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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 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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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봄이 왔나? 3월 봄이 온 것 같은데, 설렘 가득해야 될 것 같은데

나의 3월 봄은 아직 멀었나보다. 

업무가 한꺼번에 몰리는 신학기지만 다른 해보다 수월하게 일을 해나간다. (뿌듯~!)

그런데 3월 첫 날 다른 일이 벌어져서 당황스럽고 근심과 어려움이 교차한다.

그래도 마음 속에는 이미 아... 이런 경우도 다 있네. 

방과후학교 업무를 하게 되면 자연스레 있을 수 있는데, 미리 겁을 먹어서 일이 더 크게 보였구나!

감사하게도 지금은 일이 해결될 기미가 보인다.

 

한가지 일에 집중하게 되면 다른 일은 거의 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책 읽기도 마찬가지고. 

마음 급하거나 생각에 몰두했던 일이 하나씩 풀리기 시작할 때 긴장도 함께 풀린다. 

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런 소심한 성격은 조금 바꾸고 싶다.

 

 

책「무미건조한 오트밀에 레몬식초 2큰술을 더한 하루」이다. 

긴 제목이지만 피폐?했던 3월을 시작하는 나에게 딱 선물로 주고 싶은...^^

책 표지를 봤을 때 아이비의 하트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 장식품인 듯 유리병에 담긴 들꽃에서 소박함과 평안함이 느껴졌다. 

창밖 볕은 따사롭고. 딱 봄과 어울릴 듯 한... 누구의 삶일까? 

 

7년전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87세 찐으로 멋진 삶을 가꾸며 살아가는 분이다. 

생물학적 나이 87세, 우리네 인생 시간대에 비춰보면 저물어가는 시간인데.

여전히 자기관리에 충실하고, 주어진 하루란 시간을 감사함으로 충만하게 보내고 있는 분을

책으로 만나서 나도 모르게 에너지를 얻게 되고 위로를 받는다. 

 

나이만 덤으로 얹어가는 것으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자기의 삶에 책임을 지며, 남을 배려하듯

자기 자신에게도 오롯이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 너무 중요한 일임을 알았다. 

나이듦은 어른이 됨과 동시에 익어간다는 것!

규모있게 삶을 꾸려나가는거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과 하루치의 행복을 찾는 것은 퍽 소박한 일!

87세의 할머니의 삶을 미리 들여다봄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 정답은 아니지만 소스를 주는 것 같다. 

처음부터 누구에게나 특별한 일상은 없다.

그냥 하루치의 감사함과 기쁨이 있다면 행복한 것 아닐까!

내가 그렇다. 요즘~~~

 

 

오트밀은 뭘까?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귀리의 겉겨를 벗기고 가공한 음식이라고 한다.

귀리란 곡물도 퍽 생소하긴한데 다른 곡류에 비해 단백질과 비타민B1이 많고, 섬유소가 풍부하여 

변비에 좋아서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오트밀 포리지(귀리죽)를 아침식사로 먹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제법 든든한 한 끼 한 그릇 음식이 될 수 있음을 알았다.

 

어제 오트밀 음료가 있어서 마셔봤는데 정말 책 제목처럼 무미건조하다는 표현이 딱이다. 

처음 접하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맛인데, 곡물이라서 그런지 뒷맛의 담백함이 느껴졌다.

그냥 쌀을 한 번 집어먹어보면 씹을수록 끝에 단맛이 나오는 것 처럼.

자극적이지 않은 여운을 오래 남기는 듯한 맛.

사람도 이런 사람이 좋지 않을까?! 무미건조한 듯 담백함이 우러나오는.....

 

진심 삶을 사랑하는게 느껴졌다. 

분주하지도 않고, 욕심내지도 않고 딱 할 수 있는만큼만 자기만의 시간표대로 살아가는.

그 삶이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누군가 옆에 있어도 외롭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고,

계절이 바뀌어도 시큰둥하고,

무언가를 부지런히 계속 하고 있어도 몰려오는 마음의 허허로움은 어쩔 수 없다.

그 마음은 그냥 시간 흐르는대로.....

 

요즘 일부러 새치 염색을 안 하는 그레이 헤어가 주목받고 있지요.

저는 이런 트렌드가 무척 마음에 들어요.

그레이 헤어를 가진 친구가 "화려한 색깔의 옷을 입어도 잘 어울려" 라고

말하기에 더욱 부러워져서 저도 빨리 머리가 하얗게 세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몇 년 후면 그레이 헤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나이 드는 것이 오히려 기대되더군요. (208쪽)

촘촘히 차곡차곡 쌓아온 시간 손길 하나마다 한 땀 한 땀 삶이 짜여간다. 

 

조급하지않고 그냥 자연스레 나이듦에 대해서 긍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홀로 있어도 자기의 시간표대로 꾸준히 관리하는 모습이 나이듦에 구애받지않고 

하루를 행복하게 살아내는 비결이 아닐까? 과하지 않다. 딱 적당하게....

언제나 소녀같은 모습에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

 

몇 주 전 어느 날 밤, 순모임 겸 저녁식사 자리로 가면서 사모님과 나눈 말이다.

"사모님, 나는 지금 이 때가 제일 좋아요. 그리고 지금 이후 제 삶의 시간들이 기대되요.

아직 살아보지 못했던 날들이라 새롭고, 비록 다가오는 삶이 녹록치않더라도

지금까지 살아왔던 시간들을 되돌려보면 되니깐요.

얼마나 힘든 시간들이 많았어요? 그러나 지금은 괜찮잖아요."

괜찮았고 괜찮을거라고 말하는 내 자신이 참 이뻤고, 마음에 들었다. 

돌아보면 항상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무미건조한 오트밀에 레몬식초 2큰술을 더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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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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