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아침 출근한지 3개월 20일,
버스로 출,퇴근을 하는데 꽤 익숙해졌다.
한 달 전부터 아침에 집에서 어슬렁거리느니 학교에 조금 일찍 가서 책을 읽어야겠다
생각하고 집을 나섰는데, 어쩌다보니 출근이 제일 빨랐다.
도서관에 도착한 후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부터 시킨다.
교무실이 바로 옆이라서 교무실도 불 켜고, 창문 활짝 열어둔다.
그 다음에 교감 선생님 출근이다.
책을 읽으려고 조금 일찍 나섰는데, 나보다 더 빨리 학교에 온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은 도서관으로 출근이다^^
얼굴 도장 찍고, 도서관을 어슬렁거린다.
책을 빌리지 않으면서 그저 나랑 말 섞기 한다.
조용한 도서관보다 아이들 북적거림과 말 소리 있는 도서관이 좋다.
도서관은 조용해야 한다는 편견을 여기서 깨버릴거야!!!
일단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오게 만들어야 한다.
절반의 성공이다.
아침 출근하면서 내 눈에 자꾸 보였다.
땅 아래 하수구에서 키가 쑤욱 자라 올라온 '닭의장풀'
요즘 계속 눈에 띄었는데......... 일부러 모른 척 했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출근길 발걸음을 멈췄다.
내가 아는 '닭의장풀'은 시골 닭장 근처에서 잘 자라고,
꽃이 닭 벼슬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오늘 나에게 꽃말처럼 '순간의 즐거움'을 선물해 준 닭의장풀이다.
낮달맞이꽃도 피었다.
아침에 일찍 출근하니 자연에게서 소소한 즐거움을 발견한다.
이런 것도 모른 채 그냥 지나가면 그만이지만,.......
예쁘게 피었는데 얼마나 섭섭해할까?
이름을 불러주기로 했다.
그러면 나에게 의미있는 낮달맞이꽃과 닭의장풀이 될테니까^^
밤에 피는 달맞이꽃, 낮에 피는 낮달맞이꽃.
'무언의 사랑'이란 꽃말을 지닌 낮달맞이꽃이지만,
묵묵히 지켜주는 사랑도 중요하지만 표현하는 사랑이 때론 필요해.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준 것 처럼^^
옆에 강아지풀과 함께 있으니 심심하지는 않겠다.
일찍 출근하는 길에 이제서야 시선이 닿는다.
2학년 해솔이가 점심 시간 때 준 과자다. 고마워, 해솔아^^
착하고 정 많은 아이들을 만난다.
즐거움이다.
그 동안의 힘겨움이 보상받는 느낌이다.
아이들이 먼저 다가온다.
나도 아이들 이름을 기억해뒀다가 불러준다.
처음에는 헷갈려서 많이 틀렸는데, 이제는 아이들 이름을 다 부를 수 있다.
이런 선생님의 노력을 아는지, 아이들이 다가온다.
1학년 지원이는 항상 책 빌리고 나서 교실로 가는 길에
'선생님 책 잘 읽을게요' 라고 인사한다.
그 예쁜 인사에 뭉클한다.
응응~ 지원아, 책 잘 읽어^^
아이들이 좋으면 나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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