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신학기 첫 주, 너무 바빴다.
안 해본 일을 하고, 언제 했는지도 까먹을 아침과 오후의 출·퇴근을 하고
모든게 낯설고 당황스러웠던 3월의 첫 주를 보냈다.
정신없었던 날들을 보내고 나니 오늘 금요일이란게 새삼스레 더 좋았다.
발령받은 학교는 우리 집에서 버스로 10분 거리에 있다.
도로변에 있는 작은 학교이다.
학년은 한 반씩 있고, 전체 아이들 수는 46명이다.
방과후학교는 5강좌가 있다.
내가 하는 일은 방과후학교에 관한 모든 업무와
도서관 대출과 반납 업무, 학년 학습준비물 지원 업무, 환경교육과 문서 접수 등
규모가 작다보니 주된 방과후학교 업무 외 다른 업무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내가 머무는 공간은 교무실이 아닌 도서관이다.
새 업무를 시작한지 한 주가 지나니 아직 얼떨떨하지만 처음보다 훨씬 낫다.
이제서야 내가 머무는 공간이 도서관임을 실감했다.
함께 쓰는 공간이 아닌 혼자 머무는 공간이라 시선으로부터 자유롭다.
오늘 비로소 시간의 틈이 조금 나서 도서관을 둘러봤다.
거의 1년이란 시간 동안 도서관을 관리하는 사서가 없었다고 한다.
신간은 2020년에 머물러있다.
책장은 정리도 되지 않았고, 뒤죽박죽 책이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
해가 오후로 넘어가면서 도서관 책장 창문으로 환하게 비친다.
눈부시게 밝다.
책장을 눈으로 쭉 훓어보니 익숙한 책 한 권이 꽂혀있다.
작가 이도우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가슴이 괜시리 두근두근 뛰었다.
아,.... 내가 이 행복한 공간을 선물받았구나!
5년 동안은 이 공간으로 인해 많이 행복하겠구나! 생각도 들었다.
하나님께 감사했다. 내 마음 너머 생각해주시는구나^^
바쁠 때는 눈에 차지 않던 공간이 이제서야 보인다.
아직 도서관 업무는 시작하지도 익히지도 못했다.
아마 도서관 업무가 나에게 가장 어려운 미션이 아닐까 싶다.
잘 배워둬야지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주 쾌적하고 깨끗한 공간이다.
오랫동안 비워둔 곳 아닌 것 같다. 단지 도서관 주인인 책들이 아쉽다.
낡았고, 자기 자리가 아니다.
차츰 내가 채워넣고 찾아줄 공간이다.
내년 이맘때 즈음이면 마음이 지금보다 가벼워져 있을 것 같은데.....
역시 시간이 흘러야겠지.
일이 익숙해지고, 잘 할 수 있으려면.
내가 하는 일에 열심히 물 주고, 자라게 하고 싶다.
그 성실함 때문에 어쩌면 지금 이 자리에 있는지 모른다.
늘 처음처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달아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하루 하루 내 삶에 주문을 건다.
오늘도 담대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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