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들어온 후 열매 활짝 열리고 가을이 시나브로 들어왔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순환은 생뚱맞지 않다.
활짝 열린 자리에 꽃이 피고 열매 맺혀 다음 공기가 쉬어간다.
마음의 준비를 하듯...
한 계절을 보내고 맞이하기까지 사람도 몸과 마음의 생채기가 남듯이.
꽃이 피고 진 후 열매 맺혀 열매가 익어갈 동안 시간을 꼭꼭 채운다.
여물 때를 기다린다.
겉은 탐스럽게 보이고 잘 여문 듯 보이지만 아직 속은 덜 여물었다.
단단하게 잘 익어간다는 것은 혼자서는 힘들다.
볕, 바람, 비, 공기와 습도, 벌과 나비 등 보이지않게 돕는다.
열매를 맺기까지, 한 계절에서 다른 계절로 넘어가기까지 견뎌냄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도 그렇는데...
학교 정원에도 가을색이 입혀지고 있다.
빨알간 석류가 하늘 향해 두 팔 벌려 탐스럽게 열려서 땄다.
붉은 열매를 기대하며 반으로 잘랐는데, 하... 얗.... 다.
미니사과나무에 새초롬하게 알알이 달린 미니사과의 색이 곱다.
차장님이 무심하게 한 알 따서 먹더니 오만 인상을 찌푸렸다.
쓰다고 고개를 마구 흔든다.
사진을 찍어놔야 되는데 아깝다고 말씀하셨다.
집 주변의 나무에도 열매가 맺혔다. 이름을 알아야 하는데...
보기에도 조금 덜 여문 것 같다.
처음 본 열매라서 얼마나 더 익어야하는지 모르겠다.
오며가며 궁금해 할 것 같다.
탐스러움의 의미가 바로 와닿는 열매인 듯.
차암 예쁘다.
석류도 미니사과도 이름 모르는 열매도 아직 때가 아니었다.
제 때와 제 속도, 상황에 맞게 익어가겠지.
사람이 성장하고 성숙해 가는 것 처럼.
여름동안 열매가 맺혀 익어가고 성숙함으로 가을을 맞이하는 시간이다.
비가 내린다.
잦은 비보다 지금은 볕과 바람이 필요할 때다.
이 비 그치면 석류도 미니사과도 이름 모를 열매도 더 붉어지고 익어서
달콤한 향내로 완연한 가을을 맞이하게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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