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할나위없이 무더운 여름을 보내었는지 시간 지나 겨울 문턱에 들어왔는데도 많이 춥지는 않다.
여름의 더위와 마찬가지로 겨울의 추위가 맹렬할거라 생각했는데...
이미 몸은 알고 있을까? 이쯤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느때와 다르게 다른 지역은 큰 눈雪도 빨리 왔는데, 여긴 살짝 바람만 부니 볕 따뜻한 곳이구나!
12월이 시작되었고 한 해의 끝자락에 와 있다.
분주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는게 답답하다.
마음을 몇 번이나 가다듬고 토닥이지만 쉽지 않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일은 마음에 부담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시간이 해결해줄거라 말은 하지만 무겁다.
게발선인장이 피었다.
찐분홍빛 봉오리가 꽃대마다 맺혔고 볕이 나올 때 꽃망울을 터트렸다.
게발선인장을 볼 때 무거웠던 마음을 살짝 얹어본다.
겨울에 피는 화려하면서 소박한 꽃이다.
내게 와서 잘 크더니 해마다 꽃까지 피워내니 예쁘지 않을 수 없다.
겨울동안 꽃을 피우고, 봄여름가을에는 몸집을 키운다.
힘겨운 시기 삶의 겨울이 오면, 마음의 맷집을 키워나간다.
그래야 봄여름가을에는 푸르름이 더해져 잎사귀를 내고 열매가 맺힐 수 있으니깐.
꽃의 한살이와 비슷한 삶의 모양이라 마음이 조금씩 낫아진다.
힘을 내어본다.
누군가가 대신해줄 수 없는 오로지 내가 선택해야하는 나의 일이라서.
정해진게 없으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거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하기로 매번 마음을 다잡는다.
내가 이때동안 해왔던 일인데 바뀌니 혼란스러웠나보다.
잘하려고 하는 마음이 오히려 더 마음 속 부담감에 부채질을 했나보다.
잘 하는 것보다 할 일을 하는 것이 최선임을 알면서도 내 마음을 힘들게 한다.
자기의 마음을 자기가 제일 잘 안다고 하지만 사실은 제일 모를수도 있음을...
자주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안아줘야겠다^^
미안하고 고마운 내 마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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