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site-verification: google3339f54caf24306f.html
2025. 2. 24. 21:55
728x90
반응형

오랫만에 나의 글밭 놀이터에 들렀다. 겨울인지라 풀은 없지만 스산함이 감돈다. 해가 바뀌기 전 한 달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나름 바쁜 시간을 보냈다. 요양병원에 계셨던 친정 아부지의 갑작스런 이사와 예정에 없었던 나의 전보 소식에 당황했고, 고3 수험생이었던 아이의 기다렸던 대학입학 소식... 그리고 기숙사 대신 원룸으로 들어가는 아이에 대한 걱정과 준비하는 마음이 복잡했던 나날들이었다. 그래도 순적하게 인도하실 하나님께 더욱 감사한 마음 가득한 시간들이다. 2월을 한 주 남겨둔 끝무렵에서야 다시 글을 쓴다. 그동안 바빴다는 핑계로 글 쓰는 것도 책 읽는 시간도 나에게 허용하지 않았다. 마치 이런 시간들이 나와 아예 관계 없었던 것처럼 머릿속이 하얘지는.... 책장에 빼곡하게 정리된 책들만 무심한 상황이 되었다. 

 

 

 

친정 아부지가 옮겨간지 두 달이 훌쩍 넘었다. 병원을 싫어하고 독립적으로 살기를 바랬는데, 결과적으로 잘 되었다. 무엇보다 아빠와의 관계가 낫아졌다. 홀로 잘 생활할지 걱정이 되었는데, 딸의 걱정은 기우였다. 이제서야 마음 한 켠 살포시 놓아본다. 아이의 학교는 대구에 있는 경북대학교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도시라서 낯설다. 늦게 합격 소식을 들은터라 학교에서 가장 오래된 낡고 공용으로 사용해야하는 기숙사를 배정받았다. 우려했던게 현실이 되자, 학교에 대한 정보 뿐 아니라 기숙사에 대한 환경이나 정보도 나름 검색했기에 내린 결론은 방을 얻어 나가는 것이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3월 개강까지 시간이 촉박했다. 신학기라 방의 매물이 많이 나가서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10개월이란 단기계약을 하고, 학과까지 5분 거리쯤에 있는 원룸을 소개받았다. 볕이 잘 들어오는 3층방... 늘 선택한 후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지만 지금은 아쉬움보다 처음으로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홀로 살아야하는 아이가 걱정된다. 잘 해나갈 수 있을까? 시간이 다가올수록 걱정의 강도는 높아지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으며 마음을 강하고 담대하게 다져본다. 그리고... 분명 괜찮을거다. 오히려 아이는 기대와 설렘으로 학교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것조차 어미의 걱정은 기우였음을. 

 

갑작스레 작년 12월에 전보 발령이 났다. 아직 만기가 1년 남았는데...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 교육청의 일 처리가 영 마뜩찮았다. 작은 학교의 방과후학교 담당 실무원은 큰 학교로 가야하는 뻔히 속 보이는 계획인가? 대신 작은 학교에 교무행정원이 한 명 더 들어와 해보지도 않은 방과후학교 업무를 감당해야한다.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번에 옮기게 되는 것이 내겐 아주 좋은 기회였다. 내년에 모든 방과후실무원이 만기가 되어 옮기게 되는데 작은 학교의 실무원은 학교 점수도, 거리 점수도, 자녀 점수도 없다. 어쩌면 큰 학교, 먼 거리의 학교를 가야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뚜벅이 처지인 나로서는 출퇴근만으로도 힘겨운 시간이 될 수 있다. 4년만에 옮기게 되는 나는 경력점수를 다 받았다. 전보가 내가 가고 싶어 선택한게 아니었기에. 그래서 큰 학교만 남았지만 집 바로 옆 내가 처음으로 방과후학교 자원봉사자로 시작했던 낯설지않은 학교로 다시 가게 된다. 친정에 가는 듯 기분은 좋다. 학교 규모가 있어서 일하는데 힘들겠지만 집과 가깝기에 너무 좋다. 다음 5년 뒤 전보 발령 때도 학교 선택의 폭이 넓어지니깐. 

 

지금 있는 학교가 처음 발령받아 온 곳이라 정이 많이 들었다. 아이들과 도서실에서 함께 한 시간들이 추억처럼 머릿속에 하나씩 남았다.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많이 배우고, 따뜻했던 곳이다. 내가 조금 더 낫은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곳! 어떤 시간들이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새 봄처럼 다시 움이 트는 내 삶을 기대해본다. 아이도 나도 새로운 시간, 새 곳에서 잘 적응하기를 바라면서... 감사!

스쳐가는 생각들을 하나씩 글로 풀어내는 즐거운 삶과 날들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반응형
Posted by 빗살무늬햇님

google-site-verification: google3339f54caf24306f.html