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왔고 구름 낀 주일... 그러나 점점 볕이 많아졌다.
24절기 중 처음 절기인 봄으로 접어든다는 입춘,
마치 봄 마냥 너무 따뜻했다.
교회에서 9시 예배를 드린 후 늦은 아침을 먹고 마트로 향했다.
여기저기 구경을 하고 필요한 것 사고 계산을 하려는데...
아비토끼가 잠바 안쪽 주머니에 지갑을 찾더니 갑자기 당황스러워 한다.
지갑이 없다고... 폰에 앱 카드를 깔아서 계산을 하려 했는데
마트에서는 호환이 안 된다고 결제 불가란다.
집에 있는 아이에게 전화해 지갑이 있는지 물어봤다.
듣고 싶지 않은 말... 지갑 책장 위에 있다고;;;;;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
이런 경우 처음이라 아비토끼는 진땀 꽤 흘렀다.
그 와중에 웃음이 났다. 그럴 수 있지...
주유도 해야해서 집에 가서 다시 지갑을 가지고 나왔다.
진땀 흘린 기념으로 겨울이자 입춘의 길목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씩 했다.
시럽 2번요^^ 여름 아닌 겨울에 먹는 아이스아메리카노로 속이 풀렸다.
집에 있는 아이도 딸기연유라떼 하나에 기분up 되었다.
저녁을 먹고 치우려고 하는데, 고3 올라가는 울 귀염둥이가 갑자기 삼강오륜 덕목을 말하더니
붕우유신, 부자유친, 부부유별.... 또 뭐 있어? 물어본다.
너무 오래 되어 생각이 안 난다고 하니 노트를 들고와서 찾아본다.
군신유의, 장유유서라고.
윤리 과목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다.
노트 필기 한 것 보더니 사자성어 문제 낼테니 맞춰보라고 한다.
공부한지 너무 오래되어 맞춘 것 보다 못 맞춘게 더 많았지만, 재밌었다.
알아가는 재미, 아이랑 대화하면서 통하는 재미.
동양 윤리부터 시작해서 서양 철학까지 아우른다.
각자의 생각을 풀어내는 주관식 논술까지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는 노트 정리한 것 한번 더 훑어보니 더 좋았을테고.
이 아이는 마냥 달달 외우는 것보다 이야기하며 이해하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이런 유쾌한 시간을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
대화는 서로를 이해하면서 뭔가 더 충만하면서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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