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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문태준 시인의 산문집 #계절감을 물씬 느껴지는 산문집 #내가 좋아하는 바람과 자연 #마음이 쉬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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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7.30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2022. 7. 30.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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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안개 피어올라 잿빛 아침이 하늘에 펼쳐졌을 때... 비가 오려나!

오락가락 장마가 길겠구나 생각했는데...

아침에 바람 한 점, 어스름 저녁 무렵에 바람 두 점.

퇴근하면서 우리 집으로 들어섰을 때 그 바람은 잊을 수 없다.

나무 사이 스치고 부는 그 바람이 정녕 여름 바람인가 싶을 정도로 미소짓게 한다.

시간 흘러 이사를 가려고 하는데 나뭇결을 스치는 이 바람의 흔적 때문에

계속 머물까! 마음이 흔들린다. 내 마음 바람 났다. 

 

산문집을 읽으면 내 마음 깊숙이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다. 

그 누구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아, 저런 삶도 있구나! 멋진데...

무엇보다 잠시 잊었던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느낀다.

요즘 느끼며 경험하는 바람과 나무를 다시 생각한다. 

책 속 장면과 내 삶의 경험을 연상하는 것은 새롭다.

 

[소의 배 속은 하나의 우주다. 나는 그 둥근 자연 속에서 살았다.

소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누워서 되새김질하는 소의 나른한 오후를 함께 살았다.

그 큰 눈이 잠깐 감겼다 뜨이는, 조금도 서두르지 않는, 조금은 참아내는,

뭔가를 가만히 기다릴 줄도 아는 듯한 그 자세를 배웠다.

찔레꽃이 오는 봄길을, 옥수수가 훤칠하게 선 여름의 시간을, 곡식을 수확해오는 결실의 가을을,

쇠죽 끓이는 아궁이가 따뜻한 겨울의 저녁을 함께 살았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우보牛步를, 소의 느린 걸음을 선택했다.

느린 등짝과 흔들림 없이, 보란 듯이 의젓하게 선 모습에서 한 존재의 당당함을 보았다.

나도 소의 배 속에서 살았다. /-188쪽-]

 

시인의 산문집은 바쁜 시간표 속에 있는 나를 잠깐 멈춤!~~~

글의 행간을 통해 펼쳐진 시인의 삶, 그리고 살아내고 있는 내 삶 속에서 힘을 얻는다. 

잘 읽혀지지않는 책을 통해 나를 만난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묻곤 한다.

요즘 무슨 책을 읽어요? 

아... 요즘 책 잘 안 읽어요. 작년과 올해 뜸해요.

바빴다고 말하지만 제법 긴 시간동안 읽어왔던 사람으로서 얕은 변명이다. 

마음이 분주했고, 생각이 흩어졌고, 조금의 게으름과 덩달아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래도 이런 나를 채찍질하지 않는다. '열심을 내어봐야지요' 말하지 않는다. 

그냥 시간의 흐름 속에 내 몸과 마음을 살피려고 한다.

나의 시간표대로 읽고, 쓰기를 즐겨할 생각이다. 

억지로가 아닌 봄여름가을겨울과 함께~~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겁다................... 

여름 한가운데 아침부터 매미가 잠을 깨운다. 

매미 우는 여름 그 날은 많이 덥겠다. 오늘은 또 얼마나 뜨거울까.

귀뚜라미 소리 잠잠히 웅크려서 들려오기도 한다.

여름과 가을은 함께 있다. 계절의 생뚱맞지 않음이 좋다. 너무 자연스럽게 나가고 들어오듯.

[매미가 다 울고 가면 여름도 지나갈 것이다. 매미가 다 울고 가면 여름 우레도 소낙비도 삼복더위도 지나갈 것이다.

맹렬한 의욕 하나가 우리의 심중心中을 좌우로 앞뒤로 상하로 통째로 흔들어놓고 지나갈 것이다. /-220쪽-]

한 계절이 바뀌는 자연이 펼쳐내는 스크린 제 1장 1막의 조연 배우들의 성실함이 한결같이 좋다. 

 

바람이 깃든 나무의 흔들거림이 좋고, 그 흔들거림에 나도 웃고.

자연이 주는 따듯함과 포근함과 평안함에 막혔던 내 속이 풀린다. 

학교 넓은 운동장에 탁.... 들어선 순간, 나도 모르게 두 팔을 벌려 바람을 안는다.

책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은 이런 느낌의 청량한 바람과 같은 책이었다. 

 

.............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고

눈이 오면 흰 눈송이가 내린 나무가 되고,

새가 앉으면 새의 맑은 울음이 앉은 나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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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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