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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9. 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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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첫 날,

가을 장마로 문을 열었다.

계속 습함이 올라왔다.

하늘 위 구름이 느리게 흘러가거나 머물러있다.

습함으로 무거운 날이니 더 덥다.

끈적끈적한 날들이다.

때 이른 선선함과 때 늦은 무더위가 바뀐 듯 하다.

 

학교에 온지 딱 6개월 지났다.

1학기 때 아무것도 모르고 묻고, 찾고, 헤매는 과정을 겪은터라

지금 2학기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윤곽이 잡히고 느낌이 온다. 

처음부터 훨씬 빠르게 수월하게 업무를 하고 있다.

기분이 참 좋다. 

책임감 있게 성실하게 무언가를 해낸다는 자체의 성취감이 이런거구나!

 

교무실 교무행정 샘과 동갑이라 말이 잘 통한다.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여행과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듣는 것을 좋아한다.

내 평생의 소원이 아이슬란드에 가서 오로라 보는 거라 했더니,

샘, 가슴이 뛸 때 가야된다.

맨날 생각만 하고 시간이 흘렀을 때 그 가슴은 더이상 뛰지 않을 수 있다고......

그 때는 몸도 따라주지 않을거라고....

한 번 갔다 온 여행, 시간이 흐르면 잊은 듯 했지만 또 생각이 나는거라고.

그게 여행이라고......

이런저런 것 다 따지면 절대 여행 못 간다고.

그래서 여행에 관한 생각만 하면, 매일 도돌이표였다. 

생각만으로는 여행 수 천번 갔을 듯 싶다.

샘과의 대화는 유쾌하다. 

나를 웃게 한다.

 

6학년 여자 아이들이 도서관에 자주 온다.

책을 빌리러 오는게 아니라 도서관에 있는 나를 보기 위해서^^

고 나갈 때, 한 목소리로 아이들은 

선생님, 사랑합니다^^

뭉클했다.

선생님도 너희들 많이 사랑해♥

4학년 여자 아이들은 점심 시간에 도서관으로 온다.

같이 놀자고^^

오늘은 '푸른 하늘 은~하수 하아얀 쪽배에~~~'

손 유희로 같이 놀았다.ㅋㅋㅋ

늘 친구들과 하는 게임을 나에게 가르쳐주기도 하고.

잘 못 따라 하는 선생님을 위해 시범도 보여주고.

도서관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소통의 공간이다.

기분좋은 놀이터이고.

아이들이 교실보다 도서관을 편하게 생각해서 행복했다. 

감사하게도 그 행복한 공간에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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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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