 들어줄 뿐인데..... 그들의 삶을 생각하면 마음 한 켠 짠~~하다.
오고가는 인연들 속에서 장수탕 선녀님을 만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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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5. 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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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사춘기인지 말도 잘 하지 않고, 자꾸만 자기만의 방으로 들어가는 날이 많아졌다.
방문을 자꾸 닫으라고 한다. 뭐 이해한다. 사춘기니깐^^
그리고 언제 그랬느냐듯 분위기 살피면서 자꾸 엄마에게 뭘 갖다달라고 시킨다.
'지지배, 지 필요할 때만 헤헷거려' 투덜거리면서도 다 해준다.
어느 날 효진이가 별 중요하지 않은 듯 무심하게 말한다.
'엄마, 내 친구들은 엄마랑 별로 친하지 않은가봐. 말도 잘 하지 않고, 엄마가 잔소리 하거나 신경질 낸데.
울 엄마는 안 그러는데, 내 말 잘 들어주고"
무심한 아이의 말 속에서 나는 뿌듯함을 느꼈다. 자기의 평소 말과 행동을 의식하는구나.
어떤 말이든 잘 들어주는 엄마가 있어서 아이는 불평하면서도 평안함을 느끼는구나....
때가 있다. 그리고 모든 때는 다 지나간다. 단지 그 때를 지혜롭게 잘 넘겼으면 좋겠다.
아이의 말을 평소에 담아두는 성격도 아니고, 그냥 내 아이 있는 그대로 보게 되면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까!!!
'잠잠히 잘 들어준다'..... 이 말이 나는 좋다.
내 모든 삶의 모범이 되는 가장 중요한 물들임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자연스레 소통에 관한 책에 관심이 간다.


톤 텔레헨의 책 <다람쥐의 위로>가 그렇다. 저자의 책 중 「고슴도치의 소원」을 읽어 그 느낌 안다.
우화 형식의 어른이 읽는 동화라 할 수 있다.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다람쥐다.
다람쥐에게는 친구들이 많다. 찾아오기도 하고 찾아가기도 하고, 특기는 '잘 들어주는 것'
친구들을 위해 버드나무 차, 버찌나무 꿀 등 다양한 차와 꿀을 세심하게 준비한다.
특별히 얘기를 많이 나누는 친구는 개미다. 거북이, 코끼리, 고슴도치 등

우문현답으로 질문하고 답하는 그들의 이야기들을 궂이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엉뚱하면서도 이상한 질문이기도 하지만 그냥 잠잠히 들어줄 뿐이다.
의견을 물어볼 뿐 해답을 찾지는 않는다.
어떤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도 오래 심각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친구의 고민에 도움이 못 되었을까봐 마음 아파하기도 한다.


사람들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외로움과 고민, 자존감 상실을 다양한 동물들의 대화를 통해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나는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거북이) 내 마음은 지금 평안한가?(고슴도치)
익숙했던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가면 그 곳은 낫을까?(개미) 아픈데, 자꾸 습관이 말을 해.
다시 뛰어내려 시도해봐?(코끼리) 다 아는데, 머리속 가득 또 채우려고 하니 머리가 아파. (딱정벌레의 고민)....
하는 일 마다 안 돼, 자꾸 넘어져, 울적해...... 미안해, 어떻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네. 그냥 들어줄 뿐이야.
다람쥐에게 고민을 가지고 오는 친구들, 홀로 있고 싶지만 불쑥불쑥 외로움과 그리움,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밀려와.
친구들은 많은데 정작 '내 마음은 어떡해? 누가 들어줄까?' 나도 그럴 때 있으니깐.
어찌할 수 없는 허허로움이 찾아올 때..... 내 마음을 돌아보지 않았음에 대한 빨간 경고등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다. 꽤 도움이 된다. 다람쥐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겨울이었다. 이미 오랫동안 다람쥐는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창가에 앉아 너도밤나무 가지들 사이로 떨어져 내리는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차를 한 잔 따랐다. 뜨겁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였다. 다람쥐는 생각했다. '차는 사실 정말 친절해' 차와 담소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안녕, 차야"
잠시 조용한가 했는데, 잔에서 "안녕, 다람쥐야" 라고 작고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 차야" 다람쥐가 다시 말해보았다. 그렇게 차와 담소를 시작했다.
둘은 향기에 대해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에 대해서, 그리고 겨울에 대해서 이야기는 나누었다.
차는 많은 걸 알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차는 다람쥐에게 찻잔을 비우라고 했다.
"내가 식어버리기 전에 말이야"
다람쥐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안녕, 차야" 그리고 찻잔을 비웠다. 정적이 흘렀다.
"그런데......... 네가 필요하다면 언젠가 다시 돌아올게, 다람쥐야"


모든 사물과 이야기를 나누는 개미가 다람쥐는 조금 부러웠나보다.
남의 말 들어주는 것도 좋지만, 자기 말을 들어주는 대상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다람쥐의 소박한 바람이 이해된다.
'담소하다' 말은 말 하기도 하고 들어주기도 하는 쌍방의 대화이다.
웃으면서 가벼운 이야기를 언제나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감사한 선물이 될 것 같다.
지금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효진이와도 때가 되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되겠지.
그 날을 기대하면서...^^
조금 답답한 날을 보내고 있다. 오랫동안 코로나19로 적응이 되나었 싶은데 담소하고 싶다.
삶에 낯섦과 균열을 낸 사회적 재난은 모든 개인들에게 도전하는 듯 하다. 이겨내라고.....
외로움도 고통도 힘겨움도.... 환하게 웃으며 수다떠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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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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