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졌다. 잎들은 떨어지고.
완연한 겨울이다.
두툼한 옷 입고, 목도리까지 두르고.
12월이다.
달력 한 장 남기고.
열흘간의 목도리 뜨기를 끝냈다.
오전 9시 예배를 드리고, 서둘러 대저 아빠 이발소로 갔다.
아침에 서둘러 어묵탕과 미역줄기 무침, 소시지 구이, 배추전까지 준비했다.
집에 있는 물김치며, 깍두기, 제주에서 바로 온 귤까지.
내가 뜨개를 했지만 다 뜬 목도리가 너무 마음에 든다.
한 실타래 안에 파란색 계열의 색들이 골고루 들어있다.
30코를 잡았는데 폭도 적당하게 나왔다.
반으로 접어 목에 두르니 가슴 밑까지 내려오니 길이가 딱 좋았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드리는 것 같은 기분!
뜨면서도 어서 드릴 마음에 설렜는데...
아빠에게 가자마자 목도리부터 보여줬더니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딸래미가 일주일 넘게 목도리를 직접 뜨개했다고 하니 좋아했다.
길이로 반 접어 아빠 목에 둘렀더니 폭도 길이도 딱이다.
화요일 자전거 타고 운동 갈 때 꼭 목도리 두르고 가셔~~~
내 마음이 놓였다. 숙제 하나 끝마친 홀가분함에.
아빠 이발소 올 때 마다 근처에 자주 가는 감자탕 집이 있다.
가서 함께 점심도 먹고 그렇게 아빠 얼굴 한번 더 본다.
걷는 모습이 조금은 불편한 듯 보여 늘 신경쓰인다.
술은 거의 마시지 않아서 얼굴은 좋아보였다.
늘 건강하기를, 삶이 평안하기를 기도한다.
자식으로서 부모님 살아 생전에 자주 얼굴 보여드리기를 다짐한다.
이렇게 한 해 마지막 달 12월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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