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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하고 따뜻하고 정겹고 그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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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2.05 [철수 이야기①] - 너와 보낸 계절들; 따뜻한 추억들이 방울방울
2022. 2. 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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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푸른 밤의 적막함, 별들의 향연, 시시때때로 울리는 풀벌레 소리 그리고 

밤빛을 환하게 수놓는 반딧불이..... 시나브로 자연이 주는 평안함이다.

이런 평안함만으로 단순히 시골을 동경하는 것은 아니다. 

살아가는 것은 현실이니 평안함 이면의 불편함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하고.

그럼에도 시골에서의 삶에 마음이 계속 기울어있다면 가야한다. 

 

갓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한창 키울 때 시골보다 도심의 생활에 익숙하다. 

아이가 커가면서 조금씩 시간이 흐르고, 다른 한 켠에 부모님의 삶이 보인다. 

늘 위풍당당 든든해보였는데 어느새 허리가 굽었고, 불편한 다리가 눈에 보였다.

살아온 세월의 흔적은 얼굴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어렸을 땐 부모님의 안전하고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잘 자랐는데,

지금에서야 아....... 이젠 부모님의 노년과 함께 해야겠구나!

딱딱한 콘크리트처럼 녹록치않았던 당신들의 삶이었는데,

보드라운 흙땅을 밟으며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비토끼랑 요즘 늘 하는 대화가 부모님과의 함께 사는 삶이다.

양쪽 부모님을 모시는게 아니라, 그냥 함께 살고 싶다.

당신들의 노년의 삶에 함께 하고 싶다. 

볕 잘 드는 시골에 집을 짓고, 소일거리로 텃밭을 가꾸고

소담스레 건강한 밥상을 함께 먹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며....

그 곳이 꿈 꾸고 계획하는 시골에서의 삶이다.

만화로 잘 버무려진 [철수 이야기①②]를 보니 마음이 더 기울어져간다. 

 

6살 해수의 시골 할아버지와 할머니 집에서의 유년시절이 포근, 따뜻하게 담겨졌다.

아이의 울음과 웃음소리가 귀한 시골, 조용한 곳에 아이가 있다.

때마다 사방팔방 돌아다니는 아이는 하루하루 지루할 틈이 없다. 

해수가 시골에서 재밌게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음은 멍멍멍~ 이름하여 '철수' 덕분이다. 

6살 해수가 주인공이 아닌 해수 친구 [철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이를 키우기에 많이 불편할 것 같은 시골에 대한 편견이 있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시골이 아닌 도시로 많이 나간다. 

요즘은 굳이 도시의 삶을 고집할 필요가 있나 싶어 다시 시골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호불호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시골에 대한 인식도 변해간다.

편안함과 풍요로움보다 건강과 평안을 위한 선택도 한 몫 한다.

 

 

 

#1

학교 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빠져나갈 즈음에 들리는 '삐약삐약삐약~~'소리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박스 속에 노오란 병아리들이 뒤뚱뒤뚱 삐약삐약~~ 자꾸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어쩌다 탈출했으면 다시 박스 속으로 넣는 아이들.

이 때는 작은 손들이 엄청 빠르다. 

그 솜털같은 병아리가 귀여워서 떡볶이 사먹을 돈으로 병아리 한 마리를 산다. 

누른 봉투에 넣어 기분좋게 집으로 가지고 온다. 

물론 엄마의 잔소리는 덤이다. 

박스를 구해다 병아리 안식처를 마련하고 물과 모이를 따로 준다. 

밤이 되면 날이 차다. 병아리 소리는 여전하지만.....

그 다음날과 글피.... 해가 떴는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집 앞 파밭 한 쪽 흙에 살포시 묻어준다.

 

#2

여름의 푹푹 찌는 더위에 장마까지 그리고 태풍 하나...

먹구름이 까맣게 드리운 하늘처럼 울상이다. 

후두둑 비가 양철 지붕을 때리고, 우우웅 바람 소리 포효할 때....

이불을 얼굴에 뒤집어쓴다. 무....섭.....다

바람 소리에 다 날라갈까봐. 오즈의 마법사 첫 장면처럼.

아빠가 스티로폼 상자에 심어놓고 키워놓은 오이며 고추를 창고에 들인다.

꽃대 늘 피워 예뻤던 군자란도.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에 빈 화분이 널브러져있고,

고무대야랑 빗자루 쓰레받기가 멀찍이 어느 집 앞에 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풍 지나간 자리에 파아란 하늘에 구름 둥둥,

볕이 나왔다.

별 것 아니었어! 해수의 말이 진짜다.

이런 추억 한 자락은 시골에서나 도시에서나 유년시절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텐데.... 

소중하고 아련한 추억이 되었다. 내게도.

 

 

[철수 이야기]는 추억을 자연스레 소환한다.

지브리사에서 1991년에 제작한 '추억은 방울방울'의 지금의 나와 그 때의 나를 만난 것처럼.....

알록달록 예쁜 장면들이 아닌 흑백 그림에 칸칸이 담긴 만화 속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지금의 어른이 된 내가 힘들 때,

찾아갈 수 있는 비빌 언덕(사람이든, 사물이든, 자연이든, 장소이든...)이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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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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