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관절염으로 삶 전체가 불운한 여인이 있다.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돌봐 줄 사람은 오빠만 남았다.
그 오빠란 사람은 부모가 남매에게 남겨준 집 한 채를 팔아먹었다.
여동생은 숙모에게 맡기고.
숙모집에서 아무런 의미없는 삶을 이어가는 중에 잡화점에 들른 사람 사이로
가정부를 구한다는 말을 듣게 되고, 여인은 게시판에 붙여진 구인 광고를 떼어내고
무작정 그 곳으로 간다.
"에버렛 루이스에게 연락 바람"
누구에게라도 의지할 곳 없는 여인은 홀로서기를 준비하려고 한다.
가족보다 더 소중할 수 있는 그녀의 소지품, 붓과 페인트는 꼭 챙긴다.
그리고 구인광고를 낸 그 남자, 에버렛의 집으로 향한다.
구부정한 몸으로.
넷플릭스에서 영화 검색을 하다가 보게 된 영화, 「내사랑(2016)」이다. 소개글에,
"한 여인이 있다. 못생기고 성치 않은 몸, 궁핍한 삶.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 당도한 한 남자의 집에서
기적같은 삶을 그려간다. 훗날 화가로 명성을 떨친 그녀의 이름은 모드 루이스.
전 세계를 아름답게 물들인 로맨스 실화."
오랫만에 영화를 봤다. 이 영화,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영상이 아름다웠고, 배우들의 연기가 과하지않고 자연스러워서 좋았다.
넓게 펼쳐진 텅 빈 거친 풀밭과 빽빽한 나무숲 옆 도로에 아주 작은 오두막집.
그 곳에 생선이며 땔감나무를 파는 남자, 에버렛이 있다.
에버렛에겐 집 안을 청소해 줄 가정부가 필요했고, 모드에겐 돈이 필요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함께 살아간다.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는 모드는 집 안의 벽부터 시작해 계단, 창문, 외벽과 문까지
그림을 그린다. 평범하지만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따뜻한 그림들.
거친 남자 에버렛도 모드를 인정해주고, 둘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사랑하는 존재가 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에버렛과 바람과 같은 마음이 머물 것 같지 않은 에버렛을
부드럽게 길들인 모드의 순애보적인 사랑 때문에 마음 속 울림이 크다.
'부재와 병'이란 상처와 아픔을 가진 에버렛과 모드이다.
분명 성장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한창 사랑 받고 자라야 할 때 충분히 사랑을 받지 못했기에
성격적인 결함과 모난 부분이 있다. 어떻게든 살아내려면 그 모난 부분을 숨겨야 한다.
표가 나기에 사람과 어울림이 없는 안으로 더 깊숙이 숨을지도 모른다.
상처가 있는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 서로를 보듬어 안는다.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사람이 된다.
"내 인생 전부가 이미 액자 속에 있어요 바로 저기요"
모드가 없는 오두막은 더 작아보였다.
모드가 곁에 없는 에버렛에게 어떤 계절은 더 차고 황량해보인다.
모드가 없는 오두막에 어둠이 내렸다.
그림 그릴 때 가장 행복해보이는 모드.
퉁명스러워도 툴툴거려도 모드가 해달라는 것 다 해주는 자상한 에버렛을 향해
소녀같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모드의 모습에 뭉클해진다.
모드가 가족 중에서 가장 잘 살아낸 인생이라고 모드의 숙모가 말한다.
사람들의 눈에 에버렛이 모드를 만나 인생 폈다고 얘기하지만.....
삶의 의미를 어디에 부여하고 어떻게 살아내는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모드도, 에버렛도 좋은 선택을 했을 뿐이다.
그 선택에 따라 함께 삶을 일궈내야 하니까^^
진부하겠지만, 사랑은 분명 상황을 이겨내게 한다.
이 가을에 따뜻한 영화를 만났다.
[유튜브; Mary margaret O'hara - Dear Darling (Maudie Original Soundtrack) 영화 내사랑 2016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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