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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 #프로방스의 연대기 #24편의 단편소설 #풍차 방앗간의 편지 #낭만주의 사실주의 #뭉클함과 반전 그리고 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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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9.26 「풍차 방앗간의 편지」가을이 스며들었다 2
2022. 9. 2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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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같은 이야기,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책을 읽고 싶다.

어딘가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 그렇다고 여행기는 (정중하게) 사양~!

가을빛이 내 눈으로 보이는 곳곳에 스며들었다.

 

파란 하늘, 바람의 언덕, 하늘거리는 갈대, 풀이 눕고 일어섦.... 완벽한 가을 조합이다.

이 가을을 느끼기에 알퐁스 도데의 작품만한 것이 있을까?

드넓은 프로방스 초원에 가을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이 상상된다. 

가을 걷이를 한 후, 프로방스 언덕배기로 넘어가는 마차의 덜컹거리는 소리와

갓 수확한 밀을 가루로 빻아내는 풍차 방앗간 돌아가는 소리...

해 넘어갈 때 붉게 물들어가는 언덕배기 저녁 놀...... 주옥같은 작품들의 배경이 스며있다.

어쩌면 자연에게서 멋진 작품들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학창시절 때 읽었던 알퐁스 도데의 작품을 다시 읽게 된다. 느낌은 사뭇 다르다. 

 

 

프로방스의 연대기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던 단편 소설 24편을 모아 「풍차 방앗간의 편지」로 엮었다. 

알퐁스 도데가 풍차 방앗간을 현금 주고 일괄 계약으로 매매했다.

호젓한 자신만의 공간이 될 방앗간이 마음에 들었고, 자신의 시작(詩作)에도 활용할 수 있을거란 생각으로

풍차 방앗간을 매매했다고 하는데.... 역시 호기심 가득한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이는 자연은 무궁무진한

작품 세계로 데려준 듯 하다. 깊은 사색은 사실적인 묘사를 가능케했고, 폭넓은 감수성을 선물한다. 

알퐁스 도데의 단편 소설들은 뭉클하면서 아름답다. 사람마다 그 느낌이 다르겠지만...

 

19세기 중, 후반 프로방스 지역에 대한 동경과 환상 때문인지 몰라도 많은 예술가들이 프로방스를 예찬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밀밭과 희미한 노란 가스등과 즐겨 마셨던 압생트 등

당시의 생활 풍습과 문화, 사회를 엿보는 듯 좋았다. 

시인과 화가가 보는 프로방스의 풍경은 사뭇 다르구나!

 

 

작품들은 알퐁스 도데가 직접 보고 느낀 이야기는 물론이고, 이웃들을 통해 들은 이야기나 전설 등

다양하게 엮어져있다. 이야기 속으로 초대하는 듯한 말투는 참 다정하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기쁨과 교훈, 슬픔과 회한 등 여러 감정들이 교차한다. 

 

가장 아슬아슬했던 이야기는 '세 번의 독송 미사' 이다. 

세 번의 미사, 자정 미사를 끝으로 성탄절 전야 만찬 순서가 있는데

신부님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축복 넘치는 미사에 집중하기보다 만찬에 마음 가 있다. 

만찬에 나오는 훌륭한? 요리들을 빨리 맛 볼 생각에 미사를 얼렁뚱땅 해치우는 식으로.

식탐이 신부님의 마음에 가득했다. 

 

'서둘러 끝냅시다. 서두릅시다..... 우리가 미사를 빨리 끝내면 끝낼수록 빨리 만찬을 먹을 수 있잖아요.

휴, 첫 번째 미사는 끝났다! 뗑그렁 뗑! 뗑그렁 뗑!

이번에는 식탐의 악마에 완전히 넘어간 불행한 신부는 미사 경본에 달려들어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마치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듯이 책장을 빠르게 넘겼다. 그리고 재빨리 머리를 숙였다가 일어나면서 

성호를 긋고 무릎을 꿇었으며 되도록 빨리 끝내기 위해 모든 동작을 짧게 했다..... 시간이 너무 걸리는 

긴 구절은 아예 입을 벌리지도 않고 앞부분만 말하고 뒷부분은 대충 얼버무려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 이제 조금만 참으면 밤참을 먹을 시간이었다.

밤참 시간이 다가올수록 불쌍한 발라게르 신부는 초조감과 식탐으로 제 정신이 아니었다. (193-195쪽)

 

믿는 사람으로 찔림이 있는 이야기였다. 비단 식탐이 아니라 다른 곳에 마음이 가 있어서 예배에 집중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생각났다. 일주일에 오전 9시 딱 한 번 예배인데, 그 예배를 통해 일주일을 살아갈 힘과 위로를 얻는데.

너무 소홀히했던 예배, 발라게르 신부는 다름아닌 내 모습이 아닌가!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허구의 이야기는 아울러 나와 내 삶을 들여다보고 돌아보는 거울이 된다. 

 

알퐁스 도데의 작품에는 교황/신부/수사 등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이야기들도 많다.

조용한 듯 익살과 해학(희화화), 풍자의 대상이 되는 종교지도자들의 모습이 오늘 지금 이 시대에도

잘 드러나지 않지만 많을 것 같다. 존경과 모범의 대상이 되는 그들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불편했다.

 

 

알퐁스 도데의 책 「풍차 방앗간의 편지」는 프로방스 색채가 가득 담겨있다.

가을 걷이 끝낸 넓은 들판에 새들이 찾아온다.

수확한 밀을 빻으러 가는 농부들의 마차는 경쾌하다. 

풍차 방앗간의 풍차는 가을 바람을 앞세워 부지런히 돌고 돈다. 

아울러 시간이 흘러 낡고 퇴색된 풍차 방앗간에 시인이 산다.

시간이 멈춘 풍차 방앗간에 시인이 다시 시간이 살아나 움직이게 한다.

여기저기서 건네받은 이야기들은 편지가 되어 전해지고 전해진다.

따뜻한 가을볕의 온기가 풍차 방앗간에 드리워져있다.

선물 같은 소설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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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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