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정원에서 이틀동안 점심시간에 쑥을 캤다.
쑥을 캘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여기저기 볕에 쑥이 소담스레 무리지어 핀 게 좋아보였다.
마음이 콩콩콩~ 뛰었다.
아... 저기 저 쑥들 아무도 관심주지 않을텐데.....
깨끗해보이고 손길 닿지 않은 듯
내가 봄날의 첫 쑥 캐기 개시를 해야겠다!
쑥을 캐고 있으니 점심 먹으로 급식실로 가는 아이들도 궁금했는지
'선생님 뭐 하세요?'
점심 먹고 나온 선생님들도 '거기 뭐 있어요?'
신기한가보다.
정원으로 나온 아이들이 고개 숙여 쑥을 찾는다.
쑥을 찾을 필요도 없다. 온통 쑥 천지니까.
5학년 여자 아이들도 덩달아 손으로 쑥을 캔다.
잘 캤는지 물어보고, 봉다리에 넣는다.
오우, 제법 잘 캔다.
재밌는지 내일도 쑥 캐러 오자고 한다.
칼도 봉지도 준비할거라고.ㅋㅋ
금요일에 비가 많이 왔다.
광려천에 물이 넘쳐 흘렀다. 오랫만에....
쑥이 더 쑥쑥 자랐겠네.
비 그친 후 토요일 산책으로 아비토끼 회사 근처 저수지에 갔다.
마스크 벗고 산책하기에 아주 좋은 곳!
아비토끼 몰래 봉지와 커트칼도 준비했다.
쑥 캘려고.
아비토끼가 놀랬다.
이런 꼼꼼한 준비성을 봤나!;;;;
쑥이 지천으로 깔렸다.
엄청 깨끗한 쑥, 사람들의 손이 타지 않은 쑥,
쑥향이 제대로인 곳에 왔다.
먹을만큼만 캤다.
학교에서 캔 쑥과 저수지 산책길 옆에서 캔 쑥을 모아
된장과 들깨가루, 파 송송송~~ 조갯살 넣고
쌀뜨물과 다싯물로 쑥국을 끓였다.
쑥향에서 우러나오는 은은한 담백함이 좋았다.
봄의 향긋함과 건강함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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