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기에 멋진 가을 날의 절정 시월을 보내고 있다.
볕에 물들어가고, 여물어가고 있다.
자꾸 밖으로 시선이 간다.
긴 시간 코로나19로 움츠러졌던 마음들이 설레는 듯 하다.
볕에 바람에 익어가는 탐스런 감이 주렁주렁 달린 밭이었는데,
감 농사를 정리하면서 감나무 주변이 휑해졌다.
점심 먹고, 나른한 오후를 잘 보내기 위해 낮은 산 오르면
잘 여문 감을 맛보라고 감 농장 주인장이 건네곤 했다는데.....
보기에도 잘 생긴 나무였다는데....
수지가 안 맞으니 그랬겠지.
이해가 된다.
휑한 감나무 맞은 편의 감밭에서는 홍시가 되는 대봉감이 주렁주렁~~
너무 실하게 탐스레 익어가고 있다.
기쁨으로 열매맺고 거둬들이는 계절을 맞이했는데
마주한 두 감밭을 보면서 묘한 대비에 마음이 쓸쓸하다.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감밭의 풍경에 평안하기도 하면서.
눈을 깜빡거리면서 들여다보고 또 봤다.
감밭 펼쳐진 길가 풀섶에 참외?
누가 버리고 갔나?
너무 이상해 참외를 손으로 만져봤다.
참외와 함께 줄기가 같이 딸려 올라온다.
헉... 딱 참외 3개가 외따로 앉았다.
길가 풀섶인데 일부러 누가 심을리 없어.
봄에 이 자리 근처에 달래가 생뚱맞게 자라서 뜯어왔다.
바람이 이 볕 잘 드는 자리에 씨앗을 옮겨놓고
싹 틔워냈다.
참외 가져올 생각을 못하고 그저 신기하게 보고만 왔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
무슨 맛일까?
바람과 볕, 비에 싹 틔운 야생 참외의 맛은?
달콤오묘함?^^
감밭 옆에 너무 편하게 뒹굴뒹굴 커 간 호박들.
아.... 누가 갖다놓을 수 없는 모양새다.
너무 자유분방하게 있어서.
노릇노릇 바삭 호박전과 달콤 보들보들 호박죽
때가 이르렀구나.
늙은 호박을 보니 찐 가을이네!
가을이 깊숙이 여물어간다.
2022년 시간도 어느새 이만치 왔다.
보이지 않는데 싹 틔고 꽃 피고 열매 맺으며 익어간다.
지나고보니 나도 여물어갔다.
실하게 단단하게.
오늘도 감사함으로 잘 살아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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