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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나태주 시집 #딸들에게 #늘 뽀송뽀송한 날들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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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5.19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뽀송뽀송 내 마음~
2020. 5. 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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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닫혔던 도서관 문이 열렸다.

2월에 빌렸던 책을 반납하고, 대출해야 될 책도 있어서 도서관을 향해 오랫만에 걸었다.

5월의 볕이 뜨거운 날이었다. 해가 저물 즈음에 나가야 했나?

문이 열려서 반가운 마음에, 볕이 좋아서 나섰는데....

역시 도서관 가는 길은 언제나 좋다.

열을 재고 방문일지를 쓰고 손소독을 하고 들어갔다.

집에서 검색했던 책을 찾으면 되는데, 도서관에 오면 욕심을 부린다.

결국 시집 4권까지 데려왔다. 나태주 시인의 책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유달스레 제목에 마음이 끌린 시집,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햇볕, 햇살, 볕.... 눈이 부시도록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좋아한다.

그 밝음이 주는 느낌이 좋다. 내 삶도 그랬으면 좋겠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밝음과 맑음이 느껴진다.

고운 것을 찬찬히 보고 마음과 눈에 담는다. 그 감수성이 좋아 시인의 글이 차암 좋다.

내 마음이 잠시 머물러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렵지않은 언어들 쓰임대로 빛을 발한다.

더럽혀지고 구겨지고 마음대로 엉킨 내 마음을 어느새 뽀송뽀송하게 해준다.

예쁘고 사랑스런 말은 자주 들을수록 좋다.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시집은 사랑하는 딸에게 보내는 그리움의 편지인 듯 하다.

의미를 확장해서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보내는 바람의 풀꽃향기가 아닐까!!

세상은 복잡하고 다양해졌고, 마음은 함께 나누기에 팍팍해진 삶을 살아내고 있다.

그래서 더 내 딸아이는 잘 살아냈으면 좋겠다고 기도한다.

품 안에 자식이라고 아직 내 품에 있지만 때가 되면 엄마의 둥우리를 떠난다.

둥우리를 떠나기 전 품에 있을 때 사랑을 마구 표현하고 싶다.

내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이다.

아울러 내 아이가 밝고 건강하며 마음이 따뜻하고 사랑스런 아이로 커갔으면 좋겠다.

 

멀리 기도

별일 아니야

다만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을 뿐이야

전화 걸면 언제나

동동거리는 목소리

아이들 밥 먹인다고

아이들 재운다고

설거지하는 중이라고

때로는 운전 중이라고

힘에 겨운 음성

이쪽에서 듣기도 힘에 겨워

그래,

다만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을 뿐이란다

이따가 시간 나면

전화한다고 그랬지만

그럴 필요는 없어

짧게라도 목소리 들었으니

그냥 그것으로 안심이야

너 부디 거기 잘 있거라

아이들이랑 너무 지치지 말고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잘 살거라, 잘 지내거라

그것만이 바램이다

멀리 기도한다.

 

엄마의 마음도 지금 이럴까? 엄마의 품에서 나온지 오래되었는데.....

여전히 엄마는 먼저 안부를 묻는다. 잘 지내라는 말 대신,

참기름 있나? 고춧가루는? 땅콩 볶아놨는데... 취나물 있는데 언제 와서 가져가라....

아직도 엄마는 결혼해 살고 있는 어느새 40중반을 넘긴 딸을 걱정한다. 나도 그럴 것 같다.

효진이가 우리의 둥우리를 떠나 새로운 관계 속으로 들어가더라도 여전히 아이의 행복을 멀리서 빈다^^

 

너 가다가

너 가다가

힘들거든 뒤를 보거라

조그만 내가

있을 것이다

너 가다가

다리 아프거든 뒤를 보거라

더 작아진 내가

있을 것이다

너 가다가

눈물 나거든 뒤를 보거라

조그만 점으로 내가

보일 것이다.

 

어제 읽어 좋아서 밑줄 긋었는데, 오늘 다시 읽어보니 감흥이 어제만 못하다.

글은 잘못이 없다. 매번 널뛰기하는 내 마음이 그렇다.

반면에, 다시 읽어봐도 마음을 동하게 하는 글이 있다. '너 가다가' 詩가 그렇다.

부모는 속 눈물로 아이를 키운다. 내색하지도 않는다. 아이의 마음이 약해지고 불안할까봐.

그렇게 부모는 속으로만 담아둔다.

 

쥐똥나무

낯선 고장 낯선 골목

잘 모르는 아파트

울타리 가에

조로록 열매를 맺고 있는 쥐똥나무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나무

그래도 생각한다

이 나무에게도

봄은 또다시 왔다 갔구나

꽃피는 시절이 있기는 있었구나

지나는 사람들

나를 보고서도

그렇게라도

생각해줬음 좋겠다

우리에게도 사랑하던 시절이 있었지

아니 나는 지금도 사랑하고 있지

사랑받고 있기도 할 거야

누구나, 누구에게서는 그런 것처럼.

 

늘 맞이하는 봄여름가을겨울이 낯설었으면 좋겠다.

내 마음자리가 화안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마음이 점점 더 커졌으면 좋겠다.

빗살무늬 햇볕에 마음이 뽀송뽀송해지면 오늘은 선물받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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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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