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학교 운영은 하지 않아도 늘 출근했는데,
텅 빈 코디실에 환하게 불이 켜져있다.
반가운 영미샘이 자리에 앉아 계시고, 격하게 나를 반겨주었다.^^
온기.... 이 따뜻함이란.....
작년까지만 해도 늘 혼자 사용해왔던 코디실.
올해부터 보결전담 영미샘이랑 수영코치 양호샘이랑 같이 방을 쓴다.
각자 머무는 시간은 달랐지만 그래도 어쩌다 같이 모이는 시간이 있다.
적막감이 한순간에 날아가 활기가 띤다.
아예 사람이 없을 땐 잘 모르는데, 사람이 있다가 혼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
금방 표가 난다. 든 자리와 난 자리가......
함께라서 그 공간은 더 좋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해 계속 미뤄져왔던 방과후학교가 10월 26일부터 시작된다.
감사하다. 조금씩이라도 제 자리를 찾아가는 듯 해서.
8개월의 공백 후 다시 시작은 횟수로 쉼 없이 5년간 있었던 시간보다 낯설다.
아...... 올해도 늦었지만 시작하는구나.
사실 업무는 변한 것 없는데, 부담감이 올라왔다.
올해도 잘 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 부담감이 내 마음과 생각을 자라게 했을 듯,
시간에 잘 머물고 견디게 해줬을 것 같다.
올해 방과후학교 운영하지 않으면 내년 1,2월에 나는 집에 머물러야 되는데....
부장선생님께서 전화주셔서 다시 방과후학교를 시작하게 되어 너무 다행이고,
코디샘도 내년 1,2월에 쉬지 않아서 잘 됐다고 말씀해주셨다.
안그래도 내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아이고, 내년 겨울 방학엔 저도 백수네요.'
말했는데, 그걸 또 안타까워 하시고 생각해주셔서 진심 고마웠다.
한결 가볍게 늦었지만 2020학년도 방과후학교 학사 일정을 시작하게 된다.
다음주까지 오전 근무이고, 방과후학교 시작되면 오후 근무가 된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것도 좋았는데....
12시 점심시간, 퇴근할 때 영미 샘과 함께 나갔다.
영미 선생님은 우리 학교 소속이지만 한 군데만 머무는게 아니라
마산의 모든 초등학교에 보결 수업이 예정되어 있으면 가신다.
마산에 보결전담 선생님들 네 분이 계신데, 그 네 분이 마산 시내 돌아가면서 수업하신다.
가는 건 문제가 아닌데, 처음 가는 학교는 선생님들도 낯설고 모르니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은연중에 있다고.
여기는 유쾌하고 늘 생기발랄한 연희샘이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고 하셨다. 내 집처럼.....
앗,.... 제가요? 햐아.... 푼수인데^^
내가 누군가에게 밝은 에너지를 준다는게 뭉클했다.
역시 '혼자'가 아닌 '함께' 있는게 좋다.
오늘은 옆에 영미샘이 계셔서 수다쟁이가 됐다.
양호 샘이랑 있을 땐 팽귄 몇 마리가 퇴근할 때 까지 뒤뚱뒤뚱 걸아다니는데....
그래도 누군가 옆에 있으면 그 방이 온기가 있다.
내일도 영미샘은 코디실로 출근.
다음 주는 월영초등학교로 가신다는데.....
얼마 전에 담근 겉절이 김치를 내일 조금 갖다주기로 했다.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다^^
오후의 맑은 하늘과 따뜻한 볕이 점점 마음에 든다.
이런 날은 몸이 저절로 그루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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