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부터 오늘 오전 한나절까지 늦은 비가 왔다.
창문을 때리는 굵은 비가 솟구쳤다.
늦가을의 비는 늦게 물들인 산과 거리의 나무들을 적셨다.
색감 고운 가을이라서 환호했는데....
예쁜 색감을 오래 볼 수 있기를 바랬는데 잎들은 허무하게 떨어졌다.
떨어지고 뒹굴며 쌓였다.
노랑 은행잎들이 거리에 무늬로 새겨졌다.
올 가을은 아무래도 은행잎이 풍년인가보다.
늦은 감이 있어서 푸릇푸릇해 그냥 잎이 시들어 떨어질 줄 알았는데
어느새 시간이 흘러 11월 끝자락에 나무 위에서부터 색이 입혀지더니
아래로 노랗게 물들었다.
큰 비 한 번, 바람 살짝, 스산한 공기에 잎들은 처량해졌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으로 위로가 된다.
하루가 힘들었어도 파란 하늘 올려다보며 미소 짓고.
내 곁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 사람 한 사람마다 귀하다.
귀하고 소중한 것을 힘듦과 마주하고 나서야 비로소 보인다.
평소에 그다지 친하지 않은 일로 만나는 사람일지라도
내 옆에 있고 얼굴을 보매 잘해주고 싶다.
힘들긴 힘들었나보다. (아직 진행중)
마음이 힘들고 일이 더 어려워 쉬이 풀리지 않는데 도와주려는 사람이 옆에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동안 나는 사람과 일에 진심이었음을....
그 진심이 통했나보다.
사람에게는 다정했고, 일에서는 성실했다.
이해를 따지지않았고, 요령 피우지 않았다.
뭐든 도와주려는 마음이 있다.
무엇을 바라기보다 함께 한다는 자체가 좋으니깐.
앞서지말고 기다려보자.
내 마음이 급해서 일을 마무리 하려다보니 수정되고 변경되는 일들을 반복한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내게는 느긋함이 필요하다.
자연스레 계절이 자기 자리로 슬며시 들어오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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