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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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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아침 잠깐 비가 왔다.

오전 나절에 비 그치고 볕이 나왔다.

볕이 따가워지기 시작하고, 집 안은 시원하다.

아비토끼의 뒷목에 빨갛게 따가움의 흔적이 남았다.

여름인가보다. 

 

오늘의 산책은 밖은 더우니 나가지말고 차로 여기저기 눈으로 둘러보기!

가야 함주공원-악양 뚝방-대산-법수-칠북으로...

낮의 여름 열기가 올라오니 사람들이 없다. 

모를 심은 논에 물이 찰방찰방~

수확을 끝낸 양파가 망에 가득 담겨 밭에 있다.

일을 마치고 점심 먹고 볕을 피해 정자나 나무 아래 그늘 속에서 쉰다. 

 

 

노랑 괭이밥과 자주 괭이밥이 돌 틈에서 피었다.

길을 걷다보면 자주 보는 풍경이다.

풀밭에서 핀 꽃들보다 돌 틈 아스팔트 사이로 핀 꽃들에게 시선이 간다.

피고 살려고...

비와 공기, 볕의 양분을 먹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자란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뼏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페튜니아, 돌이 아니라 녹슨 쇠붙이 곁에서도 삐쭉 자리잡고 나와 핀다. 

생명 없는 곳에서 생명을 피워낸다. 

꽃이 아닌 그저 풀이라도 대단한데... 꽃으로 핀다. 

도저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찬란한 슬픔의 봄이 이런걸까!

 

 

민들레 피고 지고, 홀씨 되어 바람따라 날아가고

그 자리에 머쓱하게 꽃대만 남았다. 

녹슨 쇠붙이마냥 처연한...

 

봄 여름은 아래로, 가을 겨울은 위로 자연스레 시선이 옮겨진다.

보고 있는, 보여지는 사물과 자연 속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행간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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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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