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가시나무에도 꽃이 피나?
아파트 화단에 심겨진 호랑가시나무는 봄여름가을겨울 내내 푸릇푸릇....
특별한게 없는 듯 내 시선을 끌지 못했다.
나는 땅꼬마 풀꽃들에 관심이 많은데.....
내 시선과 정면으로 닿는 나무는 그냥 나무,
어쩌다 붉은 동백꽃이 활짝 폈으면 보이니 시선을 잠깐 줄 뿐이었다.
명절 연휴 동안 너무 집콕했다.
연휴 끝난 오후에 아비토끼랑 잠깐 산책 나갔다.
무심하게 지나가는데 내 시선에 닿은 꽃을 보았다.
알알이 순백의 방울꽃처럼 생겨가지고.
햐아.... 호랑가시나무에서 핀 꽃이라.
늘 이 앞을 지나다녔는데 왜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을까?
분명 해마다 가을 이맘때 즈음에 폈을텐데.....
너무 예뻤다. 딱 보이는 저 부분에만 지금 꽃이 피었다.
호랑가시나무일텐데, 정확한 이름을 알고 싶었다.
동네 한 바퀴 돌고 집으로 오는 길에 익숙하지 않은 향기가 바람결에 날라왔다.
이때는 천리향 꽃내음이 나는데.....
부드러운 달콤함으로 무장한 천리향과는 다른 향이었다.
상쾌함, 청량감이 조금 더 도드라진 내음,
조금 더 민감한 아비토끼의 코가 반응을 했다.
뭐지? 이 냄새~ 분명 인위적이 아닌 자연의 향이다.
바람결과도 잘 어울리잖아.
집에 와서 꽃 검색을 해봤다.
헉,..... 이럴수가!!!
지금까지 호랑가시나무로 알았는데, '구골나무꽃' 이라 적혀있다.
호랑가시나무는 꽃이 아닌 빨간 열매가 달렸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나무였다.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서 자생하고 10월~11월에 꽃이 핀다.
더 찾아보니 이 구골나무 꽃이 은은한 향의 진원지였다.
뾰족 가시 사이로 꽃이 나오고, 향기까지 선물로 주다니 멋진 나무와 꽃을 만났다.
무심하게 그냥 지나친 내가 너무 했네.
이제 제대로 이름을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구골나무, 안녕^^
내일은 꽃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봐야겠다.
바람도 한 번 살랑살랑 불어주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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