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란 멈춘 시간 너머가 아니라 내가 자란만큼 작아져간다.
어렸을 때 아주 커보였던 학교가 어른이 된 후 이렇게 작았나!......
그 후, 그리움이란 기억 너머 한 켠에 자리를 잡아간다.
어느 시간에 친구들과 흙 속에 묻어둔 보물상자처럼....
[철수 이야기②]는 해수의 친구 멍멍이 철수와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다.
철수와 함께 보낸 잊을 수 없는 여러 계절들.
산골의 겨울은 어르신들에게 쉼의 시간이지만, 아이들은 신난다.
#3
병아리가 자랐음은 털에서 차이가 난다.
노랗고 보들보들함이 사라지고 조금씩 거친 황톳색으로 삐쭉삐죽 튀어나온다.
죽지않고 하루가 다르게 커가니 매일 들여다보는 것도 재밌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아스팔트 도로나 시멘트 주택에서 닭을 키우는 것은 쉽지 않다.
흙땅이나 풀섶이 있는 곳과는 살아내는게 다르다.
왜 병아리가 더이상 크지 못하고 죽는지 이해된다.
해수가 사온 병아리는 잘 커서 닭이 되었지만, 다른 닭 무리와 어울리지 못했다.
고약한 닭이 되어서 결국......
할머니는 닭이 날아가 산짐승에게 잡아 먹혔을거야 말했지만,
어느 날 밥상에 보글보글 잘 익은 백숙이 올라왔다.
키우는 자, 먹는 자....ㅋㅋㅋ
#4
오래전부터 내려온 감기약으로 야생 도라지를 꿀에 재거나, 배(장십랑) 구이 편을 읽으니
일을 하면서 바쁜 중에도 인삼을 사서 편으로 잘게 잘라 꿀에 재어주었던 엄마.
겨울에 몸이 으슬으슬 할 때 팔팔 끓여 주었던 기억들,
고등학교 다닐 때 아침마다 꿀에 푹~ 담긴 인삼을 우유랑 믹서기에 갈아주었다.
엄마가 많이 나를 챙겨주고 아껴주셨구나!
[철수 이야기②]를 읽지 않았다면 서랍 속 일기장에 고이 적힌 기억의 한 켠 일텐데.......
고마운 마음 어찌 다 갚을 수 있을까!
함께 한 시간도 많았고, 함께 할 시간도 아직 많이 남은 줄 알았는데
어느 한 편을 잃은 상실감은 오래도록 아픔이다.
추억은 문득 어디에선가 터벅터벅 걸어나오기도 하니까.
그래서 오래도록 함께 하자는 약속은 마음에 머물지않는 바람이다.
더 애틋한 시간이다.
개와 소년의 시간, 눈부시게 따뜻했고 평온했던 나날들.....
겨울 지나 다시 봄,
노랑 연둣빛 봄이 아스라히 펼쳐질 시간이다.
이런 추억 한 자락 있다면 참 행복한 사람!
우리의 철수를 어느 산골 마을에서 만난다면,
조금 더 평안에 가까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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