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처음으로 시가에 올라가지 않은 명절이다.
코로나가 명절의 풍경도 바뀌게 했다.
지자체에서 단 현수막에는 올해 추석에는 오지 마라는 문구들이 적혀있다.
시가는 인천인데, 마산 집에서 인천까지 역귀성한다.
집에서 택시로 마산역까지 가고, 마산역에서 KTX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내린다.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검암에 내렸다가 검암에서 2호선으로 다시 갈아타야 한다.
집에서 인천까지 타는 것만 4번 택시-기차-지하철 다양하다.
사람 많고 밀폐되어서 올라가고 내려오는 과정이 우리가 아무리 조심한다해도
민폐가 될 수 있음을 안다.
집에 머무니 이상하면서 다른 날들과 다른 평안함이 느껴졌다.
적은 용돈이지만 보내드리고 아침에 전화로 인사드렸더니
오히려 편안하게 잘 지내라고 말씀해주셨다.
처음으로 집에 머물렀다.
음식은 저번주 주일에 친정 아빠에게 인사를 드리러 간 김에 미리 장만을 했다.
그래서 미리 만든 음식을 계속 먹고 있다.
시간이 붕.... 떴다. 집에 있는 평소의 시간처럼 흘렀다.
늦은 아침을 챙겨먹고, 각자의 할 일을 하면서.
낮의 가을 햇빛이 따가웠다.
축 늘어지는 듯 해서 바깥으로 산책을 나갔다.
추석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한산한 모습이다.
어느 집 아파트 대문 앞에 핀 능소화,
어여쁜 주홍빛이 새초롬해서 담장 아래로 축 늘어져 그늘을 드리웠거나
그 자체로 한 편의 꽃 그림이 되었는데, 탱자 나무 사이로 피었다.
모양이 트럼펫인줄..... 예뻤다.
어디에서 살랑살랑 바람결에 천리향 내음이 코 끝으로 들어온다.
천리까지 향이 간다는 그 은은함이 좋다.
조용한 밤이다.
오늘 날이 좋아서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싶어서 창을 향해 고개를 내밀고 봤는데,
구름에 가렸는지 달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별이 반짝반짝~~
내일은 추석이니까 보름달이 방실방실 떠 있기를 기대한다.
잊지않고 내 소원을 조곤조곤 말해봐야겠다.
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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