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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세밀화가의 기록 #식물과 나 #봄여름가을겨울을 그리다 #식물의 한해살이 생각할수록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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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11.24 「식물과 나」식물세밀화가의 삶을 들여다보다
2021. 11. 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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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트고 자라는 생명이 이토록 섬세하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호흡하는 생명은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

특히, 해마다 계절마다  환경이 다른데도 피어나는 식물은 나에게 반가움을 안겨준다.

하나씩 이름을 알아갈수록 더 궁금해진다.

그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눈에 띄이면 이름을 불러준다.

3월, 봄꽃처럼 화안한 아이들을 만나고 그 이름을 불러준 것 처럼

계속 이름을 속으로 되뇌인다.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도 좋고, 너도 좋으니까^^

만난 식물을 그림으로 계절의 어울림과 함께 표현하면 얼마나 좋을까?

쉬이 잊어버리지 않을텐데.......

내가 그린 식물 그림 들여다볼수록 처음 만났던 그 감흥들을 느낄 수 있을텐데......

새롭거나 애틋하거나 등  [식물과 나]의 만남이 그 자체로 의미있는 스토리가 될텐데.....

그림 그리는 것에 영 소질없는 나를 탓해보게 된 책, 「식물과 나」이다. 

 

식물세밀화가, 들어봤지만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직업군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네 개인의 삶과 이어주는 접점이 없으니까. 

이렇게 책을 접하면서 나와의 접점을 찾아간다.

어떤 접점이냐고? 식물에 관심이 있다는 것.

비록 봄여름가을겨울에 피어나는 꽃과 나무, 풀꽃과 들꽃 이름 몇 개 알고 있지만

그 식물에게 이름을 불러줄 수 있음에 관심의 첫 시작이라 생각된다.

언제 어디서 만나도 당황하지않고 이름을 불러줄 수 있다는 것....

식물세밀화가는 못 되더라도 식물을 조금이라도 아는 것에 대한 예의라 생각한다.

 

"식물세밀화를 그리지 않았다면

꽃과 수술의 개수를 일일이 헤아려보거나 자세히 들여다 볼 일도 없었을 것이다.

나는 이 일을 하며 안을 들여다볼수록

더 넓은 세상이 펼쳐진다는 것을 깨달아간다.

특별하고 희귀한 존재가 아닌

평범하고 보편적인 존재의 가치와 아름다움도."(78쪽)

 

 

식물세밀화가는 식물의 피고 지는 한해살이와 함께 한다. 

봄여름가을겨울에 피어나는 식물을 유심히 관찰한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고, 잎이 돋아나고, 씨앗이 영글고, 뿌리의 뻗힘까지

모든 식물들의 시간에 식물세밀화가가 맞춰야한다.

적당한 때를 넘기면 몇 년을 기다릴 수 있다. 

모든 식물의 생태를 기록으로 남기는 중요한 책임을 맡은 사람이 식물세밀화가란 생각이 든다. 

때마다 식물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느끼는 생명의 오묘함과 신비와 뭉클함을 느낄 수 있다. 

 

책 「식물과 나」를 읽으면서 나는 내 주변을 자주 두리번거린다. 

내 시선이 닿는 곳마다 식물이 있다.

보는 것 만으로도 좋은데, 키우기까지 한다. 

푸릇푸릇한 식물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그 자체가 좋아서. 

오늘 피고 지는 수많은 들풀과 들꽃이 

맞지않는 척박한 땅에 뿌리내려 환경에 적응하고 반응하면서 

자기의 몫을 살아낸다. 

 

 "우리 집의 사철을 어떻게 꾸밀까 하고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계획을 하는 즐거움에 의욕이 솟아올랐다면

당신은 이미 한 사람의 원예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원예대백과>

 

식물세밀화가가 시간을 들여 관찰해서 그린 식물의 기록이 다정다감하다.

다른 식물도감을 펼치지않고도 보는 재미가 있다.

식물의 이름만 알았는데 환경에 맞춰 살아가는 다양한 식물을 알게 되고,

민감한 기후나 토양의 변화로 자기를 보호하려는 모습에서 강인함과 애틋함을 본다. 

 

"식물마다 다양한 털을 갖게 된 이유는 식물의 형태만큼이나 제각각이지만,

대개는 스스로 열매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만지고 먹을 때 따갑고 까슬거리는 복숭아털이지만, 그 털이 식물 스스로 열매를 보호하는

장치라는 것을 알면 무턱대고 싫어할 수 없게 된다.

오히려 촘촘하게 난 털을 보면 그 털을 뒤집어쓴 식물이 안쓰럽고 가엽게 여겨질 때가 많다. 

식물의 형태는 언제나 그들이 살아온 역사를 말해준다."(113쪽)

 

「식물과 나」책에서 '복숭아털을 만지며' 이 부분이 특히 좋았다.

'복숭아 털' 하면 알레르기로 바로 이어지는 그릇된 편견이었다. 

신의 과육을 보호하기 위한 복숭아털이 없다면 맨들맨들 보드랍고 달콤한

복숭아 맛을 제대로 음미 할 수 없겠지. 이제는 다르게 본다.

조금이라도 흠집 있고, 보기에 안 좋은 열매들은 그 생김새에 이유가 있다.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미워할 수 없는 뾰족가시이다.

 

시간이 안 갈 듯 하면서도 어느새 겨울에 접어들었다. 

활발했던 생장은 멈추고, 안으로 깊숙이 웅크려야되는 시간이다. 

화려하게 피워낸 시간도 있었지만 보통의 날처럼 평범하게 존재했던 시간들이 더 많았다. 

그 평범했던 시간도 충분히 가치있었고, 빛 났다. 

식물의 사계와 함께 내 삶도 잠잠히 생각해본 시간이었다. 

시간이 모여 계절을 보내고, 돌아보니 삶의 흔적이 되었다. 

 

쪼그려 앉아서 작은 풀꽃을 들여다보았던 시간도 생각난다. 

지금은 추워서 땅도 흙도 얼지만.... 그 속에 생명이 여전히 자라고 있겠지.

안 보인다고 해서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은 아니니까.

식물은 자연스레 시간에 그 흐름을 맡긴다. 

나도 시간 속에 내 삶을 맡긴다. 

겨울이지만 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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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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